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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렬 박사, “남북 관계 어려움, 고질적인 ‘관료주의’ 탓 상당”

“보수나 진보 정권의 문제가 아니다. 고질적인 관료주의가 문제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지난 9일 개최한 정책포럼에서 남북관계의 어려움이 상당 부분 남한의 ‘관료주의’에서 비롯되었다고 지적했다. 정확히는 통일부를 두고 한 말이었다. 조 연구위원은 “청와대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현행법으로 막을 방법에 대해 알아보라고 했는데, 통일부에서 한 달 넘게 붙들고 있었다. 국장이 장관에게 현행법상으론 안된다고 보고 했는데 대통령에게 말하기 그러니까 붙들고 있었던 것”이라며, 이를 고질적인 관료주의 행태라고 비판했다. 통일부의 관료주의를 비판하는 목소리는 시민단체에서도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지난 9일 개최한 정책포럼에서 발제자로 나선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과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의 모습©유코리아뉴스

이날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2020 여름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한국사회의 대응은?’이란 제목으로 발제했다. 남한과 미국에 대한 북한의 태도를 짚고, 향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이어가기 위한 해법을 제안하는 내용이었다.  

먼저 조 연구위원은 북한이 보인 남한에 적대적 태도는 ‘타초경사’라고 비유했다. 숲을 지나갈 때 뱀을 놀라게 하려고 막대기로 길섶을 헤치는 행위처럼, 우리를 놀라게 하려는 조치였다는 것. 실제로 북한은 6월 17일 총참모부 담화를 통해 4개 대적 군사행동계획을 예고했지만, 6월 23일 당중앙 군사위원 예비회의를 통해 보류 결정을 내렸다. 노동신문, 조선중앙통신에서 공개한 대남전단도 살포하지 않았다.

그러나 조 연구위원은 “이것이 끝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과거에도 보류를 했다가 실행한 전례가 있었다는 것. “2017년 8월 북한 전략군이 괌 주변 4군데에 화성-12 사격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쏘기로 한 전날인 8월 15일 전략군 사령부 지휘소를 찾은 김정은이 이를 보류시켰다. 하지만 이후 8월 29일 원래 괌 주변에 쏘려고 했던 화성 12형을 일본 열도를 향해 쏘고, 9월 3일 수소폭탄 실험도 했다.” 

다만 조 연구위원은 “2017년에 등장한 전략군은 각종 미사일 발사를 지휘·통제하며 김정은의 직접 지시에 의해 움직이는 군종이지만, 이번에 대적 행동 행사권을 위임한 총참모부는 한반도 전군을 담당하는, 우리나라로 치면 합동참모본부에 해당하는 조직이라는 차이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조 연구위원은 대미 부분에 있어선 리선권 외무상과 김정근 외무성 미국국장의 늬앙스가 다르다는 부분을 지적했다. “6월 12일 리선권 외무상은 당중앙군사위 제7기 제4차 확대회의에서 핵전쟁억제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미국 행정부의 시대착오적 행위를 비난했는데, 다음날 김정근 외무성 미국 국장은 비핵화 자체를 뒤집는 말을 했다”며, 다행인 점은 “김 외무성 미국 국장의 말이 리 외무상의 발언만큼 무게감 있진 않다”라고 했다. 

그런가 하면 북미 3차 정상회담에 대해선 실현 가능성이 크진 않지만, 완전히 배제할 수도 없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궁지에 몰리고 이른바 ‘옥토버 서프라이즈’가 필요하면 대선 한 달 전에 뭔가 일을 저지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그러면서 “3차 정상회담이 안 되면 북미 간 고위급 실무회담이라고 연내 반드시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가 재선되면 이어가면 되고, 만약 바이든이 되더라도 바이든의 특징은 외교 현장 했기 때문에 정책적 연장성 안정성을 중요시하는 사람이라 이런 부분들을 이어가서 모멘텀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 “작년 10월 5일 실무회담이 끝나고 이후 아무것도 없다면 바이든이 집권한다고 했을 땐 북미 대화가 내년 가을이나 가능해질 것”이라고도 했다. 

토론을 맡은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3차 북미정상회담은 가능성 거의 없다”고 단언했다.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 낮은 상황에서 북한이 하노이 때보다 더 양보하면서 트럼프 만나려 하지 않을 것이고, 트럼프도 하노이 때보다 양보하면 스스로 말한 ‘bad deal’이 되는 것”이라며, 3차 정상회담이 대선 전에 성사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북한이 발표한 담화의 행간을 읽으면 (남한) 너희들은 좋은 얘기만 한다는 것인데, 또 3차 정상회담을 얘기하면 같은 맥락이 된다”고 하면서, “북한이 내년에 접어들면 문재인 정부도 상대 안 할 가능성 크기 때문에 바이든이든 트럼프든 (차후에) 만날 여건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런가 하면 신 센터장은 “비핵화 논의가 진전되지 않는 것은 북한이 로드맵을 말하지 않고 계약서만 쓰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신 센터장은“9.19 공동성명에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 포기하고 NPT(핵확산금지조약)와 IAEA(국제원자력기구)에 가입한다’라는 한 줄만 썼으면 됐는데,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며, 북한의 전략을 한마디로 ‘불완전 비핵화 협상 전략’이라고 했다..

 신 센터장은 더 거슬러 올라가 “우리 정부가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북한에 문을 열어준 것은 잘한 일이지만, 그때 동시에 했어야 하는 게 전반적, 포괄적 계약서 작성”이라고 아쉬움을 밝혔다. 그러면서 “20년이라는 장기 로드맵 속에 북한이 필요한 조치를 약속하면 오히려 김정은의 부담은 덜 할 것이며, 기간이 길어지는 것에 불만이 있을 순 있지만 상황은 더 안정화될 것”이라고 했다. 

신 센터장은 또 “장기간 교류 협력 속에서 신뢰가 쌓이면 불가역적 협력이 만들어진다”며, “이를 위해 민간 협력이 작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성렬 박사도 민간 협력의 중요성에 동의하고 “길게 본다면 시민단체가 적극 나서서 대북 채널 재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부와 민간이 함께 ‘포괄적 대북 정보공동체’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정지연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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