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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우리측 민간인 사살, 어떻게 봐야 할까?북한 규탄, 정부 비판, 분단구조 해소까지

“충격적인 사건으로 매우 유감스럽다.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 북한 당국은 책임 있는 답변과 조치를 취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 NSC 상임위원회 결과와 정부 대책을 보고 받은 뒤 내놓은 반응이다. 이처럼 북한(군)이 우리측 민간인을 사살하고 시신까지 훼손한 행위에 대해 정부를 비롯해 언론, 민간단체까지 한목소리로 북한을 비판하고 있다.

심지어 진보적인 시민단체인 참여연대까지 나서서 북한군의 민간인 사살을 규탄했다. 참여연대는 24일 “북한군이 비무장한 민간인을 사살하고 시신을 훼손한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는 비인도적 행위”라며 “코로나19 방역 때문이라 해도 납득할 수 없는 과잉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북측이 이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매우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북측은 즉각 사과하고,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것은 물론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을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도 25일 화해통일위원회 이름으로 발표한 논평에서 “비무장 민간인을 사살하고 시신을 훼손한 반인도주의적 처사에 대하여 북한 군 당국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조속히 응분의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반도의 분단과 갈등으로 소중한 생명이 희생되는 아픈 역사가 더 이상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한다”며 “남북은 조속히 정전상황을 끝내고 평화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이 땅에 무의미한 희생이 더 이상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언론도 일제히 북한을 성토했다.

<경향신문>은 ‘비무장 표류민 사살하고 불태운 북한의 만행 강력 규탄한다’ 제목의 사설에서 “아무리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이 높다고 해도 비무장한 민간인을 사살한 것도 모자라 시신을 불태우기까지 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만행이다. 북한의 반인륜적 처사를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우리 정부의 단호한 대응을 주문했다.

신문은 청와대가 북한을 향해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엄중 처벌을 요구한 것에 대해 “당연한 조치로, 북측은 이에 성실하게 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이번 사건으로 남북관계가 더 악화될 수 있다”면서 “북측이 남북관계를 파탄낼 요량이 아니라면 청와대 요구를 흘려들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 경위를 성실히 설명하고 A씨 유해 반환 등 조치로 화답해야 한다고도 했다.

우리측 민간인에 대한 북측의 사살을 다룬 일간지 사설들.

<한겨레>도 ‘민간인 사살하고 불태운 북한의 충격적인 범죄’ 제목의 사설에서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북한의 비인도적 만행을 강하게 규탄하며, 정확한 진상 공개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신문은 “가장 중요한 건 북한 당국이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을 분명하게 인정해야 한다는 점”이라며 “북한은 유족과 우리 국민에게 사과하고, 반인륜적 대응을 주도한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 신문들은 북한의 만행에 대한 비판과 함께 문재인 정부의 유화적인 대북정책도 함께 비판하고 나섰다.

<중앙일보>는 ‘민간인 살해한 북한의 만행을 규탄한다’ 제목의 사설에서 “어떤 명분으로도 비무장 민간인을 사살해 시신을 불태운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 전시에도 민간인 사살을 금지한 제네바 협약을 정면으로 위반한 국제적 중범죄”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리측 민간인이 사살된 장소가 9·19 남북군사합의서에서 일체의 적대행위를 금한 완충해역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북한은 남북군사합의도 정면으로 어긴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문은 그러면서 “정부가 남북관계 악화를 우려해 명확한 증거도 없이 A씨에게 ‘월북’이란 주홍글씨를 단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청와대는 이번 사건이 문 대통령에게 언제 어떻게 보고됐는지, 또 종전선언 연설이 그대로 나간 이유는 무엇인지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차원의 투명한 진상조사도 주문했다.

<중앙일보>는 이날 ‘비핵화 없는 종전선언, 안보 공백 자초한다’라는 사설을 하나 더 게재했다. 신문은 사설에서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해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 달라고 한 것에 대해 “후유증을 고려해 볼 때 매우 위험한 제안”이라며 “비핵화를 향한 의미 있는 조치도 없이 종전선언을 체결하면 치명적인 안보 공백을 자초하는 꼴이 되는 탓”이라고 밝혔다. 비핵화 없는 종전선언을 맺으면 북한의 핵 위협이 심화하는 상황 속에서 한반도는 마냥 평화롭다고 주장하는 셈이 된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언급이 미국과 상의 없이 이뤄졌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신문은 ‘워싱턴 한국 전문가들’의 전언을 언급하며 “적어도 실질적인 비핵화의 첫걸음이라도 내딛지 않는 한 일방적인 종전선언 추진은 불가능하며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얘기”라며 문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25일 ‘北이 사람을 바이러스처럼 소각해도 하루를 숨긴 文… 대통령이 있고, 정부가 있고, 軍이 있고, 나라가 있는가’라는 비교적 긴 제목의 사설을 통해 청와대, 국방부를 싸잡아 비판했다.

신문은 “군 장성들의 행태는 혀를 차게 한다”며 “국방부는 우리 국민이 반인륜 범죄를 당하는 것을 실시간으로 지켜만 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을 향해 “군복만 입었을 뿐 군인이 아니다”고도 했다. 신문은 또 “통일부는 북한과 연락하지도 않았다”면서 “국군과 정부의 존재 이유가 뭔가. 김정은에 아첨하고 굴종하려고 존재하나”라고 반문했다.

신문은 “표류했든 월북했든 사람을 바이러스처럼 죽이고 소각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이런 집단이 무슨 같은 민족이고, 이들과 무슨 평화 논의인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상황에서도 어떻게 대통령과 정부는 국민을 속이고 ‘종전 선언’ 운운할 수 있으며, 군인들은 그에 영합하나. 기가 막힌 일”이라고 했다.

신문은 “청와대와 국방부가 ‘강력 규탄’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만행이 ‘남북 군사 합의 위반은 아니다’라고 했다”며 “이제 며칠만 지나면 다시 김정은과 쇼 벌일 궁리를 시작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한국시간) 제75초 유엔총회 영상기조연설에서 전세계를 향해 한반도의 종전을 위해 힘써줄 것을 요청했다. 청와대 제공

한편, 이번 북한군의 발포와 시신 훼손 행위 명령은 일선 부대장 지휘라인선에서 나왔을 거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24일 ‘정관용의 시사자키’와의 인터뷰에서 “북중 국경이나 해안선 이런 데서는 일반적인 포고령이 나온 거기 때문에 아마 일선 부대장, 지휘관한테 권한이 위임됐을 거라고 본다”며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김정은 위원장의 동의를 얻었다 이렇게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향후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제일 큰 변수는 국민들의 감정”이라며 “국민들이 이번 북측의 조치에 대해서 상당히 분노하는 분위기이고 이런 부분들은 정부로서도 무시할 수가 없기 때문에 상당 기간 남북 관계가 냉각기를 갖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이 빨라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김영윤 남북물류포럼 대표는 이날 “이 사건 이후 남북관계 개선의 시간이 의외로 빨리올 수 있다고 본다”며 “양측이 서로 잘 무마한다면 국제제재 하에서도 인적교류와 소통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이 분단구조가 일상을 억압하는 단적인 사례인 만큼 시민사회가 힘을 합쳐 분단 구조 문제 해결에 더욱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윤은주 (사)뉴코리아 대표는 “이번의 비극적 사건은 한 인간의 안전이 남에서도 북에서도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인 점과 분단구조가 일상을 억압하는 또 다른 사례”라면서 “시민사회가 더욱 분발해서 전쟁을 끝내고 남북 주민이 안전하고 번영된 새시대를 꿈 꿀 수 있도록 작은 발걸음을 계속 내디뎌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5일 통일전선부(통전부)를 통해 전한 메시지에서 “가뜩이나 악성 비루스 병마에 위협으로 신모하고 있는 남녘 동포들에게 도움은커녕 우리 측 수역에서 뜻밖에 불미스러운일이 발생하여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한 실망감을 더해준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통전부 메시지는 또 “우리 지도부는 이와 같은 유감스러운 사건으로 인하여 최근에 적게나마 쌓아온 북남 사이 신뢰와 존중의 관계가 허물어지지 않게 더 긴장하고 각성하며 필요한 안전 대책을 강구한 데 대해 더욱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통전부 메시지 전문.

귀측이 보도한 바와 같이 지난 22일 저녁 황해남도 강령군 금동리 연안 수역에서 정체불명의 인원 1명이 우리 측 령해 깊이 불법 침입하였다가 우리 군인들에 의하여 사살(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사건 경위를 조사한 데 의하면 우리 측 해당 수역 경비 담당 군부대가 어로작업 중에 있던 우리 수산사업소 부업선으로부터 정체불명의 남자 1명을 발견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하였으며 강령반도 앞 우리 측 연안에 부유물을 타고 불법 침입한 자에게 80m까지 접근하여 신분 확인을 요구하였으나 처음에는 한두 번 대한민국 아무개라고 얼버무리고는 계속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우리 측 군인들이 단속명령에 계속 함구무언하고 불응하기에 더 접근하면서 2발의 공탄을 쏘자 놀라 엎드리면서 정체불명의 대상이 도주할 듯한 상황이 조성되었다고 합니다. 일부 군인들의 진술에 의하면 엎드리면서 무엇인가 몸에 뒤집어쓰려는 듯한 행동을 한 것을 보았다고도 하였습니다.
 
우리 군인들은 정장의 결심 밑에 해상경계근무 규정이 승인한 행동준칙에 따라 10여 발의 총탄으로 불법 침입자를 향해 사격하였으며, 이때의 거리는 40~50m였다고 합니다.
 
사격 후 아무런 움직임도, 소리도 없어 10여m까지 접근하여 확인 수색하였으나 정체불명의 침입자는 부유물 우에 없었으며 많은 양의 혈흔이 확인되었다고 합니다. 우리 군인들은 불법 침입자가 사살된 것으로 판단하였으며, 침입자가 타고 있던 부유물은 국가비상방역 규정에 따라 해상 현지에서 소각하였다고 합니다.
 
현재까지 우리 지도부에 보고된 사건 전말에 대한 조사 결과는 이상과 같습니다.
 
우리는 귀측 군부가 무슨 증거를 바탕으로 우리에게 불법 침입자 단속과 단속 과정 해명에 대한 요구도 없이 일방적인 억측으로 ‘만행’, ‘응분의 대가’ 등과 같은 불경스럽고 대결적 색채가 깊은 표현들을 골라 쓰는지 커다란 유감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지도부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발생했다고 평하면서 이 같은 불상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상경계 감시와 근무를 강화하며, 단속 과정에 사소한 실수나 큰 오해를 부를 수 있는 일이 없도록 앞으로는 해상에서의 단속 취급 전 과정을 수록하는 체계를 세우라고 지시하였습니다.
 
우리 측은 북남 사이 관계에 분명 재미없는 작용을 할 일이 우리 측 수역에서 발생한 데 대하여 귀측의 미안한 마음을 전합니다. 우리 지도부는 이와 같은 유감스러운 사건으로 인하여 최근에 적게나마 쌓아온 북남 사이의 신뢰와 존중의 관계가 허물어지지 않게 더욱 긴장하고 각성하며, 필요한 안전 대책을 강구할 데 대하여 거듭 강조하였습니다.
 
국무위원장 김정은 동지는 가뜩이나 악성비루스 병마의 위협으로 신고하고 있는 남녘 동포들에게 도움은커녕 우리 측 수역에서 뜻밖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여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 준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뜻을 전하라고 하시었습니다.
 
벌어진 사건에 대한 귀측의 정확한 리해를 바랍니다.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
2020년 9월 25일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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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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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로 2020-09-28 11:51:14

    수년전 박근혜 정부시기로 기억되는데 남모씨(47세?)가 스트로폼을 타고 임진강을 건너서 북으로 가려다가 우리 군 초병들에 의해 수백발의 총탄을 맞고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다. 그 때 참 안타까움에 잠못 이루는 밤을 보낸 적이 있었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일언반구의 동정심도 없었다. 그런데 왜 이번에는 그러한 동정심이 발동했을까? 그게 진짜 죽은 그분에 대한 동정심일까? 북한을 성토하기 위해 끌어들이는 정치놀음 하고 있는거 아닌가 생각된다.   삭제

    • 나그네 2020-09-26 05:04:34

      이번 사건에 대해 가장 좋은 기사네요. 감사합니다.   삭제

      • 박혜연 2020-09-25 15:02:18

        분명히 말하겠지만 우리나라 즉 자유대한망국은 명백히 서독이 아니라는걸 잊지말아야~!!!!!!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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