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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통일부장관 취임 한 달, 아직 ‘실망’은 이르다

“대담한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임기응변으로 대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략적인 행동을 할 필요가 있다.”

7월 27일 취임식도 없이 곧바로 업무를 시작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출근길 기자들에게 한 일성이었다. 이 자리에서 이 장관은 남북간 대화 복원, 인도적 협력의 즉각적 실천과 이를 바탕으로 한 남북간 약속의 이행을 강조한 바 있다. 남북관계의 제약 조건들을 새로운 상상력으로 뛰어넘겠다고도 했다.

안팎의 기대도 컸다. 강경민 평화통일연대 상임대표는 이 통일부장관을 비롯해 서훈 안보실장, 박지원 국정원장, 임종석 대통령특보, 송영길 국회외교통상위원장,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을 나열하며 ‘안보분야의 역대급 드림팀’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취임 1개월이 지난 지금 남북간 대화는 복원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인도적 협력도 북측의 거부로 사실상 실행이 불가한 상황이다.

31일 통일부에 따르면 이인영 장관 취임 후 코로나19 관련 대북 반출은 승인 완료 3건, 반출 준비 3건 등 총 6건이다. 하지만 전달 경로나 결과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이 장관도 새로운 상상력의 사례로 언급한 바 있던 남북 물물교환 역시 대북제재에 가로막혔다. 남측의 남북경총통일농사협동조합과 북측의 개성고려인삼무역회사가 설탕과 술을 물물교환 하려던 계획이 북측 기업이 대북제재 대상이라는 국정원의 지적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남북관계 돌파구를 뚫겠다는 이 장관의 의지는 분명해 보이지만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어 보인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통일부 여상기 대변인은 31일 정례브리핑에서 “작은 교역에서부터 시작해 점차 큰 것으로 확대해 나가려는 노력들, 또 대북제재 틀 내에서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창의적인 방안들을 강구하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31일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예방한 데 이어 2일에는 이홍정 한국기독교협의회 총무, 4일에는 김희중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을 잇달아 찾는다. 앞서 지난 26일엔 민주평통 정세현 수석부의장, 27일엔 한국자유총연맹 박종환 총재를 만난 바 있다. 개성공단기업들과 금강산기업협회도 21일과 28일 각각 만나 의견을 청취했다. 그야말로 각계와의 소통을 위한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따끔한 질책이나 조언도 장관에게 여과없이 전달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장관의 일정이 대부분 비공개 또는 모두발언만 공개되기 때문에 심도있는 내용은 알 수 없지만 모두발언에서 공개된 내용만 봐도 그런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개성공단 재개 없이 남북관계 근원적인 발전은 어려울 것이다. 더 많은 시간이 흐르기 전에 미국을 적극적으로 설득하든 남북관계를 근원적으로 다시 열든 큰 방향에서 장관께서 결단을 좀 내려주셨으면 좋겠다”(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인데다 남북관계도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에 취임하셔서 많이 힘드시겠지만 장관께서 좀 더 대범한 일들을 벌여 주셨으면 한다”(전경수 금강산기업협회 회장)

이인영 통일부장관이 28일 장관실에서 금강산 기업인들을 접견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통일부 여상기 대변인은 31일 ‘통일부가 너무 소극적이다’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나름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일각에서는 너무 소극적이다는 평가도 있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너무 나간다는 지적도 있다. 이 모두를 고려하면서 남북관계가 개선될 수 있는 방향으로 창의적인 방안들을 찾아나가겠다”고 밝혔다.

민화협, 여성평화네트워크, 한국교회남북교류협력단 등 시민사회·기독교계를 아우르며 평화통일운동을 벌이고 있는 윤은주 (사)뉴코리아 대표는 “막혀 있는 길을 뚫으려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열려 있는 오솔길을 활용할 필요도 있다”고 밝혔다. 해외동포 라인을 적극 활용한다면 얼마든지 대북 지원이나 협력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 장관은 지난 28일 금강산기업협회와의 만남에서 이렇게 말했다. “금강산 사업뿐 아니라 남북관계를 복원하고 우리 겨레가 함께 평화로 가는 큰 걸음을 다시 뗄 수 있는 그런 길이 있고 그 과정에서 제 역할이 있다면 저를 다 던질 생각이다. 그런 면에서는 조금도 주저함이 없을 것이다.”

남북관계 복원을 향한 간절한 바람은 이인영 장관이나 금강산 관광·개성공단 기업가들이나 국민이나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 간절한 바람이 마침내 남북관계의 돌파구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벌써 기대를 접기엔 아직 그 열망이 너무나 뜨겁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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