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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향 이사장의 우리 사회 북맹(北盲) 비판

“김정은의 위임통치? 말도 안 되는 얘기다.”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이 최근 국회에서 국정원이 비공개로 보고하고 국회의원이 발표한 ‘김정은의 위임통치’에 대해 “지난 봄만 해도 김 위원장은 죽지 않았는가?”라며 “북한에 기본도 모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게 우리의 상식이 되어 버렸다”고 지적했다. 지난 21일 (사)뉴코리아가 개최한 ‘한반도 평화경제와 남북상생 협력’ 아카데미 강의에서다.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이 21일 서울 청파로 카페효리에서 '남북 상생모델로서의 개성공단 평가와 과제'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김 이사장은 그러면서 북맹(北盲), 즉 우리 사회의 북한에 대한 무지를 조목조목 비판해 갔다.

우선 남북이 합의한 통일방안이 있다는 것. 지난 2000년 6월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인한 6.15 남북공동선언 2항을 꼽았다. 이렇게 되어 있다.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제 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 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북측은 연방제를, 우리는 연합제를 고집하는 바람에 접점을 찾기 어려웠던 통일방안이 비로소 6.15에서 합의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김 이사장은 “국민들은 국가의 통일방안이 있다는 걸 모른다. 제도권에서 배워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며 “아울러 이 통일방안 합의가 어떤 의미인지도 99.9%가 잘 모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통일방안이 합의되기 전까지는 남한은 교류협력을, 북은 군사문제 해결을 먼저 해결할 것을 각각 주장하면서 접점을 찾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하지만 6.15 선언이 나오면서 북은 남북교류협력의 상징이 된 개성공단을 내줬다는 것이다.

현대아산이 처음 요청했던 북한 내 공단 부지는 신의주였다. 하지만 북측의 거절로 다시 해주를 요청했고, 그마저도 군사 기지여서 거절해 북의 역제안으로 개성이 결정되었다는 것이다. 이 개성공단에 대해 김 이사장은 우리의 방점이었던 경제, 북측의 방점이었던 평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었던 곳이라고 설명했다. 남북간 합의서엔 2000만 평으로 됐지만 북측의 구두상 약속은 1억 평이었다는 뒷얘기도 전했다.

이명박 정부 초대 통일부장관이던 김하중 전 주중 대사가 ‘북핵문제 없이 개성공단은 한 발자국도 못 나간다’고 발표했고, 실제로 개성공단은 동결되어버렸다는 것.

개성공단이 전면 폐쇄된 건 2016년 2월 박근혜 정부 때지만 그 시작은 2008년 2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라는 게 김 이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개성공단 가동은 2007년이 절정을 이뤘다”며 “하지만 이명박 정부 인수위가 본격 가동된 2018년 2월부터 전면적으로 비정상화되었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또 “이명박 정부 들어서서 가장 먼저 취한 조치가 개성공단 동결조치였다. 신규 투자가 전면 금지돼 2018년 2월 이후 개성공단에 입주하려던 기업들은 다 막혀 버렸다”고 설명했다. 이명박 정부 초대 통일부장관이던 김하중 전 주중 대사가 ‘북핵문제 없이 개성공단은 한 발자국도 못 나간다’고 발표했고, 실제로 개성공단은 동결되어버렸다는 것. 김 이사장은 “이 사실관계를 국민들이 제대로 모른다. 이것에 대해 언론 보도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명박 정부가 천안함 사건에 대한 대응조치로 북한에 대한 지원과 신규 투자 등을 전면 금지한 2010년 5.24조치 훨씬 이전에 이미 개성공단이 중단될 불씨를 안고 있었던 것이다.

또 다른 근거를 들었다. 2008년 5월 이명박 정부가 수억 원 규모의 연구 용역을 국책연구기관에 맡겼는데 내용은 ‘우리가 일방적으로 개성공단을 닫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에 대한 것이었다. 김 이사장은 “기존의 남북간 합의들을 모두 안 지키면 북측이 열 받아서라도 개성공단을 닫을 것이라는 게 연구의 결론이다. 이러한 연구결과가 나왔지만 아직도 비공개 상태다. 이명박 대통령은 ‘비즈니스 프렌들리’여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굉장히 기대했는데 실망이 컸었다. 이런 전후 관계를 국민들도, 심지어 전문가들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또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개성공단을 방문해 방명록에 ‘개성공단 성공이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적었던 사실을 언급하며 “하지만 대통령이 되고 나서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북측과의 모든 합의를 해태(懈怠)해 버렸다”면서 “북측은 개성공단 문제에 대해 ‘들어와서 협의하자’고 했지만 이명박 정부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것이 개성공단 문제의 시작”이라고 주장했다.

정부·관료의 무책임한 태도도 지적했다. 김 이사장은 “참여정부 시절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개성공단 입주기업 설명회에서 ‘정부가 다 책임질 테니까 투자하라’고 했지만 정권이 바뀌니 기업들은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고 정부는 그들을 업신여겼다”며 “통일부 당국자들은 ‘누가 투자하라고 했나. 그 정도 위험은 감수했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영화 ‘강철비’ 등 대중문화가 그리고 있는 북한 사회가 여전히 억압적인 통제사회인 점을 설명하며 “태어나서 지금까지 우린 늘 그렇게 듣고 보고 배우고 말해 왔다”며 “그런데 개성공단의 북측 근로자들과 지내보면 하나같이 맑고 착할 수가 없다. 둘 중 하나는 분명 거짓인 셈”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과 윤은주 뉴코리아 대표가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김 이사장에 따르면 개성공단 입주기업으로 발령받은 남한 직원들은 처음엔 두려워하지만 북측 근로자들과 친해져 과는 과정에서 나중엔 남한의 친구나 동료들과 대화하면서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을 놓고 빚어지는 갈등을 일관되게 반복한다. 개성공단 발령 9개월 쯤 지나면 북측에 대한 편견이 사라진 개성공단 발령 근로자들끼리만 친하게 지내게 된다는 것이다. 김 이사장은 “이것이 바로 분단체제의 문제다. 우린 늘 북을 혐오, 배제의 대상으로 여겨왔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분단체제의 기재가 우리 내부에서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개성공단 내 남측·북측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는 그가 쓴 『개성공단 사람들』이란 책에 잘 소개되어 있다.

김 이사장은 아카데미 참석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개성공단을 재개한다면 어떻게 가능할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에 “2016년 2월 이전으로 돌리는 건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그 전엔 남측 원부자재가 들어가서 가공 후 남한으로 100% 들여왔는데 관점을 넓혀서 남측의 기업들과 북측의 노동자들이 북측의 원부자재로 만들어 북측에 판매하는 방법도 있다. 다양한 방법이 가능하다”며 “남측의 스타트업들이 북측에 들어가서 협의하는 것이나 남북의 과학기술자들이 만난다면 다양한 사업들이 가능할 것이다. 미국의 제재가 너무 촘촘한데 남북 사람들이 만나다 보면 그걸 회피하는 다양한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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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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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혜연 2020-08-27 07:39:48

    평양의 상위1%에 대해서는 잘공개를 안하는데 평양의 하위층들에 대해서는 이미 대놓고 공개되었다는~!!!!!   삭제

    • 박혜연 2020-08-24 21:07:14

      다른나라들은 북한에 대해서 다 알려주는데 유독 우리나라만 북맹이니~!!!!!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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