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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평화 사이평화통일연대 '평화칼럼'

2017년, 우리가 발 딛고 선 한반도에는 금방이라도 전쟁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 전쟁설이 퍼지며 한반도 상공엔 전운이 짙어졌다. 그러다 2018년, 남북의 정상이 만났다. 한반도엔 전쟁 대신 평화와 통일의 꿈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평화의 시대 개막’과 같은 메시지를 통해 평화의 시대가 곧 열릴 것처럼 보였다.

1년이라는 시간 사이에 평화와 전쟁의 메시지를 한꺼번에 경험했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할까? 그리고 이것이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이런 복잡한 상황에서 ‘평화’와 ‘전쟁’은 청년들에게 어떻게 다가가고 있을까?

‘평화’는 청년에게 매우 낯선 단어다. 마치 통일에 대한 기대감의 증가로 평화에 대한 바람이 크게 불었다고 생각했지만, 대부분의 청년들에게 ‘평화’는 아직 와닿지 않는 공허한 메아리이자 관심 밖에 있는 무엇처럼 보인다.

‘전쟁’은 청년에게 낯설면서 익숙하다. 한반도의 전쟁을 실제적으로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낯설지만, 이미 살아내고 있는 일상이 전쟁이기 때문에 익숙하다. 신개념의 전쟁과 마주하고 있다. 입시지옥을 거쳐 취업의 문턱을 넘기 위해 토익, 한국사, 컴퓨터, 인턴, 봉사활동 등 끊임없이 필요 이상의 스펙을 쌓아야 하고, 먹고살기 위해 알바와 비정규직 사이에서 신음할 수밖에 없는 청년의 현실은 평화에 대해 상상할 여지를 남겨두지 않는다. 끊임없이 경쟁하고 절망하는 전쟁 같은 현실은 그저 살기에 살아지는 삶이다.

기성세대 중 누구는 이런 청년들을 향해 왜 이리 부정적이냐, 우리 때는 그렇지 않았다며 긍정적인 생각과 희망을 품으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동시에 이념적 프레임에 가두어 전쟁의 공포를 끊임없이 양산해내는 언사를 쏟아내며 현재의 삶에 순응하는 것을 평화라고 포장한다. 그곳에서 청년들이 찾을 수 있는 건 두려움과 허무뿐이다.

평소 주변의 청년들에게 나를 소개할 때 통일교육 강사로 일하고 있다고 소개하면 신기해하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대체로 먼저 듣는 질문은 통일이 언제 되는지에 관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통일보다는 현재의 분단상황을 유지하는 것이 평화라 생각한다. 통일은 언제 쯤 될까에 대한 막연한 생각이 있지만, 나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평화보다는 한반도 분단의 현재를 유지하기 원하는 체념의 상태에 이르기까지 된다.

이처럼 두려움과 허무, 체념 속에서 한반도 통일은 평화보다는 오히려 세대간의 갈등, 남남갈등을 초래하고 있다. 역으로 한반도 통일은 평화로 가는 기찻길을 열어줄 수 있는 중요한 매개이다. 전쟁을 경험한 세대와 또 다른 전쟁을 경험하고 있는 세대, 이제는 함께 진정한 평화를 경험하며 전쟁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할 수 있지 않을까?

세대와 계층을 넘어 모두가 함께 평화하는 건 불가능한 일처럼 보인다. 하지만 평화를 함께 상상하는 건 가능한 일이다. 사자들이 어린양과 뛰놀고, 독사 굴에 어린이가 함께 뒹구는 것처럼 기성세대와 청년세대가 평화에 대해 자유롭게 대화하고, 평화에 대해 함께 상상하는 그 날, 한반도 통일을 매개로 평화에 대한 다양한 생각이 각계각층에서 오고 갈 때 비로소 희망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자유민주주의라는 이념, 세대간의 갈등, 성과 중심의 피로사회를 넘어 한반도의 평화의 싹이 움트길 소망한다. 오늘,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를 평화라는 낯선 곳으로 초대한다.

신세계/ 통일교육문화원 사무국장, 유코리아뉴스 편집위원

신세계  dlrowwe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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