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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파업과 정부의 행정명령을 목도하며

나는 연세의료원의 교목실장으로 있지만, 의료 관련해서는 여전히 문외한이다. 그러나 의사들의 파업과 파업하는 의사들에 대한 정부의 행정명령을 목도하며 안타까움이 커서 한자 적어본다.

정부가 공공의료 확대를 위해서 의대정원을 2022년부터 매년 400명씩 4,000명을 증원하기로 결정했다. 전국 의과대학의 평균 입학정원이 78명이라는데, 무려 의과대학 다섯 개를 신설할 수 있는 큰 변화이다. 이에 대해서 의료계가 집단적으로 반발하고 있고, 그 전면에는 대한전공의협의회와 인턴과 전공의들이 위치하고 있다.

정부는 정치적 관심과 자존심으로 인해서 의대정원의 증원을 철회하거나 유보하지 않고 있고, 의료계는 집단 이해관계로 인해서 파업을 강행하고 있다. 각각의 입장과 주장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이처럼 소통이 없는 평행선 속에서 코로나19는 확산되고, 중증환자들은 죽어가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대단한 위협을 받고 있다.

어제 문재인 대통령은 파업하는 의사는 전장을 이탈하는 군인과 같고, 의료계의 집단파업은 소방관의 파업과 같다고 일갈했다. 물론 그러한 일갈에 대해서 공감하는 바가 없지 않다. 그러나 정부와 대통령은 군인들을 전장에서 이탈하게 만드는 지휘관처럼, 소방관들의 화재진압 거부를 그저 방치하는 무책임한 감독관처럼 보이는 측면이 있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나의 편견일까?

코로나19를 신속히 극복하고 의료계의 파업을 종식시켜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정부는 일단 의대정원의 증원을 강제적으로 추진하려 하기보다는 철회하거나 유보하는 것이 맞다. 권력을 쥐고 있는 정부만이 이러한 급박한 상황을 주도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보다 나은 대안과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위해서라면, 멈추어 뒤돌아서서 다시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은가? 정부는 부동산 대책 관련해서도 이미 23번이나 번복하지 않았던가? 2022년부터 시행하기로 한 의대정원의 증원을 1, 2년을 미룬다고 해서 천지개벽할 큰일이라도 나겠는가?

그동안 정부는 고용안정, 노사협력, 경제위기 극복 관련한 국민적 합의도출을 위해서 노사정위원회를 가동해오고 있다. 법조계는 특정한 형사재판 관련해서는 국민이 배심원 또는 예비배심원으로 참여하는 국민참여재판 제도를 운영해오고 있다. 그와 마찬가지로 정부는 이제라도 의대정원 증원(또는 공공의료 정책)과 관련하여 정부와 의료계와 양식있는 시민대표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구성해서 심도있는 논의의 충분한 과정을 거쳐야 하지 않을까? 의료계 당사자들의 집단적 이기주의도 문제이지만, 이해 당사자들과 대화하지 않고 강행하려는 정부 역시 문제가 있음을 심각하게 인정해야 하는 시점이다.

정종훈/ 연세의료원 교목실장

*본 칼럼란은 개인 입장으로 유코리아뉴스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정종훈  chjeong59@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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