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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부당한 요구 계속되면 한국인의 부정적 인식 커질 것”조성렬 교수, 평화재단 창립 15주년 기념 심포지엄 발표에서 지적

“계속해서 부당한 요구를 하면서 힘으로 밀어붙이면 거꾸로 ‘미국이 한국을 벗겨 먹으려 한다’는 부정적 인식을 우리 국민이 갖게 될 수 있다.”

조성렬 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의 말이다. 조 교수는 15일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미동맹의 미래’를 주제로 열리는 평화재단 창립 15주년 기념 심포지엄에 앞서 주최측이 언론에 미리 배포한 발표문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엔 ‘한국이 미국을 벗겨 먹는다’는 인식을 갖고 방위비분담금을 600억 달러까지 높여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매티스 전 국방장관 측근의 언급을 인용하며, 최근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터무니없는 분담금 인상 요구를 하고 있는 미국을 비판한 것이다.

조성렬 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유코리아뉴스DB

조 교수는 ‘한반도 안보환경 변화와 한미동맹의 미래’라는 제목의 발표에서 최근 미국 고위 관리들이 23일로 종료되는 지소미아(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의 연장을 잇따라 압박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리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직후 뉴욕타임스가 지적했듯이 안보문제를 둘러싼 한일간의 갈등은 미국이 동맹 관리에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미 행정부 일부 관리의 발언은 일본의 잘못된 과거 만행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것일 뿐 아니라 두 동맹국 사이에서 어느 한쪽을 편드는 공정하지 못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올해 미국 국방수권법2020에서 주한미군을 2만8500명 이하로 줄이는 데 국방예산을 쓰지 못하도록 입법화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군 감축을 (방위비 분담금 인상) 협상카드에 쓰지 못하도록 미국 의회가 목소리를 내고 있는 점을 소개하기도 했다.

최근 논란이 된 바 있는 ‘유엔사령부’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지적했다. 조 교수는 △미 합참이 2018년 6월 ‘유엔사 관련 약정 및 전략지침’을 개정해 유엔사령부 전략제공국의 개념을 ‘유엔안보리 결의에 근거해 유엔사령부에 군사적 비군사적으로 기여했거나 할 국가’로 재정의한 점, △‘주한미군 2019 전략다이제스트’에 한국군을 유엔군 전력제공국의 하나로 표기한 점, △미국이 독일과 일본에게 전력제공국으로 들어오라고 요청했다는 언론보도 등을 예로 들며 “우리 국방부가 미국 측에 강력히 항의하자 주한 독일대사관 무관은 파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고, 유엔사령부는 유엔사 전력제공국에 일본자위대 포함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히고 있고 일본 측은 요청받은 바가 없다고 내용 자체를 부인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 교수는 “이 문제가 민감할 수밖에 없는 것은 한국군을 전력제공국의 일원으로 보게 되면, 전시작적통제권 전환 이후에도 주한미군사령관이 신연합사령부가 아니라 유엔사령부를 통해 계속해서 전작권을 행사하지 않을까 하는 추정도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또한 만약 일본이 전력제공국이 된다면 유사시 일본자위대가 유엔사령부의 일원으로 한반도에 들어올 수 있게 됨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전작권 전환은 노무현 정부 때 2012년으로 합의했다가 이명박 정부가 2015년으로 연기한 뒤 다시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10월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합의한 바 있다. 조 교수에 따르면 한국군의 전작권 전환 능력을 점검하기 위한 세 차례의 훈련 중 1단계인 초기운용능력(IOC) 평가를 올 8월에 실시했고, 내년엔 완전운용능력(FOC), 2021년엔 완전임무수행능력(FMC)을 평가한 뒤 빠르면 2021년 말~2022년 초 전작권 전환이 완료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주한미군 주도의 기존 연합사령부는 한국군이 주도하고 미군이 지원하는 새로운 연합사령부로 재편될 예정이다.

조 교수는 “한반도 안보와 관련해 당면한 과제는 전작권의 전환과 한미연합사의 재편 문제”라며 지난해 11월 한미 국방장관이 워싱턴DC에서 만나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전작권 전환 이후 연합방위지침’ 합의 내용을 소개했다. 전작권은 한국군 합참의장이 아닌 별도의 한국군 대장(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에게 반환한다는 것이다. 또한 신연합사령부의 소재지는 한국군 합참이 있는 용산이 아닌 주한미군사령부·유엔사령부가 있는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로 결정되었다는 것이다. 전작권이 한국에 전환되더라도 결국 주한미군의 입김이 그대로 유지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국방비가 늘어나고 잇따라 신형 무기체계를 도입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전작권 전환과 평화체제 과정을 한국이 주도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 교수는 “당분간 한미군사연습의 유지나 향후 한국군의 첨단무기 도입이 불가피하다면 오히려 한반도 비핵화 이후 한미 양국이 용인할 수 있는 북한의 적정한 군사력이 어디까지인지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북한의 적정 군사력은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프로그램의 포기를 전제로 적어도 주변국들의 선제공격에 반격을 가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조 교수는 “북한이 적정군사력을 유지하고 불가침을 보장받아야만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약속대로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프로그램과 중장거리 및 대륙간탄도미사일의 포기가 가능할 것”이라며 “생화학무기나 화성-12형 이하의 중거리, 단거리 탄도미사일들은 비핵화 이후에도 북한이 보유할 수 있는 적정군사력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 교수는 또 “이러한 군사적 약속들을 하나로 묶어 남북미 3자 군사협정으로 법제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동아시아’, ‘중·러의 전략적 연대와 동아시아’, ‘한미일 삼각안보협력의 허와 실’을 주제로 한 박원곤 한동대 교수, 이성현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의 발표가 예정돼 있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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