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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선교사들에게 건강관리를 지원하는 세브란스

2015년 통계청 통계에 의하면 기독교가 우리나라 최대의 종교임을 알 수가 있다. 개신교 신도가 약 980만 명, 가톨릭 신도가 약 380만 명, 합하면 1,360만 명으로 기독교 신도가 전체 인구 가운데 27.5%나 차지한다. 한국교회는 척박한 조선 땅에 복음을 전한 외국인 선교사들이 베푼 사랑의 빚을 갚기 위해서 기독교 복음이 열악한 해외 선교지를 찾아서 교회 차원에서 또는 선교회 차원에서 한국인 선교사들을 파송하고 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가 2020년 1월 14일 발표한 ‘2019년 12월 한국 선교사 파송 현황’을 보면, 28,039 명의 선교사들이 세계 171개 국가에서 교회 개척과 현지인 선교훈련, 복지 및 개발, 대학 캠퍼스 및 일반 교육 등의 형태로 사역하고 있다. 최근 비자 장벽이 높아진 선교지의 상황과 선교사를 파송한 교회나 선교회의 재정이 열악해진 상황 등은 한국인 선교사들의 활발한 사역을 주춤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2019년 12월 한국인 선교사들의 수가 2018년 12월보다 소폭이나마 46명이 증가한 것은 우리나라 개신교회의 저력으로 여겨진다.

해외에서 선교사역을 감당하는 선교사들이 직면하는 많은 어려움 가운데 하나로 의료문제가 손꼽힌다. 많은 사역을 열정을 다해 감당하는 선교사들이 소홀히 하는 것이 건강관리이고, 그러다 보니 건강문제가 생기면, 개인도 현지의 선교 활동도 큰 타격을 입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연세의료원은 21세기를 맞이하기 직전에 “하나님의 사랑으로 인류를 질병으로부터 자유롭게 한다.”는 사명을 선언하고는 2002년 초 이 사명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던 가운데 사명실천위원회를 구성했다. 사명실천위원회 내에는 해외선교사 건강관리팀이 있었고, 이 팀은 해외 오지에서 건강을 위협받는 선교사와 그 가족들의 건강을 돌보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서 연세의료원은 선교사를 파송한 교회와 협약을 맺고, 건강검진비와 치료비를 50% 감면해주는 동시에 진료와 치료가 신속하게 이루어지는 것을 돕기로 했다. 그 후 이러한 도움을 실제로 경험한 선교사들은 이구동성으로 건강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어 훨씬 더 의욕적으로 사역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사실 선교사를 해외에 파송한 교회는 선교사의 생활과 사역에는 어느 정도 관심을 쏟지만, 선교사의 건강까지 챙기기에는 관심도 여력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연세의료원이 개별 교회와 협약을 맺으며 선교사 건강관리 지원사업을 시행하는 이유는 어느 교회가 선교사를 파송했다면, 선교사의 건강까지 관심을 갖고 일정 부분 책임져야 한다고 기대했기 때문이다. 건강관리 지원사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 세브란스는 선교사가 세브란스에 지불한 의료비용의 50%를 파송한 교회의 구좌로 돌려보내 주었다. 이는 파송한 선교사에게 의료적인 문제가 발생한 것을 인지시키는 동시에 돌려받은 비용에 후원금을 더해서 선교사를 후원하는 선순환을 이루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물론 적지 않은 교회들이 선순환에 참여해주어 감사했던 반면에, 예외적인 교회들도 노출되고 있어 안타까웠다. 환불된 50%의 의료비용에 추가 후원을 하기는커녕 환불된 50%의 의료비용조차 돌려주지 않는 교회가 있었고, 게다가 건강문제를 빌미로 해서 선교사에게 원래 약속했던 후원마저 끊어버리는 상황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은 선교사들에게 처음부터 의료비의 50%를 감면해주는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해외에 선교사를 파송한 교회가 연세의료원과 ‘해외선교사 파송교회 지원’ 협약을 맺기 위해서는 일단 ‘해외선교 건강관리 지원 신청서’, ‘파송선교사 및 가족현황 파악서’, ‘선교사 소속 교회 당회의 선교사 임용계획서’나 ‘파송증명서’, 선교사 가족의 주민등록등본, 국민건강보험증 사본 등을 구비하여 연세의료원 의료선교센터에 접수해야 한다. 의료선교센터는 제출된 구비서류를 확인한 후 협약서 2부를 작성하여 해당 교회로 보내게 된다. 그러면 해당 교회는 담임목사의 사인이나 교회의 직인을 찍어 1부를 다시 의료선교센터로 보내는 것으로 협약을 완료한다. ‘해외선교사 파송교회 지원협약서’의 제1조는 목적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본 협약은 해외선교에 노력하는 선교사에 대한 건강관리 및 치료를 위하여 ‘의료원’과 ‘교회’가 상호 협력함으로써 기독교적 사명을 이루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도모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이처럼 협약은 해외선교사와 배우자, 그 자녀들의 건강관리와 치료에 의료원과 교회가 상호 협력함으로써 선교사의 활동이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다.

연세의료원은 2002년 이래로 해외선교사 건강관리 지원사업을 통해서 수많은 선교사들에게 의료적인 지원을 아낌없이 시행하고 있다. 2018년의 경우에는 255개 교회가 파송한 647 명의 선교사들에게 2억2천만 원 남짓된 비용을 지원했고, 2019년의 경우에는 249개 교회가 파송한 535 명의 선교사들에게 1억8천만 원 상당의 비용을 지원했다. 지원하는 비용은 우리 연세의료원이 책정한 기본 예산과 의료선교센터의 자체 후원금으로 충당하는데, 경제적으로 어려운 선교사들에게는 재정적인 지원도 큰 도움이지만, 귀국하자마자 필요한 진료와 치료, 수술 관련한 일정을 최대한 당겨서 시간을 절약해주는 것이 큰 도움이라고 말할 수 있다. 몇 년 전의 이야기이다. 의료선교센터의 운영위원인 내가 3년마다 협약을 갱신해야 하는 ‘해외선교사 건강관리 지원사업’에 대해서 협약을 맺는 교회들도 일정 금액의 재정적 지원을 자발적으로 약정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한 바가 있다. 매달 5만 원이라도 선교비를 후원해야 파송한 교회 역시 한국인 선교사들에 대한 관심을 더할 수 있고, 서로 도울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의도였다. 당시 연세의료원과 협약한 교회는 500여 개였고, 후원받을 수 있는 선교사는 2,800여 명이었는데, 선교비의 자발적인 약정을 제안한 것으로 인해서 적지 않은 교회들이 재협약을 맺지 않았다. 그 결과 2019년 말 현재 협약한 교회는 419개이고, 후원받을 수 있는 선교사의 수는 2,211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가 선교비 약정의 제안 때문은 아니겠지만, 선교에 대한 한국교회의 관심과 열정이 약해진 현상이 아닌가 염려된다.

최근 의료선교센터가 출판한 ‘2019년 의료선교센터 연차보고서’에는 어느 교회 선교부 담당자가 보낸 “선교사를 섬겨주셔서 감사합니다”란 제목의 글이 게재되어 있다.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리며 2020년 새해에 연세의료원에 더욱 큰 발전이 있기를 기도드립니다. ... 연세의료원에서 선교사 의료지원을 시작하여 저희 교회 선교사들이 혜택을 받은 지도 어느덧 15년이 가까워집니다. 저희 교회는 1989년 동유럽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 선교사를 파송하여 현지 대학생들과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선교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20, 30대에 파송받은 선교사들이 어느덧 50, 60대가 되기까지 현지의 열악한 의료환경에서 오랫동안 선교활동을 하다 보니 건강에 이상이 있어서 귀국하여 치료받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동안 여러 선교사님들이 귀국하여 연세의료원에서 진찰과 치료를 받았습니다. 치료를 받은 분들이 친절한 치료를 받고 혜택을 받아 감사의 표현을 하였는데 늦었지만 선교사님들을 대신하여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진료비를 감면하여 주셔서 선교사님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국에 돌아와 선교사로 인정받아 치료를 받는 사실에 많은 위로와 감동을 받고 긍지를 느낀다고 합니다. ... 선교사님들에 의해 세워진 연세의료원에서 선교사님들을 배려하고 도움을 주시니 더욱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동안 저희 교회에서 선교사들을 지원하여 왔는데, 올해는 루마니아, 헝가리 등지에서 선교사들이 자원하여 보내 온 감사헌금을 모아서 연세의료원으로 보냈습니다. 작지만 (정성입니다.) 선교사님들을 위해 수고하시는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리며, 연세의료원이 섬김으로 더욱 빛나는 병원으로 우뚝 서도록 기도드립니다.”

이 감사의 글을 읽으면서, 우리 연세의료원의 노력을 인정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큰 감동이 되었고, 우리의 노력을 다시금 추스르게 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격려가 되었다. 우리 연세의료원과 선교사를 파송한 교회가 이렇게 계속해서 상호 협력을 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고 생각한다.

정종훈/ 연세의료원 원목실장 겸 교목실장

정종훈  chjeong59@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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