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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과 반전계속된 군입대 좌절, 그러나 기적이 일어나다

꿈에도 그리던 군입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나의 꿈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가리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처음부터 만만찮은 장애물을 만났다. 신체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아무리 미국과의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전 국가적인 긴장속에서 진행되는 신체검사라 하더라도 의사들은 깐깐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신체검사는 군에서 한 번하고 그 다음 도에서 최종적으로 다시 한다. 도 신체검사에 합격하면 군복을 입게 되는 것이다.  나는 난생 처음 옷을 다 벗고 의사들 앞에서 신체검사를 하는데다가 신체검사에서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도무지 진정할 수가 없었다.  결국 신체검사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같이 신체검사를 받던 학생이 내 신체검사 기록부에 심장판막증이라고 기록하는 것을 보았다고 했다.  병 이름도 처음 듣은 소리였지만 문제는  신체검사에서 떨어져 군대에 가지 못했다고 소문이 나면 이건 보통 문제가 아니었다. 눈 앞이 캄캄했다.  스트레스와 심장은 상호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정말 그때부터 심장이 아프기 시작했다.  매사에 진정이 안되고 숨도 자꾸 몰아쉬게 되며 자주 놀라고 잠도 깊이 잘 수 없었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군에는 전반적으로 인민무력의 대열을 보충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군사동원부가 있었다. 한 군사동원부장 상좌가 나를 부르더니 "정말 군대에 가고 싶은가?" 라고 물어보는 것이다.  내가 어떤 대답을 할지는 너무도 자명했다.  군사동원부장은 나의 대답을 듣고는 신체검사표에 불합격으로 표시된 부분을 고쳐 합격으로 처리해주었다.

 이제 마지막으로 도 신체검사를 통과해야 한다. 드디어 집에서 완전히 떠날 준비를 해서 올라오라는 통보를 받았다. 군에서 신체검사할 때보다 더 떨렸다.  그래서 도 신체검사에서도 또 떨어졌다.  이번에는 심장뿐 아니라 눈도 불합격이었다.  의사들과 도 군사동원부에서도 재검을 해서라도 군입대의 숫자를 채우려고 하였다.  다른 사람들은 다 재검을 하는데 나는 재검을 하지 않았다.  정말 그때는 신체검사를 하는 병원 5층에서 떨어져 죽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집에도 돌아가지 않고 한 달 쯤 기다리고 있는데 도 군사동원부장 대좌 동지가 나를 찾았다.  그는 나한테 정말 군대에 가고 싶냐고 물었고 나는 군대에 못가면 5층에서 떨어져 죽을 각오도 되어 있다고 대답했다.  사실 도 군사동원부장 대좌라고 하는 사람이 그 수많은 초모생들 가운데 아래 지도원들이 있는데도 직접 초모생을 만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런 일이 내앞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도 군사동원부장 대좌 동지는 나를 직접 승용차에 태워 어디론가 갔다.  도착해서 내려보니 병원이었다.  거기에서 신체검사를 또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이었다.  도 군사동원부에 한달 가량 있었더니 그곳에 적응이 되었던지 내과 의사 앞에서 심장검사를 받을 때 편안한 마음을 가지려고 내과 의사들과 농담까지 하면서 그 순간을 넘겼는데 놀랍게도 정상으로 나왔다.  나는 오늘도 고백하는 것이 있다.  나의 건강은 하나님이 준 것이고 하나님이 관리하고 계시다고 말이다.

  심장은 합격이 됐는데 이번에는 눈이 문제였다.  내가 녹색과 적색을 보지 못하는 색맹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마음을 아무리 편하게 가진다고 해도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었다.  그냥 보기에는 눈이 멀쩡한 것 같은데, 남들이 다 보는 색을 보지 못하고 헤매고 있으니 난감한 노릇이었다.  간호원 누나는 너무나도 내가 속상해하니 내 손 끝을 가져다가 색을 검사하는 책장 위에 놓으면서 꼭 그렇게 생긴 색깔만 찾아 가라고 했다. 그렇게 찾아갈 수 있다면 무슨 걱정을 하겠는가.  그 순간 나는 "간호원누나, 내가 색깔을 못본다고 해서 미국 놈을 몰라보겠습니까?"라고 말했다.  간호원은 나를 한참 쳐다보더니 합격 도장 '정' 자를 찍었다.  드디어 삭발을 하고, 군복을 입고, 평양 처녀들이 안겨주는 꽃다발을 가슴에 안고 최전선으로 떠났다. 

  군사동원부장 그 상좌 동지는 무엇때문에 신체검사에서 떨어진 나를 합격으로 해주었을까. 또 도 군사동원부장은 왜 다른 병원까지 데려가 신체검사를 백지상태에서 다시 받도록 배려해주었을까.  그리고 간호원은 초모생의 말 한마디에 당 앞에 책임질 수 없는 행동을 과감하게 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것은 지금 이 자리로 인도하시기 위한 하나님의 섭리였고, 이미 나를 알고 계셨던 하나님의 은혜로운 예정이었다.  하나님의 섭리와 예정은 하나님의 때에 반드시 이루어지는 것임을 믿는다.<계속>

심주일 목사의 ‘탈북 일기’는 책 ‘멈출 수 없는 소명’(토기장이) 내용을 출판사의 허락을 얻어 요약, 연재하는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편집자 주

심주일 목사  pik3403@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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