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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1절, 한 북향민의 다짐

오늘은 3.1절 101주년입니다. 101주년이면 한 세기가 지나고 새로운 1년이 시작된 셈입니다. 독립운동을 외쳤던 멋진 우리 선배님들을 기억하며 2020년을 살고 있는 나의, 우리의 자세는 어떠해야 할지 생각해봅니다.

저는 최근 어떤 모임에 참석했고 대화를 나누며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대화내용에 공감되는 것도 그렇지 않은 것도 있었는데 문제는, 우리 북향민 리더분들이 얼마나 준비되어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머릿속을 헤집고 다녔습니다. 탈북1세들 중에 이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는 분들이 계시고 탈북2세들은 1세보다 더 잘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들을 듣습니다.

한반도는 코로나19와 함께 뭔지 모를 소용돌이 속을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4.15총선도 코앞이고 북향민사회에서는 지역구 출마뿐만 아니라 창당소식도 들리고 여기저기 당에 소속되어 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북향민들이 이 땅에서 산 역사도 자그마치 20여년이 지나가니 그럴 때도 된 것 같습니다. 다만 이 기간 낯선 이 땅에 적응해 살아가는 것도 쉽지 않았을 터, 지나간 세계사와 분단 이후 한반도역사의 깊이 있는 소리에 귀 기울일 시간은 부족했을 것입니다.

하여 한반도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계강대국과의 역학관계까지 북한사람으로서 해석하고 미래한반도의 그림을 제시하기엔 아직 역부족이겠죠. 또한 아직 4만도 안 되는 숫자로 힘을 모아 뭔가 시도해보기에는 턱없이 기반이 약함을 봅니다. 물론 완벽한 준비를 마치고 뭔가 시작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만 미숙한 준비 역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기 어렵습니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북향민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지만 아직 이렇다하게 ‘이거다!’라고 결론을 내릴만한 응축된 하나의 함의는 보이지 않습니다. 모든 일에 때가 있고 함의된 비전과 응집력이 준비되려면 어쩌면 시간이 더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1일 서울 종로구 배화여고에서 열린 제101주년 3.1절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하지만, 거대 여당과 야당에 빌붙어 비례대표 하나 받기 위해 노력했지만 씨알도 먹히지 않는다는 한 북향민의 뼈아픈 이야기는 현 정권이 귀담아 들어야 할 내용입니다. 이 글을 쓰는 저 역시 나름 북향민사회의 더 나은 발전과 안정적인 삶의 생태계 구축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지만 학연·지연·혈연으로 뭉쳐 돌아가는 한국사회에 발을 붙이기란 쉽지 않음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세월은 흐르고 어떤 모양으로든 우리는 고향땅을 밟게 될 것입니다. 고향이어서 가고 싶은 것도 있지만 더 넓은 세계로 나가기 위해서는 통일은 반드시 되어야 합니다. 통일의 형태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든 아마 대부분의 북향민들은 그 소망을 갖고 살아갈 것입니다.

남한에 태어나 살고 있는 남한 분들 역시 이런 꿈을 함께 꾸어야 합니다. 일제치하에 있으면서도 독립을 외쳤던 우리 선배들의 당당한 외침을 오늘날 우리는 ‘통일코리아’로 대신 외쳐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을 살기 어렵더라도 미래를 위해, 후대들을 위해 사는 것이 진부한 이야기이지만 윗세대가 살아내야 할 의무라 믿습니다. 오늘 3.1절, 이런 다짐을 마음속깊이 저장하고 출발해봅니다. 정말 ‘자유’와 ‘평등’ 모두를 살려낼 수 있는 ‘박애’의 정신으로, 남북이 함께 회복하고 살아날 수 있는데 기여하는 2020년을 살아보고 싶습니다. 여러분, 2020년 함께 잘 살아봅시다!

박예영/ 통일코리아협동조합 이사장

박예영  ote20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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