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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은 기적을 낳는다

지난 8월 26일, 아프간에서 한국 정부를 도와 함께 일했던 아프간 사람들 391명이 특별공로자 신분으로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그들은 길게는 7~8년 동안 대사관, 병원, 직업훈련원, 지역재건팀, 코이카 등에서 한국 정부를 위해 함께 일했던 사람들입니다.

이들이 아프간의 카불 공항을 떠난 지 하루이틀 후에 카불 공항에서 자살폭탄테러가 발생하여 미군 13명, 민간인 73명이 사망하는 대참사가 일어났습니다. 아프간의 특별공로자들을 구출하는 작전명은 ‘미라클’이었습니다. 과연 작전명 그대로 이들의 구출에 성공한 것은 기적이었습니다.

기적이라 해서 사람들이 아무 일도 하지 않았는데도 하늘에서 은총이 임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아프간 주재 한국대사관은 이와 같은 비상사태를 대비하여 오래 전부터 한국을 도왔던 사람들을 피라밋 구조로 촘촘히 연락망을 구축해 놓았습니다. 비상사태에 대한 이와 같은 사전 준비는 아프간 수도 카불이 갑자기 탈레반에 의해 접수되자 섬광 같은 빛을 발했습니다.

탈레반의 카불 점령은 미국의 정보망을 무색케 했습니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시간에 도적같이 급속하게 카불을 점령했습니다. 카불이 점령당하기 보름 전에 한국정부는 대사관이 카불에서 철수하고 보다 안전한 이웃 국가 카타르로 옮기도록 명했습니다.

대사관 직원들이 철수하던 날, 함께 일하던 아프간의 동역자들은 물었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하느냐? 우리는 당신들을 도왔다는 것 때문에 탈레반 치하에서는 죽임을 당할 것”이라고 애원했습니다.

아프간 한국 병원에서 1년 반 동안 근무했던 일산백병원 신경외과 손문준 교수도 당시 함께 근무했던 동료에게 긴급 지원 요청 전문을 받았습니다. “아프간을 탈출하지 못하니까 아내는 탈레반과 강제 결혼을 당할 것이고 아이들은 어찌 될 줄 모른다. 제발 구원의 손길을 부탁한다.”

이처럼 아프간의 동역자들은 긴박했습니다. 15일 1차로 대사관이 카불을 철수하던 날, 대사관 직원들은 함께 일하던 아프간 동역자들을 위로했습니다. ‘지금 우리가 아프간을 아주 떠나는 것이 아니다. 사태가 위험하게 되면 우리는 반드시 당신들을 잊지 않고 돌아올 것이다’는 약속을 남기고 대사관 직원들은 카불에서 철수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 날이 빨리 임했던 것입니다. 대사관 직원들 모두가 아프간에서 완전 철수하라는 본국의 훈련이 임했습니다. 직원들은 카불에 남겨진 동역자들과의 약속을 생각했습니다. 김일응 참사관은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일념뿐이었습니다.

카불이 탈레반에 의해 접수되는 것은 시간문제였습니다. 그러한 때, 다시 카불로 들어가는 것은 스스로 사지로 들어가는 것과 같았습니다. 본국에 긴급 타전을 했습니다. “내가 들어가지 않으면 그들의 신원을 확인할 사람이 없습니다.” 옆에 있던 경호단장도 거들었습니다. “저는 아이들도 다 장성했으니 괜찮습니다.” 이렇게 그들은 죽음을 무릅쓰고 카불로, 사지로 들어갔고, 작전명 미라클은 드디어 성공했습니다.

사지로 들어가 한국정부와 국민을 대신해서 약속을 지켰던 사람들, 자국의 대사관 직원들의 신변 위험을 무릅쓰고 미라클 작전을 허락해 준 한국정부의 정책 결정자들, 한 달 전부터 탈출을 위해 세밀한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준비했던 사람들이 협력해서 미라클 작전은 기적을 이루어 낸 것입니다.

그들은 난민이 아닌 특별공로자 신분으로 한국에 왔습니다. 그들의 1차 정착을 따뜻이 환영해 주신 진천 주민들, 그들을 영접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라고 환대해 준 대한민국의 국민들! 모두가 위대한 사람들입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난민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가슴도 더 넓어지고 따뜻해져야 하겠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가난한 사람들, 특별한 가난한 난민들을 융숭히 접대하라고 명령하시면서 이스라엘 사람들의 역사적 체험을 기억시키셨습니다.

출애굽기 23장 9절 말씀입니다. “너는 이방 나그네를 압제하지 말라. 너희가 애굽 땅에서 나그네 되었은즉 나그네의 사정을 아느니라.”

우리 민족만큼 고난의 터널을 지나 급속하게 선진국 대열로 올라선 나라가 세상에 또 어디에 있습니까? 우리는 가난과 고난 받는 자들을 잊어서는 안 될 백성입니다.

무엇을 얻기 위해 난민들을 돕자는 뜻이 아니라 그 길이 창조주 하나님의 뜻이요, 인생의 정도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대로 그들을 융숭히 대접해야 합니다. 히브리서 13장 2절에서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손님 대접하기를 잊지 말라. 이로써 부지중에 천사들을 대접한 이들이 있었느니라.”

미라클 작전은 기적이었습니다. 기적은 기적을 낳습니다.

강경민/ 평화통일연대 상임대표

강경민  nils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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