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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협상 가능성 희박… 북, 비핵화 아닌 군축 나설 것”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김준형 국립외교원 원장 분석

북미 협상은 이대로 물건너가는 것일까. 한반도엔 또 다시 전운이 감돌게 될까. 북한이 정한 연말 시한이 20여 일 남은 가운데 북한과 미국간 긴장감도 높아가고 있다.

북한은 7일 오후 서해 위성 발사장에서 전략적 지위를 높이는 중요한 시험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이 적대 행위를 재개할 경우 모든 걸 잃을 수 있다. 미국 선거에 개입하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NATO 정상회의 장소인 런던에서 “그(김정은)는 확실히 로켓을 쏘아 올리길 좋아한다. 나는 그를 로켓맨이라고 부른다”며 “우리가 군사력을 사용할 필요가 없길 바라지만 그래야 한다면 사용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자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5일 밤 담화를 발표하고 “그런 표현이 다시 등장하면 우리 역시 맞대응 폭언을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는 서해안에서 북한의 ‘중대 실험’이 있기 직전인 7일 오전 전화통화를 갖기도 했다. 두 정상은 “최근 한반도 상황이 엄중하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북미간 비핵화 협상의 조기성과를 위한 대화 모멘텀은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처럼 한반도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국내 대표적인 한반도 및 외교 전문가인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과 김준형 국립외교원 원장은 9일 아침 나란히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북미 관계와 한반도 상황을 진단했다.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왼쪽)과 김준형 국립외교원 원장. ⓒ유코리아뉴스DB

정 부의장은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지난 7일 북한의 중대 실험에 대해 “ICBM 엔진 출력을 높이는 실험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핵보유는 기정사실로 하고 핵보유국들과 군축회담은 할 수 있지만 비핵화 회담은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는 것이다.

김 원장도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엔진의 출력 시험이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고 아마도 고체 연료화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부의장은 최근 미국 정찰기가 수도권 상공에서 북한을 잇따라 정찰했고, 지난 7일 한미 정상간 전화통화가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이뤄진 점을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뭔가 문 대통령한테 미션을 줬을 것”이라며 “특사를 보내든지 메시지를 (북에) 보내 달라는 얘기 같은데 지금 미국이 셈법을 바꾼다는 보장이 없으면 북한은 입장을 못 바꿀 것”이라고 봤다.

지난해 4·27 판문점선언, 9·19 평양공동선언에서 합의했던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재개, 철도 연결 및 현대화 작업 등이 미국의 견제 때문에 하나도 진척이 없었던 만큼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나서더라도 북한 설득엔 아무런 효과가 없을 것이란 얘기다.

정 부의장은 “새로운 셈법이 없으면 북한은 결국 새로운 길을 가는 쪽으로 이미 방향 설정을 해놨는데 그걸 바꾸기는 어려울 것 같다. 시간이 없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 역시 “판이 완전히 깨지지는 않았는데 기회의 창이 닫혀간다”며 “기도가 필요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북미간 협상을 위한 물밑 접촉이 없는 상황에서 긴장이 높아지고 시간만 가고 있는 상황에서 사실상 북미 협상의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지난 4일 북한 매체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밀영에서 군 장성들과 모닥불을 피우는 장면을 내보낸 것과 관련해 정 부의장은 “지금 백두산에 올라가서 모닥불 피우고 어려움을 견뎌내자는 메시지는 경제적으로 더 어려워지더라도 ‘이게 끝이 아니다. 잘 참고 견디면 우리에게 좋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메시지이기 때문에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사실은 별로 없다”고 밝혔다.

트럼트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다’, ‘군사력을 사용할 수도 있을 것’며 군사 공격을 언급했지만 “미국이 북한을 향해 군사행동을 하는 경우 중국이 자동 개입하게 되어 있는 걸 트럼프가 모를 리가 없다”는 것이다. 미국이 가진 사실상 유일의 카드인 ‘대북 제재’에 북한은 사실상 ‘자력갱생’으로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정 부의장은 또 북한이 정한 ‘연말 시한’에 대해서는 “(북한의) 정치 문화의 차이에 대한 이해가 없는 게 (미국의) 전략 실패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연말 시한’을 김 위원장이 언급했던 것인 만큼 북한으로서는 변경하거나 되돌릴 수가 없다는 것이다.

북한이 언급한 ‘새로운 길’과 관련해서는 앞서 언급한 핵군축 협상을 꼽았다. 북한의 계산대로라면 동북아를 중심으로 핵을 가진 나라는 미국, 러시아, 중국, 북한이고 한국과 일본은 제외될 수밖에 없다. “모양이 아주 나쁘게 되는 것”이라고 정 부의장은 덧붙였다.

이렇게 되면 국내 보수권을 중심으로 제기되어 왔던 ‘핵무장론’이 힘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8일자 사설에서 ‘한국의 핵 비보유국 지위 재고’를 언급했다. 그동안 제기되어 왔던 북한의 위협 감소와 미국의 핵우산 등 ‘핵 비보유국 지위’의 근거가 희박해진 만큼 한국이 핵보유국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트럼트 대통령의 대북 외교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나쁜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고 주장했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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