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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문제 놓고 한국은 남남갈등, 미국은 상하갈등?

“미국이 북한의 요구를 들어줄 가능성은 자꾸 줄고 있다. 그런데 북한이 일본 열도를 통과하는 미사일을 쏠 가능성은 있다. 연말이 조용하지 않을 것 같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19 국방안보정책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동안 북핵 문제 해결을 희망 있게 봐온 정 수석부의장의 이러한 비관적 전망은 그만큼 북미 협상 분위기가 어둡다는 방증이다. 이번 행사는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실과 김병기 의원실이 주최했으며, (사)국방안보포럼과 한국방위산업진흥회가 공동 주관했다.

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19 국방안보정책 세미나’에서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북한의 방사포 발사의 뜻을 미국이 읽지 못한 것은 유감”이라며, “북한에 대한 미 백악관과 국방부 실무진들의 고정관념 때문”이라고 밝혔다. ©유코리아뉴스

이날 기조 강연을 맡은 정 수석부의장은 “북한의 방사포 발사는 빨리 협상하자는 뜻인데, 미국이 고정관념 때문에 읽지를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히려 도발하겠다는 사전 경고로 해석해 정찰기를 띄우는 등 군사적 대응을 하고 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앞서 북한은 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창린도에서 해안포 사격을 지도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이에 미 해군 정찰기 EP-3E와 공군 E-8C, RC-135V는 한반도 상공을 비행했다. 28일 북한이 함경남도 연포 일대에서 초대형 방사포를 연발 시험 사격하자, 미군은 또 정찰기와 해상 초계기를 한반도 상공에 띄웠다.

정 수석부의장은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최대 피해 당사자는 우리인데, 핵확산방지조약 권한과 책임 가진 미국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며,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자신 역시 “걱정은 되는데, 해법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고백했다. 

그런가 하면 북미 협상이 풀리지 않는 요인으로 트럼프 정부의 상하 갈등을 꼽았다. “오랫동안 핵 문제를 다뤄온 실무진들이 진정성을 의심하는 차원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 미 조야는 두 차례의 정상회담이 있었음에도 여전히 북한의 대화상대로 보지 않고, 상응조치나 상호주의적 단계별 조치를 용인하지 않는 분위기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세미나는 국방안보포럼이 사단법인으로 승격된 후 처음 갖는 외부행사였다. 정 수석부의장은 “군인들이 ‘평화를 바라거든 전쟁을 준비하라’라는 클라우제비츠의 말을 인용하면서 국방력 강화가 평화를 가져온다고 주장하지만, 그건 그 시대에나 명언”이라고 밝혔다. 당시 침략당할 가능성이 컸던 프로이센으로선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 정 수석부의장은“그러나 핵 문제는 국방을 튼튼히 한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며, 북한과의 협상을 강조했다.

주제발제를 맡은 김종대 정의당 의원(가운데)은“국방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며, “기술 성숙도를 군사력의 지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코리아뉴스

이어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국방예산 증액 함의와 국회의 역할’이란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김 의원은 “증액된 국방 예산 대부분이 실질적인 군사력보다 플랫폼을 키우는 데 쓰이고 있다”며, “플랫폼 중심의 획득 체계가 아니라, 기술 중심의 획득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새로운 무기체계를 도입하고 있지만, 우리 군이 직접 스텔스기의 나사 하나 못 바꾸는 상황”이라며, “운용 대책을 시급히 수립하지 않으면 미래의 국방 예산을 줄줄 새나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의원의 설명에 따르면, 무기의 운용 유지비는 2015년 1.8조 원에서 2023년 4.5조 원으로 2.5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년 20%씩 늘어나는 셈이다. 김 의원은 “장비 유지비의 급속한 증가를 이대로 방치한다면,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변곡점이 2020년대 중반에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의원은 “그 전에 기술 축적 국방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며, “개발자 집단이 전권을 위임받아 핵심기술에 몰입할 수 있게 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형욱 한국국방연구원 박사는 ‘국력에 상응한 전방위 국방태세 확립’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약소국 멘탈리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 박사는 “일본의 보수 우익이 한국의 국방예산 증액을 불안해할 만큼 국력은 강해졌는데, 적화 공포 때문에 국방력을 왜곡하고 있다”면서, 일부 언론이 북한의 방사포와 잠수함 사진을 공개하며 ‘게임체인저’라고 보도한 내용에 대해서도 “대화 무용론을 위한 의도적 왜곡”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부 박사는 “남한이 재래식 군사력면에서 북한을 훨씬 앞서는 만큼 적화공포를 거두고, 우발적 전쟁을 막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북한과 9.19 군사합의 2.0을 논의하는 장이 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지연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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