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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외국인투자법제 연구에 대하여KOLOFO 칼럼 제513호

최근 북한법을 연구하는 위원회에 토론자로 참석한 적이 있었다. 발표주제는 “북한의 외국인투자법제 현황과 과제”였다. 통상 이런 유형의 연구는 구체적인 법조문이나 개별 투자사례에 대한 연구를 포함시키지 않고 전체적인 흐름에 집중하는 경향을 띤다. 그런 이유로 연구결과는 추상적인 비판의 형태가 되는 경우가 많다. “북한의 법조문이 명확하지 않다거나, 북한 당국이 법규를 준수할지 알 수 없다”는 식의 결론을 내리고 법을 명확히 하거나 법 준수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연구자마다 지적하는 항목이나 서술의 톤이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비슷한 논조다. 이런 연구가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서 북한 연구의 문제점을 지적해 보고자 한다.

연구자가 북한 외국인 투자법제를 연구하는 이유는, 현재까지의 북한 법제를 검토해서 문제를 발굴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향을 제시하고, 그래서 장래 외국인투자가 활성화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현재 수준의 연구만으로 가능할까? 의문이다. 만일 북한 당국에서 남한 연구자들의 논문을 보고 그 취지에 공감한다고 하더라도 당장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판단이 쉽지 않을 수 있다. 구체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북한 투자에 대한 개별 사례 연구, 북한 당국의 법 제정 및 집행단계의 의도에 대한 연구, 다른 나라의 외국인투자에 대한 구체적 사례 연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연구결과로 구체적인 의견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법조문만의 검토로 부족하다.

다음으로, 북한법 연구에서 법조문 이외의 자료를 구할 수 있느냐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나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자료를 찾기가 쉽지는 않지만 자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사업가들이 북한지역에서 사업을 했고, 북한 주민들과 거래를 했는데 자료가 없기야 하겠는가? 그런 자료를 찾으려는 노력을 충분히 하지 않은 채 자료가 없다고 지레 포기한 것은 아닐까? 1990년대 조총련 중심의 일본 투자자들이 제기한 문제, 2000년대 중국 투자자들이 제기한 문제, 남북경협에 참여한 남한기업이 제기한 문제들에 대한 자료가 존재한다. 이런 자료를 발굴하고 사업현장에 있었던 사람의 경험을 청취하고 인접 학문의 성과를 법제도 연구에도 활용하면서 구체적인 사실에 집중해야 한다. 북한법 연구자들의 노력은 아직 부족하다. 물론 나도 그 중 한 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법 연구는 지속해야 한다. 구체성을 추구함과 동시에 비교법적 연구도 계속해야 한다. 비교연구의 범위를 확대하거나 비교의 관점을 달리하면서 새로운 시사점을 도출하려는 노력은 의미가 있고, 연구 과정에서 기초 자료를 추가로 발굴하면 연구 성과가 깊어질 것이다.

북한은 외국인 자본유치가 필요하고, 법제적으로 외국인투자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 30년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대한 외국인투자는 미미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장래 외국인투자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외국인투자유치에 성공하지 못한 사유는 무엇인지, 향후 외국인투자 유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 취해야 할 조치는 무엇인지 법제적 측면에서 계속 검토해야 한다.

권은민/ 변호사, 북한학 박사

권은민  korealof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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