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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왕이, 1박2일 방한이 남긴 것…갈길 먼 관계정상화
사드 갈등 이후 첫 방한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을 위해 4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2019.12.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5년반만에 한국을 공식 방문한 중국 왕이(王毅)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미국에 대한 작심 비판을 지속하면서 한중 협력관계 격상 의지를 표명했다.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문제와 방위비 협상 과정에서 균열이 드러난 한미 관계의 틈을 파고 드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동시에 한중 관계 완전 정상화를 일종의 레버리지로 삼아 미국의 대중 압박 정책에 지나치게 협력하지 마라는 경고의 의미도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왕 위원은 방한 이틀째인 5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국 '우호인사' 오찬 기조연설에서 "냉전 사고방식은 진작 시대에 뒤떨어졌고 패권주의 행위는 인심을 얻을 수 없다"면서 "중국 부흥은 역사의 필연이며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온갖 방법을 써서 중국을 먹칠하고 억제하며 발전 전망을 일부러 나쁘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그 배후에는 이데올로기 편견도, 강권정치 오만도 있지만 결국 실패로 끝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정 국가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으나 사실상 무역협상과 홍콩인권민주주의법안(홍콩인권법안) 제정으로 중국을 압박하고 있는 미국을 겨냥한 발언이다. "최근 세계 안정과 평화에 가장 큰 위협은 일방주의가 국제질서를 파괴하고, 패권행위로 국제관계 준칙에 도전하는 것"이라며 미국의 자국우선주의를 작심 비판한 전날 한중외교장관회담 모두 발언과 일맥상통한다.

왕 위원은 전날 회담과 마찬가지로 이날 연설에서도 한국에 대해서는 정치적 상호 신뢰 및 양자, 다자 차원에서 "보다 수준높은 협력이 실현되기를 바란다"며 관계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재차 밝혔다.

다만 이를 위한 구체적 추진 방안의 예로 미국의 인도ㆍ태평양 전략 견제와 직결되는 이슈에 해당하는 Δ중국 일대일로 전략과 한국 신남방 정책 간 연계 강화 Δ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조속한 서명 추진 등을 들며 한미관계 틈벌리기 의도는 숨기지 않았다.

이러한 중국의 '한국 중립화 시도'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이번 왕 위원의 발언들은 한미관계 이상 기류 속에 과거보다 한층 더 노골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압박이 과거 미국 어느 정부때보다 강한 가운데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 한미 관계 균열 등 현 상황이 중국에게 기회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왕 위원이 이러한 태도를 지속하면서 일각에서는 전날 한중 외교장관이 상호 교감을 확인한 '관계 완전 정상화'와 관련해서도 회의적 전망이 제기된다. 중국에 보다 협력하면 관계 정상화를 위해 본격적으로 논의가 시작될 수 있다는 일종의 인센티브를 제시한 것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강 장관과 왕 위원은 전날 회담에서 "한한령에 대해 양국 관계를 정상궤도로 가져가 완전히 정상화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으면서, 인적교류를 관장하는 차관급 인문교류 촉진위원회 등을 열어 가까운 시간 내에 열어 "필요한 이야기"를 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필요한 이야기"라는 두루뭉술한 표현 등을 볼 때 협의가 시작되더라도 중국측은 사드 관련 원론적 입장을 반복하면서 한한령을 한국에 대한 레버리지로 계속 활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INF (중거리 핵전력 조약)을 탈퇴한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한반도 배치 가능성이 계속 거론되는 가운데 내년 이 문제가 본격화되면 한한령 해제 등과 맞교환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방한에 대해 중국이 계속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과도 궤를 같이 한다. "시 주석의 방한을 논의했다"고 한 한국 측 발표와 달리 중국측은 이와 관련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7월 이후 한국을 방문한 적이 없는 시 주석의 방한은 2016년 사드 배치 이후 지속된 한중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다만 외교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 이날 기자들에게 회담에서 "우리 측이 시 주석의 국빈 방한을 추진하고 조기에 이뤄지길 희망한 데 대해 중국 측은 내년 상반기 시 주석이 한국의 초청에 따라 국빈 방문하는 것을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소 안보통일센터장은 "내년 상반기가 넘어서면 중국 입장에서 문재인 정부와의 협력 필요성이 떨어지는 만큼 명분을 만들어 올 것이라 본다"며 "다만 내년 하반기부터 중거리 미사일 배치 논의가 본격화되면 그걸 (관계 정상화) 조건으로 내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뉴스1 <뉴스커넥트>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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