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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남군사행동 보류 의도 평가IFES 현안진단

6월 24일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이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5차 회의 예비회의를 열어 총참모부가 제기한 대남군사행동계획들을 보류했다고 보도했다. 문구대로라면 지난 6월 17일 총참모부 대변인 발표를 통해 밝힌 ① 금강산관광지구와 개성공업지구 부대 재배치, ② 비무장 내 철거 GP 재설치, ③ 군사완충구역 파기, ④ 북한 주민의 대남 삐라 살포 지원를 본회의 안건으로 올리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고 당분간 시행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남북관계 롤러코스트

6월 4일 북한이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명의로 대남 비난 담화를 발표한 지 5일 만에 남북 간 연락 채널을 전면 차단하고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군사합의서 파기와 개성공단 완전철거까지 언급하고 다음 행동을 총참모부에 넘겼다. 이미 개성공단 지역 내에 북한군의 움직임이 식별되고 있고 남북군사합의서를 통해 만들어진 지상, 해상, 공중의 완충구역에서 군사적 행동도 나타나고 있다. 군사분계선 인근에 확성기를 재설치하고 있고 북한 주민들의 대규모 대남 전단 살포를 공개적으로 예고한 상황이었다. 쉽게 멈출 것 같지 않아 보였다.

쉴 새 없이 몰아치며 당 중앙군사위원회의 비준을 기다린다던 총참모부의 대남군사행동이 갑자기 멈춰 섰다. 재설치하던 확성기도 다시 해체하는 모습이고 북한 선전매체에 가득했던 대남 비난 기사들도 사라졌다. 갑작스러운 북한의 태도 변화가 오히려 당황스럽다. 일단 한숨을 돌릴 수 있어 다행이긴 하지만 더 큰 긴장감이 밀려온다. 분명한 것은 취소가 아니라 보류라고 했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고 떨어지기 전 정점으로 올라가는 기분과도 같다. 대충 폼만 잡고 겁만 주다가 멈추려고 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북한이 지금 와서 무슨 생각을 가지고 대남군사행동 계획을 보류했는지 의문이다. 이미 많은 해석과 평가가 난무하고 있다. 이제 와서 대북 전단 살포를 적극적으로 차단하고자 하는 우리가 보여준 성의(?) 때문이라거나, 반대로 최근 우리 정부가 보여준 강경한 대응 때문에 멈칫한 것이고도 한다. 향후 우리의 반응을 보고 최종 결정하려는 여지를 남긴 것이라는 분석이 더 설득력이 있다. 일부에서는 지금까지 일들은 하노이 이후 충격에 빠진 김정은 위원장을 향한 충성 경쟁에서 일어난 것이고 이를 김정은이 중단시킨 것이라는 이야기도 한다. 김여정이 나쁜 역할을 맡고 김정은이 착한 역할을 한 것이란 분석 역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지금까지 있었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최근 군사분계선 일대의 북한군의 움직임, 그리고 이런 모든 것들의 대내적 공개와 북한 주민들의 군중대회 등이 김정은의 허락 없이는 불가능한 일들이다. 김여정 제1부부장 역시 김정은 위원장의 목소리를 대신한 아바타일 뿐이다.

 

군사행동의 명분과 남북관계 진정성

북한 스스로 숨고르기에 들어가고 긴장 수위를 조절하는 것은 우리의 대응을 지켜보겠다기보다 내부적으로 속도를 조절하기 위함일 가능성도 있다. 군인들까지 건설현장으로 내몰아야 하는 경제 중심의 정면돌파전에 매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도하게 대외적으로 긴장을 고조시키고 위기국면으로 나아가는 것은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경제 중심의 정면돌파전을 북한 주민에게 강요하기 위해서는 대외적 정면돌파전 역시 적절한 수준과 속도 조절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군사행동을 위한 보다 명확한 명분을 만들기 위함과 함께 우리의 진정성을 마지막으로 확인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 아무리 노동신문에 최고지도자의 결정으로 보류라고 공개했다지만 연락사무소 폭파까지 한 마당에 지금까지 강경 모드에서 급선회하는 것을 내부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김정은 위원장이 등장한 것도 김여정과의 착한 역할과 나쁜 역할의 분담이 아니라 이번 정부의 대북정책 진정성을 마지막으로 확인해 보기 위해 잠시 보류라는 신호를 보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 정부가 성급하게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될 것이다. 경솔하고 가벼운 반응은 총참모부가 밝힌 군사행동들을 실제 시행하는 명분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은 희망과 용기

이번 북한의 중앙군사위원회 예비회의에는 또 다른 내용이 숨겨져 있다. 모두 대남 군사행동의 보류라는 단어에 집중하다 보니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있다. 북한은 예비회의에서 “제5차 본회의에 상정시킬 주요 군사정책토의 안들을 심의하였으며 본회의에 제출할 보고, 결정서들과 나라의 전쟁억제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국가적 대책들을 반영한 여러 문건들을 연구하였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군수공업을 책임지고 있는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리병철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총참모부가 제기한 대남군사행동계획들은 보류되었지만, 나머지 안건들은 채택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거기에는 이미 지난 12월 당 전원회의에서 예고한 바 있는 새로운 전략무기 공개와 군사력 현대화를 위한 신형무기 개발 등과 같은 안건이 있었을 것이다. 제5차 당 중앙군사위원회를 언제할지에 따라 북한의 또 다른 차원의 군사행동이 나타날 것이다. 어쩌면 북한이 이번에 대남 군사행동을 보류한 것도 대미 군사행동이라고 할 수 있는 SLBM 발사나 새로운 전략무기 공개를 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 가장 나쁜 시나리오이다.

북한의 이번 보류 조치가 우리의 굴하지 않는 노력의 결과이었으면 하는 작은 희망을 가져본다. 지금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4.27이란 이번 정부의 업적도 중요하지만 남북관계가 훼손되지 않고 계속 진전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건 용기와 진정성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이 글의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며,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의 공식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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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엽  donykim@kyungna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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