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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남갈등 근본적 해결은 정치참여로[기획연재] ‘남남갈등’을 어떻게 할 것인가?⑥

우리는 지금 ‘남남갈등’ 안에서 살고 있다. 정부는 주변 강대국에 휩쓸려 남북대화의 시간을 놓치고 있고, 언론은 무책임하게 자극적이고 추측이 난무하는 논의를 펼치고 있다. 국민은 반으로 갈라져 성조기를 등에 메고 안보수호와 자유를 명목으로 시위를, 다른 한쪽에서는 금강산 개별관광 재개하라며 남북대화 촉진을 외치고 있다.

냉전시대의 산물인 분단으로 인해 한반도는 세계의 모순이 존재하는 현장이 되었다. 통일을 갈망했던 민족의 염원을 뒤로하고 남북은 갈라졌고 분단체제에 들어가 동족상잔까지 하고야 말았다. 결국 외세에 의해 민족은 분단되었지만, 분단 후 100년이 가까운 이 시점에도 외세에 의해 대결과 동맹 속에 긴장과 긴장완화를 반복하면서 민족 스스로가 주인이 되지 못한 채 강대국에게 휩쓸리고 있다. 세계정세가 실시간 바뀜에도 우리는 민족 자체를 부정하고 분단의 고착을 방관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남북 분단으로 인해 양쪽의 정치·경제·사회·문화가 달라졌고 이러한 이념과 제도의 차이로 인해 국민 개개인들의 분열까지 진행되면서 현재 남한 내 갈등은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돌이켜보면 북한과의 긴장 상태를 앞세워 이를 악용해온 사람들이 존재했고, 그것이 오늘날의 남남갈등을 야기하는 씨앗이자 기저가 되었다. 물론 북한의 침략위협이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요즘과 같이 남북대화가 단절되고 북미대화까지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어느 때보다 위험수위가 낮지 않다. 그러나 이런 위험의 원인을 북한의 존재 자체에만 돌릴 수는 없고, 우리 안의 부정(不正)에서 비롯되는 문제들에 주목하여야 한다.

사회적 불안은 우리 안의 부정에서 비롯되는 바가 적지 않으므로, 이를 철저히 바로잡아 갈등의 씨앗을 근본적으로 제거해야 한다. 먼저 조선왕조 500년 동안 붕당정치가 격렬해지면서 정치적 이해관계를 같이 했던 이들이 서로를 정적으로 삼아 제거하고 정권을 장악하는 일들이 반복되었다. 조선시대의 붕당이 ‘사리’를 앞세운 정치집단으로 전락하였다면, 민주주의에 기반을 둔 정당은 ‘공리’를 앞세워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남한 내 정당들마저 위와 같은 전철을 밟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특정 정치인이 특정 지역 출신 사람이라서 정치권에 영입하고, 특정 지역 출신이니 쓸 수 없다는 구태의연한 사고를 바탕으로 정권 장악과 유지에 몰두하고 있다.

정당이라면 정책을 바로 앞세워야 하고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과 겸허한 수용이 필요함에도 그러한 건설적인 논의는 보이지 않는다. 비난하는 여론이 쇄도해도 오직 당의 수호에만 혈안이 되어, 자기의 이익을 위해 모략이나 살육을 서슴지 않던 역사 속의 이들과 다름을 찾지 못한다. 오직 협잡과 음모가 난무하며 정책수립에는 관심이 없다. 국민들은 신뢰하고 본인들의 의사를 대변할 수 있는 정당을 찾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임에도 관료주의가 팽배해 있다. 공무원은 국민에게 봉사해야 하는 신분임에도 과거 일제 식민통치 속 일제 관원들의 행패와 만행을 보고, 그 이후 미군정 통치 과정에서 일제 강점기의 악랄했던 관료들이 그대로 등용되면서 공무원은 국민에 대한 봉사자로서의 본분을 저버리고 그 지방에 대한 국민의 지배자로 위세를 떨치고 있다. 남북관계의 고착화와 국민들이 생활고로 신음하는 현실을 도외시하고 기존의 관행과 보신주의적 태도로 일관하면서 변화 자체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대한민국의 국민들 또한 수천 년의 압제에 시달리고 시달려왔고, 국민들은 그동안 살아오면서 원하는 바대로 일이 이루어지지 못했고, 국제 정세와 국내 정치의 문제에 끌려다녀야 했다. 이렇게 강대국이나 외세에 의존하게 되니 사대주의가 더욱 강해지고 이로 인해 자주와 평화를 외치는 국민과 사대주의적 의식에 기대어 안보를 중시하는 세력들의 긴장은 첨예해져 간다.

그렇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이렇게 주권자의 의사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채 왜곡된 상태로 남남갈등이 심해질수록 우리는 더욱 적극적 정치 참여와 의견 개진에 힘써야 한다. 진정한 주권자인 일반 국민의 주장이 관철될수록 대한민국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적 기본가치가 구현될 수 있다. 국민의 적극적인 정치참여가 늘어나고, 공무원이 국민에게 봉사한다는 그 본분을 지키며, 정당이 사리를 떠나 공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날이 올 때, ‘헬조선’을 벗어나 대한민국 헌법 제34조에 명시된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또한 구현될 수 있을 것이다. 마치 국민들끼리 서로 뒤엉켜 싸우는 것처럼 왜곡되어 가는 지금의 남남갈등에 대한 근본적 처방이 바로 이런 것이라 생각한다.

전수미/ 변호사, 화해평화연구소 소장

전수미  sumijeon@gma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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