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11일부터 16일까지 강화도에서는 크리스천들을 위한 이색집회가 열린다. 2014 열방부흥축제(Celebration for the nations in Korea). 이 집회가 ‘이색’인 것은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영국 웨일즈에서 열리다가 영국 외 지역에서 처음 열리기 때문이고, 명망있는 강사나 유명 밴드도 없이 그저 다같이 예배를 드린다는 단순함 때문이다. 너도나도 화려한 강사진이나 특출한 프로그램으로 승부하는 기독교 수련회 마당에서 어쩌면 초라해 보일 수 있는 데도 말이다. 거기다 참가비도 12~15만원으로 만만치 않다.
이번 열방부흥축제가 이색적인 이유가 또 있다. 북한을 품는다는 것이다. 열방 축제인데 웬 북한? 그건 웨일즈 열방부흥축제의 초창기 역사를 거슬러 살펴야 한다. 2007년 여름, 웨일즈의 한 시골마을에서 열방부흥축제가 열렸을 때 한국에서 300명이 참석했고, 그 중에는 탈북자들도 끼어 있었다. 예배의 사전적 정의는 신(神) 앞에서 공경하여 절하는 것이다. 웨일즈의 열방부흥축제를 한마디로 하자면 예배를 사전적으로, 에프엠대로, 곧이곧대로 드리자는 것이었다. 거기에 무슨 인간의 의도나 조직의 기획이 끼어들 여지도 이유도 없었다. 그런데 그 첫 예배에서 사람들의 마음속에 북한을 향한 간절한 마음이 솟아나기 시작했다. 집회가 끝나고서는 북한을 위한 기도모임도 생겼다.
2007년부터 2013년까지 매번 웨일즈 열방부흥축제 때는 북한을 위한 마음과 기도의 열기와 깊이가 더해 갔다. 이번에 영국이 아닌 해외에서는 처음으로 한국 강화도에서 열방부흥축제가 열리게 된 것도 북한, 나아가 분단, 통일과 관련이 크다. 내년 2015년은 국토 분단 70주년(2018년은 남북 각자 정부 수립으로 인한 정치분단 70주년, 2020년은 동족상잔의 6‧25로 인한 마음분단 70주년)이다. 북한땅을 코앞에서 바라보며 통일은 지금의 현실처럼 아득한 것이 아니라 이미 하나님께서 주신 것임을 믿음으로 선포하자는 게 이번 강화도 열방부흥축제의 바탕을 이루는 정신이다.
2007년 첫 해부터 무더기 사람들을 웨일즈로 데려갔고, 그로부터 7년 후 이번엔 강화도에서 똑같은 집회를 준비하고 있는 고형원(52) 하나의코리아 대표를 지난 29일 오후 서울 상도동 부흥한국 사무실에서 만났다. 반바지에 라운드 티셔츠를 입은 채 한두 평밖에 안되는 작업실에서 편곡작업이 한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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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형원 선교사(부흥한국 대표). ⓒ유코리아뉴스 최승대 기자 | ||
강화도 열방부흥축제 때 쓸 곡이 아니라 올 가을 제작이 목표인 유명 가수들과의 옴니버스 앨범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곡의 주제는 통일이다. 14곡 모두 고 대표가 작사, 작곡을 했다. 문제는 유명 가수들을 아직 섭외하지 못했다는 것. 지금 그 섭외의 준비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 프레젠테이션용 데모 버전 곡들을 만들고 있다. 자작곡엔 능하지만 편곡에는 경험도 기술도 없는 터라 속도는 더욱 느릴 수밖에 없다고. 고 대표는 “올 초만 해도 대통령 통일 대박 발언이 나오고 해서 마음의 긴장을 좀 늦추고 있었는데 남북관계가 계속 꼬이는 걸 보며 이제야 정신이 번쩍 든다”며 “노래가 길을 만든다. 사람은 못들어가도 노래는 들어갈 수 있다. 남과 북, 좌우 다 끌어안고 우리 민족이라면 누구나 다 고백할 수 있는 노래, 슬픔도 아픔도, 미래도 꿈꿀 수 있는 그런 노래를 부르자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데모버전으로 준비하고 있는 한 곡을 직접 불러주기도 했다. 잔잔하게 부르는 ‘우린 믿어요’란 제목의 가사가 가슴을 파고들어왔다. “우린 믿어요. 이 땅에 새날이 오는 것을. 흰옷 입은 겨레, 이 푸른 하늘 아래 함께 노래할 그날을 우린 믿어요. 이 땅이 하나되는 그날을 남과 북 형제들, 함께 땀흘리며 내일의 길을 열어요. 오, 우린 믿어요. 우리 서로 마음 열 때 새로운 세계가 우리 앞에 열리는 것을. 그토록 오랜 세월 아팠던 이 땅 한반도에 그토록 꿈꿔왔던 아름다운 하늘이 열려요.”
그는 한때(1997년 중후반) 연인원 1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려올 정도로 대규모 콘서트를 이끌었었다. 이른바 부흥콘서트. 그가 만들었던 곡 ‘부흥’은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어느 집회에서나 그 곡을 따라부를 정도였다. 그 후로 ‘부흥 1997’ ‘부흥 2000’ 등의 후속곡이 이어졌다. 그는 요즘 서울 내수동교회에서 매주 목요일 저녁 때마다 ‘통일코리아 찬양모임’을 인도하고 있다. 참석인원은 그때와 비교가 안될 정도로 수십 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고 대표는 “비록 많은 인원은 아니지만 탈북민들과 함께 드리는 지금의 예배야 말로 통일의 구체화이고 그 당시 기도의 응답이라고 생각한다”며 “당시 부흥콘서트를 통해 북한선교에 헌신하게 됐다는 여러 사람들의 고백을 요즘에서야 들으면서 우리가 뿌렸던 씨앗이 비로소 자라서 열매맺고 있다는 걸 보게 되어 너무나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 대표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누군가는 이런 말을 귀띔해준 적이 있다. “내가 만나본 숱한 크리스천 중에 고 대표만큼 성경대로 사는 사람은 못봤다.” 그 이유를 인터뷰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고 대표의 행동, 그러니까 삶을 이끄는 건 철저히 하나님의 마음인 것 같았다. 하나님 주신 마음을 따르려다 보니 자연스레 별명처럼 그런 이야기가 따라붙는 것이리라. 그가 그토록 모토로 삼는 예배가 어떤 것인지 확인하고 싶다면 8월 11일부터 강화도에서 열리는 ‘이색 집회’ 2014 열방부흥축제로 와보라, 그렇게 자신만만 강추해 드린다. 문의는 www.revivalkorea.org, 또는 02-824-3330으로 하시라.
다음은 고형원 대표와의 인터뷰 전문(다소 중첩되고 길다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핵심을 읽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구어체 문장을 그대로 살렸음을 밝힌다).
-2014 열방부흥축제가 얼마 남았다. 준비는 어떻게 되가나?
기도를 많이 해야 하는데, 부담만 엄청 안고, 기도는 잘 못하고 그렇게 지내고 있다.
-600명 참석이 목표던데?
거기가 600명까지는 최대한 잘 수 있는 숙소를 갖추고 있다. 지난주까지 등록한 사람이 300명 좀 넘었던 것 같다. 서울에서 하다 보니 1주일은 부담스러우니까 어떤 교회는 2박 3일 등록한 곳도 있고. 한국에서 하다 보니 일주일이란 긴 시간과 강화도란 장소가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이런 상황이 오히려 축제 같은 분위기로 이어지면 괜찮을 것 같다.
-‘열방부흥축제’가 웨일즈에서 지난해까지 7년간 진행됐고, 한국에선 이번에 처음으로 열리게 되는데 이 대회가 한국에서 열리게 된 배경은?
2006년 게일 딕슨이란 영국 선교사가 열방부흥축제에 대한 비전을 처음 받았다. 원래 영국인이고 모로코 선교사다. 2004년은 웨일즈 부흥 100주년이 되는 해였다. 웨일즈가 참 신기한 땅이다. 부흥의 땅이다. 1904년 이전에 150년간 12번의 크고 작은 부흥이 있었다. 마지막 부흥이 우리가 잘 아는 웨일즈 부흥이다. 이게 특별한 게 전 세계를 터치했기 때문이다. 그 소식을 접하고 웨일즈 선교사들이 전 세계 곳곳을 터치했다(평양 대동강 하류에서 순교했던 토마스 선교사도 이때 선교사로 나갔다).
이분이 영국 모로코에 있다가 청년들을 일으키라는 부르심에 따라 영국으로 다시 돌아갔다. 이분은 예배사역자나 기도운동하는 분도 아니다. 그냥 열방에 마음이 있는 선교사다. ‘네이션즈’라는 단체의 책임자인데, 이분이 2004년, 그러니까 웨일즈 부흥 100주년 되는 해에 똑같은 환상을 두 번 봤다. 전 세계 사람들이 물을 만지려 하는데, 그 중에 어느 누구도 생수 같은 그 물을 만지지 못하고 있는 거다. 그래서 하나님께 ‘하나님, 우리가 왜 이 물을 만질 수 없습니까?’라고 묻자 하나님께서 “너희는 그 물을 만질 수 없다. 너희는 노래하라. 그러면 그 물이 터져서 너희에게 솟구칠 것이다”라는 환상에 대한 이야기를 2006년 편지를 통해 접하게 됐다. 이 분이 지역 목사들과 1년간 계속 의논하고 기도하면서 ‘하나님께서 이 시대에 뭔가 하실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미국 등 전세계 여러 곳에 편지를 보냈는데 웨일즈의 한국 선교사님들이 부흥한국을 추천하셔서 한국에서는 저희한테 그 편지가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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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형원 대표는 예배의 본질, 공동체에 대해 오랫동안 이야기했다. ⓒ유코리아뉴스 | ||
-그 전엔 게일 딕슨이나 네이션즈라는 단체를 전혀 몰랐나?
전혀 몰랐다. 이 분들은 선교단체로서 이슬람 등에 선교를 많이 하는 분들이다. 보내온 그 편지를 저와 리더들이 읽으면서 평안한 마음이 생겼다. 2006년 그 당시 우리는 사역 그룹을 세 개의 타깃으로 정하고 있었다. 기도그룹인 어게인1907, 예배학교 등이었다. 그 편지를 접하고 선교단체 리더분들을 사무실로 초청했다. 이분들에게 그 비전을 나눴다. 그때 취지가 ‘2007년에 영국 웨일즈로 가서 예배하자’ 이런 거였는데 한국에서는 당연히 질문이 나오는 게 ‘2007년이 평양 대부흥 100주년인데 왜 우리가 거기를 가야 하느냐?’는 거였다. 저는 ‘부흥’으로 워낙 많이 알려져서 2007년이면 평양대부흥 100주년을 맞아 초청도 많고 갈 곳도 많았는데 다른 행사는 안가고 상암경기장에서 열린 평양대부흥 100주년 기념대회에만 갔다. 제가 딕슨을 모시고 광주도 가고 하면서 메시지를 12번 들었다. 들을 때마다 이분에게 주신 거지만 사람들한테는 잘 이해가 안되는 대목이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힐송처치 같으면 유명하고 강사도 있지만 열방부흥축제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얻을 게 아무것도 없다. 그냥 하나님께 예배드리러, 쏟아부으러 가자, 이게 취지였다. 우리 사무실을 사무국으로 삼아서 계속 이렇게 홍보했다. 이건 열방을 위한 예배였다. 처음엔 북한과는 상관없는 것이었다. 한 집사님이 탈북민들을 좀 모시고 가자고 해서 비행기 값을 댄다고 해서 첫 회부터 7-8명의 탈북민을 모시고 갔다. 열방부흥축제의 포커스는 북한이 아닌 열방이었다. 첫해부터 하나님이 굉장한 은혜를 주셨다. 한번은 탈북민들을 위해 기도했는데, 청중들 전체가 마음이 뜨거워져서 ‘prayer for North Korea’ 기도모임도 만들어졌다. 자꾸 북한에 대한 마음이 생기는 거다. 게일 딕슨 선교사도 북한에 대해 전혀 생각을 안했다가 점점 북한을 품게 됐다. 당시 영국에 탈북민들이 많이 나가던 때였다. 그래서 영국에 있는 탈북민들이 찾아오기도 했다. 원래 첫 해 한 번만 하고 안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일곱 번을 하게 됐다. 이게 저도 납득이 안되는 거다. 어디 집회를 갈 때는 유명한 스피커가 있다든지 ‘네가 뭔가를 얻을 수 있을 거야’ 이런 게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전혀 없는 거다. 그냥 다 같이 가서 열방과 함께 하나님 앞에 예배하자는 거였는데 예배하는 즐거움 그것 때문에 한국에서만 300명이 가고, 전세계에서 1000명이 모였다. 그 중에 400명이 코리안 크리스천이었다. 첫 해부터 영어와 한국어로 집회를 진행했다. 다른 나라는 그렇게 많지 않다.
첫해부터 그런 은혜를 주셨는데 7년을 진행해오면서 많은 은혜를 주셨다. 예배의 본질은 주님께만 드리는 것 아닌가. 그런데 사람들은 자꾸 자기가 뭔가를 받으려 한다. 열방부흥축제를 통해 한국교회 예배를 보게 됐다. 우리는 예배하면서도 세상의 영광을 구하고 자기의 영광을 구하지 않나. 그런데 여기서 하는 예배는 그냥 주님께만 예배하는 거다. 아무 이름없이 누구나 와서 시골 촌동네 같은 웨일즈의 한 마을에서, 마치 우리나라 호남지역 같은 곳인데 자연은 너무나 아름다운 곳이다. 그런데 여기가 신비가 있는 땅이다. 부흥이 많았고, 기도하는 분도 많고. 제가 매년 가다가 북한 관련해서 강한 인사이트를 얻었다. 사실 아일랜드 사람, 웨일즈 사람, 스코틀랜드 사람은 잉글랜드 인이 아닌 켈틱족이다. 켈틱 기독교인이다. 오후에는 집회가 없으니까 이 사람들이 자기네가 속한 원시 기독교, 자기네 땅에 있었던 켈틱 크리스처니티를 소개하는 투어를 했다. 관광버스로 우릴 데려갔다.
첫해 갔을 때 너무 좋다고만 생각했는데, 두 번째 해에 가서 북한에 대해 너무 좋은 인사이트를 얻었다. 그건 바로 공동체에 대한 거였다. 그 전부터 공동체에 대한 마음이 있었지만 북한을 재건할 때 막연했던 게 실제화됐다. 로마가 점령하고 나서 기원후 400년쯤에 갑자기 웨일즈를 다 놔두고 본국으로 돌아가버린다. 완전히 암흑기가 됐는데 그때 빛을 발한 사람들이 웨일즈 땅의 경우는 켈틱 크리스천 리더들이었다. 이 사람들의 관심은 빌딩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커뮤니티를 세우는 데 있었다. 그래서 로마 가톨릭은 재정과 힘에 의한 선교를 해오고 있다면 이 사람들은 크리스천 리더가 한 지역에 간다. 처음엔 성경을 가르치는데 성경과 함께 생업에 필요한 것들도 나중에 가르친다. 그러면서 거기가 중심지가 된다. 그 로마가 점령했다가 가고 나서는 그들이 지었던 석조건물과 길과 이런 것들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걸 감당할 사람들이 없는 거다. 사회가 어지럽고 어두울 때, 누구나 알파벳이라도 배우려면 그 공동체를 가야 했고, 나중에 왕족의 자녀도 교육시키기 위해 거길 보내고 그랬다. 그래서 어떤 곳은 바이블 칼리지가 되기도 했다. 대부분은 농장 등을 통해 그 지역 커뮤니티를 일으키는 구심점이 된다. 그래서 그 당시 아주 혼란기였는데, 보호를 받으려면 그 공동체엘 갔고, 그 땅에 가장 가난한 사람도 그곳에 가면 가장 좋은 포도주를 대접받았던 그런 공동체다.
제가 여기에 관심있었던 이유는 그 어려운 때에 사회를 재건하는 역할을 빌딩이 아닌 커뮤니티에 관심있었던 이 사람들이 했다는 거다. 투어를 갔을 때 켈틱 크리스천 리더가 이런 말을 했다. ‘저기 창문틈에 보이는 무덤이 1500년 됐기 때문에 감동하는 게 아니고, 바깥에 보이는 건물이 몇 백년 된 것이어서 감동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이곳에서 예배드렸었는데 그 후손들이 당신의 나라 선교사로 갔다. 그런데 그 열매들이 지금 여기에 와 있는 거다. 그게 내가 놀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켈틱 공동체의 말씀운동, 교육운동을 통해 북한을 재건할 때 성경적 나눔과 실천이 있는 어떤 공동체에 대한 인사이트를 받았던 게 굉장히 좋았다. 전혀 그런 생각 없이 웨일즈만 생각하고 예배만 생각하고 갔었는데 하나님이 뜻밖에 그런 선물을 주셨다. 7년 가는 동안 계속 북한 분들이 가면서 이상하게 영국 분들이 북한에 대한 마음을 받는 거였다. 어떤 분은 환상을 보기도 했다. 자기는 북한에서 노부부가 계속 기도하는 걸 봤고, 그들의 눈물이 흘러 대지를 적셨고, 싹이 돋아나고 있었고, 또 남한에서도 기도하고 있었는데 거기서도 눈물이 대지를 적시고 싹이 났다는 등등의 내용이다. 이상하게 자꾸 북한을 위한 기도를 하게 되는 것이다. 제가 YM(예수전도단)에도 있으면서 여러 외국 리더들을 만나봤는데 열방부흥축제를 인도하는 분들은 너무 겸손하고 진실하고 귀한 분들이다. 제가 신뢰하기 때문에 같이 하는데 거기 가면서 이상하게 사역의 세 꼭지가 생겼다. 이스라엘, 웨일즈, 그리고 북한(평양)이 생긴 거다. 이분들도 예상하지 못했고 말씀받고 기도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7년을 마치면서 원래는 한 텀을 쉬기로 했었다. 저는 아시아나 아프리카 같은 힘든 나라에 가서 하자는 생각도 있었다. 하나님께서 이사야서 54장 말씀을 통해 주신 말씀이 있다. 국내에 잉태는 했지만 해산할 힘이 없는 교회들이 많지 않나. 그런 교회들에 가서 함께 민족을 품고 예배할 때 그들이 하나님을 만나 힘을 얻어 해산을 하는 그런 전략을 저희에게 주셨다. 그걸 위해 웨일즈에서 7년간 했다고 생각하는데 한 해를 쉬자는 게 영국 리더들 생각이었는데 몇몇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럼 한국에서 인터내셔널 집회가 아닌 국내 집회로 하되 외국인도 와도 좋다’ 이렇게 된 것이다. 너무 한국이 끌고간다는 인상을 주고싶지 않아서다. 많이 오진 않지만 그런 마음으로 이번에 외국분들이 오신다. 올해는 코리아에 집중하고, 그런데 결정해놓고 보니까 내년이 국토분단 70주년이고 해서 올해 집회가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저희가 웨일즈에서 돌아오자 마자 강화도를 찾아갔다. 물론 파주나 이런 곳도 몇 군데 다녀봤는데 마땅한 곳이 없었다. 분단이 보이는 곳에서 같은 마음을 품고 우리는 DMZ도 가고, 평화전망대도 가면서 외국에서 오신 분들이 이 땅을 품고 기도하도록 하려고 한다. 그리고 탈북민들도 계속 들어오시라고 해서 금요일 우리가 인도할 때는 북한 친구들을 무대로 초청해서 함께 노래하고, 위해서 기도를 하려고 한다.
이런 두 가지 점에서 원래는 북한이 초점이 아니었는데, 그 분들이 먼저 북한을 향한 마음을 받은 것이다. 게일 선교사는 한 탈북소녀를 양녀로 입양하기도 했다. 아직 다 이해되는 건 아니지만 그런 마음으로 올해 코리아에서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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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형원 대표의 작은 작업실에 빼곡히 꽂혀 있는 직접 자작곡한 악보들. ⓒ유코리아뉴스 | ||
-고 대표를 이끄는 아이콘이랄까, 그 중 하나가 공동체라고 알고 있다. 강화도 열방부흥축제도 ‘강화도 공동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나?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아직 공동체를 시작할 만큼 재정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 고민도 있다. 실제적으로는 우리가 도시에 있어야지만 하는 이유도 있고. 이 공동체는 제가 10년 전부터 생각했던 것이다. 웨일즈 부흥축제 이전부터다. 우리 팀 안에도 전체가 북한에 대한 마음을 다 가진 게 아니다. 몇 사람만 모여서 이 방에서 기도하면서 하나님이 주셨던 게 우리가 실제로 뭘 할 거냐, 그 고민을 했던 거다. 제 안에 옛날부터 씨앗들이 있었던 것 같다. 저를 위해 기도해주시는 분도 그렇고. 찬양사역을 하는데, 제 주위에 아이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다. 제 마음엔 우리가 북한에 들어가서 다만 몇 명의 북한의 고아들이라도 데려다가 함께 하늘 아버지를 예배하고 부모가 없는 이 아이들과 함께 공동생활 하면서 이 아이들을 하나님 나라의 일꾼으로, 북한 땅을 재건하는 사람들로 크는 그런 공동체가 있으면 좋겠다, 그 생각을 했던 거다.
그 생각을 오래 하다 보니까 그건 어떤 상황이 되어서 그냥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여기서부터 그 일을 해야 한다는 마음이 생겼다. 사실 저도 팀의 책임을 맡고 있으니까 제 팀의 형제자매들이 대부분 음악을 하는 사람들인데 나중에 50~60대가 되어서 저는 간증 다닐 수 있고 말씀 전할 수 있지만 이 사람들과 헤어져야 하는데, 그렇다면 이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염려가 되는 거다. 처음엔 북한과 상관없이 공동체를 생각했다. 우즈베키스탄 집회 갔다오면서 우리 팀 드러머가 ‘형, 나 한국 가면 이제 팀 떠나야 돼. 결혼해야 되는데 돈이 없어서 돈 벌어야 돼. 한동안 드럼 못쳐’라고 하는 거였다. 그 이야기에 충격을 받고 그때부터 공동체를 생각했다. 그런데 원래 제 안에 있던 북한에 대한 마음과 합쳐지면서 우리끼리 사는 공동체는 의미가 없고 하나님 나라를 위한 미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미션 안에서 우리도 부족하지만 북한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우리 안에서 꿈을 꾸는 것은 탈북민 친구들도 같이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생산적인 일을 하면서 하나님이 채우시는 것도 경험하지만 뭔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도 하면서 하나님 나라와 북한선교를 위해 함께 땀흘리는 그런 공동체에 대한 마음은 우리가 늘 가지고 있다.
사실 강화도에 3~4년 전에 땅도 보러다니기도 하고, 그러다가 저는 또 여기서 할 일이 있으니까 제 대신 누가 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도 없고 ‘아, 이거는 내 일이 아니구나.’라고 느끼면서 누가 이 일을 그냥 주시기까지는 할 수 없겠구나, 생각했다. 해야 될 일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이번에 강화도에서 하는 것은 다른 것보다 월남하신 분들 중에 강화도에 계시다가 곧 다시 북으로 돌아가야지, 라고 마음먹었다가 그냥 거기서 결혼하고 그래서 민족제단 쌓고 기도했던 분들이 곳곳에 계셨다. 그래서 한국에서 열방부흥축제를 할 때도 강화도에서 했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이 있었다.
-이번 열방부흥축제는 웨일즈 열방부흥축제와 프로그램은 같은가?
비슷하다. 오전 3시간 두 팀, 저녁 3시간 두 팀이 기본적으로 예배를 쭉 인도한다. 웨일즈보다는 좀 짧다. 일부러 8‧15 기간을 잡았다. 덥겠지만, 그래도 8월 15일을 생각해서 이 날은 12시간 예배를 드리려 한다.
-8‧15 12시간 예배는 어떤 건가?
모든 사람이 꼭 거기(집회장) 있어야 한다는 건 아니고 그 시간에 나가서 쉬어도 되고 식사할 때도 한번에 우르르 나가지 않고 알아서 하는 거다. 그래서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한 시간에 한 팀씩 12팀이 돌아가면서 찬양하며 예배하는 거다. 예를 들어 북한과 이슬람을 생각하면 염려부터 하지 않나. 그런데 이 셀레브레이션의 핵심은 제가 생각할 때 개인적인 워십송보다 프레이즈 송이 강하다. 하나님은 불가능한 것이 없으시다, 하나님은 열방의 왕이시고 한민족의 아버지시다, 그걸 선포하는 믿음의 고백, 그게 있었다. 사실 처음 갔을 땐 힐링사역, 예언사역 하는 분들도 왔었는데 그래서 어떤 때는 예배하다가 기도하고 치유도 일어나고 했는데 해를 거듭하면서 그게 아니고, 열방의 왕이신 하나님 앞에 단순히 예배드리는 거란 걸 알았다. 우리에게 주신 마음은 그거였다. 이 집회 이름처럼 너희는 하나님 앞에 예배해라, 내가 누구인지를 셀레브레이션(경배) 해라. 그러면 내가 열방 가운데 셀베이션(구원)의 역사를 행하겠다, 그게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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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계속 사람들 모시고 갔지만 이 집회에 대해 제가 해마다 하나님 앞에 질문을 했다. ‘하나님, 셀레브레이션이 도대체 뭡니까? 우리가 왜 여기까지 와야 됩니까?’라고. 하나님이 저에겐 이미 이 모임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주셔서 저 스스로는 거리낌이 없지만, 사람들에겐 이해시킬 필요가 있었다. 웨일즈와 한국만 놓고 보면 웨일즈는, 어떤 목사님이 그런 표현을 하셨다. 한국도 지금은 선교자원이 줄어들고 있지만, 한국은 선교를 위한 열차 차량은 있는데 레일은 아직 없는 상황이고, 웨일즈는 수세기 동안 선교한 노하우, 그러니까 레일은 있는데 차량이 없다. 그것이 만나는 지점이라는 거다. 저희는 하여튼 주님께 부어드리는 예배, 우리가 하나님 앞에 아무 조건 없이 이미 우릴 구원하셨기 때문에 내가 얻을 것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주님께 부어드리는 예배가 회복돼야 한다는 거다. 그게 예배의 본질이다.
제가 여길(웨일즈) 다니면서 예배에 대한 개념이 바뀌었다. 한국 예배 상황은 너무 개인에 갇혀 있다. 자기 자신이 우상이라는 거다. 예배 가운데서도 자기 영광을 구하고, 자기 교회, 자기 단체의 영광을 구한다. 심지어는 세상의 영광을 구한다. ‘하나님, 나를 더 높은 곳으로...’ 이건 하나님 영광과는 완전히 반대 방향으로 가는 거다. 웨일즈 가면서 이것에 대해 하나님이 많이 말씀하셨다. 그 다음 가면서 또 하나님 앞에 ‘뭡니까? 도대체?’라고 물었다. 하나님이 제게 생각나게 하신 것은 이슬람과 힌두권의 강력한 세계는 바로 그들의 예배라는 것이었다. 그들의 예배 터 위에 공동체가 생기고 가치관이 생긴 거라는 것, 풍속과 문화가 생기고 그들의 도시와 나라가 생긴 거라는 거였다. 사실, 웨일즈는 잘 알려진 데도 아니고 화려한 곳도 아니다. 그냥 시골이다. 마지막 날은 텐트 쳐놓고 자기도 했다.
-숙소가 텐트?
건물에서도 잤지만 텐트에서도 잤다. 여름인데도 밤에 자다가 너무 추워서 부르짖을 수밖에 없다. 기도할 수밖에 없다. 너무 추워서(웃음). 여름인데도 파카를 가지고 오라고 했는데 우리는 안가지고 갔다. 낮에는 너무 더운데 밤에는 춥다. 그때 하나님이 우리에게 말씀하신 것은 보잘것없어 보이는 이 예배도 마음을 100% 쏟아붓기를 바라고 계시다는 거다. 이슬람의 강력함에 금을 가게 하는 작은 물맷돌과 같은 바로 이런 예배라고 말씀하셨다. 사람들 눈에는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유명한 팀도 없지만 다 예배하러 왔기에 인도하시는 목사님은 그냥 북만 치는데도 다들 뛰고 그런다. 이 사람들 자체가 예배드리러 왔기 때문이다. 이미 하나님으로 인한 기쁨이 있는 거다. 하나님이 뭘 해주기 전에 예배를 드리러 자기 돈 들여서 온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도 아프리카 사람들이 와서 찬양하다가 춤을 췄는데 모든 사람들이 다 따라하는 거다. 열방의 예배를 맛봤다. 그런데 이상하게 거기서 북한에 대한 마음을 자꾸 부어주시는 거다. 그래서 세 꼭지점이 된 거다. 올해는 평양을 마음에 품고 분단상황을 울어주기 위해 그 상황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불가능하신 게 없으시다는 걸 코리아 가운데 선포하는 마음으로 사람들이 오는 것이다.
-이번엔 해외에서 몇 분 정도 참석하나?
아직 정확하게는 모르겠는데 필리핀에선 15명, 우간다 5명 정도 될 것 같다. 웨일즈에서도 몇 분 오신다. 사실 한국에서 하면서 꼭 이 팀들이 왔으면 했던 팀은 일본과 중국팀이다. 8‧15가 끼어 있으니까. 여기서 일어났던 일 중 하나가 여러 나라 사람들이 함께 모이다 보니 이스라엘과 이집트 크리스천들이 함께 예배하다가 화해하고, 이란 크리스천과 이스라엘 사람들이 화해하고 그런 감동적인 장면이다.
(고 대표는 웨일즈 열방부흥축제 영상을 직접 보여줬다.)
웨일즈를 다녀온 탈북민들이 많이 바뀌었다. 최근에도 저희 모임에서 간증도 했는데 한 자매는 ‘하나님이 조선족을 위해 기도하라’는 마음을 줬다고 이야기했다. 자기들을 어렵게 한 사람도 조선족이지만 처음 복음을 전한 사람도 조선족이다는 마음 주셨다는 거다. 그곳에서 예배했던 사람들, 토마스 선교사도 그렇고 기회가 될 때마다 그분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토마스 선교사가 27세에 대동강에서 순교하신 것에 대해, 그분을 파송해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했다. ’우리는 그 씨앗의 열매이다‘면서. 첫해 텐트에서 추워서 일어나 부르짖으며 기도회를 했었는데 리더십들이 아침에 모여 회의를 하다가 깜짝 놀랐다. 젊은 사람들이 그렇게 부르짖어 기도하는 걸 처음 봤다고 했다. 서로 너무 격려가 됐다. 7년 가면서 웨일즈 교회가 성장하고 있다는 공식 보고도 들었다. 물론 영국 전역에 건실한 교회도 있고 하나님 하시는 많은 일들이 있지만 드러나고 홍보하지는 않지만 그분들이 너무 고마워했다. 실제 토마스 선교사 파송교회는 어떤 자매가 가서 봤는데 13명인가 교인들이 계시는데 평균 연령이 61세였다고. 다음세대가 없는 것이다. 그 교회의 손자뻘 되는 한국 크리스천들이 가서 그 땅을 위해 울어주고 고맙다고 하고, 웨일즈 청년들과 같이 하면서, 지금은 뭔가 다 이해할 수 없지만 뭔가 하나님이 하시려는 일들이 있는 것 같다.
-이번 강화도 열방부흥축제가 고 대표 개인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나?
사실은 열방부흥축제를 준비하지만, 팀적으로나 개인적으로도 약한 상황이다. 내가 이런 자격으로 이걸 준비해도 되나, 너무 죄송한 시즌이다. 또 지금 앨범이나 다른 것도 해야 할 급한 마음인데, 어찌 되든 저는 82년도 대학교 2학년부터 예수전도단에서 간사생활과 찬양사역을 했다. 며칠 전에 그런 생각을 했다. 예배하는 사람들이 그립다고. 함께 서서 하나님 앞에 열방의 왕이시고 한민족의 아버지이신 그분 앞에 함께 예배하는 현장이 너무 그립다고. 제 기억 속에 그런 굵직굵직한 현장들은 예전단 화요모임이었고, 부흥콘서트였다. 세 번째가 열방부층축제였다. 어떻게 보면 화요모임은 개인을 비롯해 하나의 집회였다면 부흥콘서트는 민족을 품고 하는 예배였다. 열방부흥축제는 열방의 왕이신 하나님께 예배하는 건데 저는 이 열방부흥축제를 통해서 그분들 안에, 그리고 제 자신부터 민족을 품고 우리 시대 돌파가 일어나는, 그런 찬양을 드릴 수 있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게 삶으로도 이어져야 한다.
제가 더 영적으로 준비돼야 하는데, 오히려 더 아닌 상황이 되는 거다. 그러니 하나님의 온전하심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거다. 우리가 온전할 수 없지 않나. 그러니 하나님의 온전하심과 신실하심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북한을 바라볼 때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말도 안되고, 절망적이다. 그런 관점에서 정말 연약한 죄인으로, 또 부끄러운 코리안으로서 이 나라를 신실하신 하나님께 맡겨드리는, 그래서 오히려 눈물 가운데서 믿음으로 기뻐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상황을 보면 기뻐할 수 없는 게 너무 많은데 거기에 내가 믿음이 더 필요한 것 같다. 내가 불안한 건 하나님이 못하실까봐 그러는 거 아닌가. 상황을 보면 너무 절망적이다. ‘왜 이렇게 안될까?’ 하면서 내가 애쓰고 하면서 내 안에 믿음이 없기에 비관적이 되는 것이다. 물론 우리가 돌이키고 회개해야 하는 것은 똑같지만 또 한 면에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완전하심을 바라보고 그 안에서 안식하며 ‘하나님이 이미 승리하셨습니다’ 그렇게 선포할 수 있는 믿음이 지금 제게도 필요한 시점이다. 왜냐면 특별히 코리아를 품고 하는 예배이기 때문이다. 물론 한걸음 한걸음 열방부흥축제 안에서도 최선을 다하겠지만 그런 안타까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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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형원 대표 ⓒ유코리아뉴스 | ||
-찬양사역 시작 때부터 북한을 품으셨나?
그건 아니었다. 그때 당시는 찬양사역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 그냥 제게 맡겨진 일이었다. 나중에 화요모임에 자원봉사자로, 메인 찬양인도자로 서다가 내가 평생 해야 할 일이 작곡과 예배 사역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섬겨야겠구나 하는 마음을 주신 게 36세 때 부흥 앨범이 나오면서다. 전혀 예상할 수 없는 거였다. 제가 음악을 전공한 것도 아니었고. 지금도 제가 시창(始唱)도 안되고 실기도 없는데 하나님이 그 일을 통해 내가 평생 해야 할 일이구나 하는 깨달음을 주셨다.
물론 부흥앨범 처음 주셨을 때부터 북한에 대한 마음을 주셨다. 부흥콘서트 투어를 할 때 1998년 서울 체조경기장에서 2번, 부산 사직체육관, 광주 무등경기장, 전주 등 7개 도시에서 8번 집회를 했다. 그 해 연인원 10만 명 정도가 왔는데 그 집회를 할 때 하나님께서 자꾸 4번의 집회는 민족의 부흥을 위해, 4번은 북한에 대한 마음을 주셨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그 북한에 대한 메시지를 오대원 목사님이 해야 한다는 마음을 주셨다. 참 이상하지 않나. 그분은 한국 사람도 아닌데. 저는 당시 그분이 북한에 대해 마음이 있으신 걸 몰랐다. 그러면서 그분이 1970년대에 북한에 대한 환상을 봤다는 얘기를 듣게 됐다. 오 목사님은 환상을 이야기 하시는 분이 아닌데 어쨌든 그 환상이 70년대에 하나님이 보여주신 건데, DMZ 위에는 시꺼먼 먹구름이 덮여 있고, 북한엔 에스겔 37장처럼 메마른 뼈로 하얀 것들이 보였고, 남한은 커다란 강과 같이 열매가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까 내부로부터 썪어 들어가고 있었다는 거다. 이건 뭔가. 하나님이 그 땅에 지금이라도 놀라운 일을 하실 수 있다는 것이다. 열방부흥축제와도 연결이 되는 거다. 그런데 남한 교회가 남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내부로부터 썩어들어가는 거다. 지금 현실이 딱 그거 아닌가. 메뚜기같이 자꾸 두려움에 사로잡혀서 사랑으로 품고 기도하지 못하는 그 모습을 그분을 통해 알게 됐다.
그래서 첫 해에 그분이 오셔서 북한 도전을 했는데 그 해 재정이 2억 1000만원 정도가 들어갔는데 티켓 하나도 팔지 말라고 하셔서 다 공짜로 초청했다. 헌금은 무조건 북한 돕기에 써야 한다고 해서 1억 3000만원 정도 모아진 헌금을 다 전달했다. 그 집회를 통해 막연했지만 북한의 문이 열리면 1년, 3년, 5년 섬길 사람을 도전했는데 최근에 그런 분들 만난다. ‘10여년 전에 연변과기대를 갔는데 부흥콘서트에서 헌신했다’고 하는 노교수 부부도 만나고, 이곳저곳에서 그런 얘기들을 듣는다. 어떤 분은 고등학생 때 부흥2000 앨범을 듣고 울었다고, 그러면서 북한에 대한 마음을 주셨다고 얼마 전 전화를 주시기도 했다. 우리는 보잘 것 없는 사람들이지만 하나님이 그 일을 시작하신 것 같다. 부흥앨범 하면서 첫해 콘서트 때부터 북한에 대한 도전들을 저희가 했다. 중국서 쉘터하는 분인데 그때 헌금으로 이렇게 시작하게 됐다는 등의 실제적인 열매를 접하고 있는 거다. 최근 제 마음 안에는 어떻게 보면 제 삶의 중요한 순간일 수 있는데 부흥이라는 앨범 주시면서 이 길을 평생 가야 한다는 마음 주셨고, 지난 1-2년 사이에는 북한에 정말 하나님 나라가 임하고, 더 새롭게 되는 일에 내 삶을 다 드려서 목숨을 잃어도 아깝지 않겠다, 정말 이것을 보고싶다, 그런 소망이 생겼다. 내가 죽을 때까지 해야 할 일은 이거다, 하는 마음을 더 부어주신 것 같다.
-부흥축제 할 때, 10만명 이렇게 모였는데, 지금은 내수동교회에서 자그맣게 하시는데 어떻게 보면 쇠퇴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데?
외형적으론 15년 전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감사한 건 어쨌든 그 기도모임이 쥬빌리 네트워크로 해서 50개 단체가 연합돼 있고. 저희가 2000년에 처음 씨뿌렸던 게 그런 모습으로 열매 맺어 있어서 감사하다. 7년 전 오대원 목사님 모시고 시작한 통일비전캠프가 지금은 네 단체가 주관해서 많은 분들이 합력하는 모임이 된 것도 감사하고.
-통일비전캠프는 그렇게 시작된 건가?
저는 보통 집회를 가면 두 시간이 주어지면 한 시간은 프레이즈&워십으로 한다. 먼저 예배하는 거다. 그 다음 부흥 노래 부르며 민족, 시대, 열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그런 걸 쭉 해오다가 2008년 1월에 통일비전캠프를 시작했다. 옛날에 예수전도단 내 전도학교가 있었다. DTS가 생기기 전이다. 오대원 목사님이 세운 예수전도단은 한국 토종 선교단체다. 이분이 한국의 청년들을 만나고 선교자원으로 보내야겠는데, 그렇다면 국제자원으로 연결해야 하는데 어디가 좋을까 생각하다가 하와이 YM에 가서 DTS를 받고 예수전도단이 와이엠의 한국 브랜치가 된 것이다. 예수전도단의 원래 이름도 쓰면서 국제와이엠의 한국지부가 되었다. 그게 1981년인가 그렇다. 그 전엔 DTS가 없었다. 대신 전도학교란 프로그램이 있는데 짧으면 1주, 길면 3주간 하는 캠프였다. 차비만 가지고 가서 전도를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제가 이걸 생각한 거다. 그래서 북한선교캠프를 오 목사님 모시고 하자, 대신 방식은 5박 6일로 했다. 오 목사님께 말씀드렸더니 좋다고 하셔서 첫해에는 오셔서 새벽, 오전, 저녁 말씀 혼자 다 하셨다. 그게 2008년 1월에 처음 시작한 거다. 올해까지 7회를 마쳤다. 감사하게도 우리는 작게 시작했지만, 가늘고 길게 쭉 나아가고 있다. 한 가지 감사한 건 통일코리아 찬양모임에 원래 탈북민이 없었는데 지금은 탈북민들이 있다. 지금 나오는 탈북민들은 기도의 열매인 거다.
-통일을 주제로 한 옴니버스 앨범은 어떻게 되어가나?
올 10~11월 제작을 목표로 하고는 있는데 편곡자들도 바쁘고, 저는 곡은 쓰지만 기술은 안되고 해서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제가 지금 프레젠테이션을 만들고 있다. 앨범에 들어갈 14곡 중 6곡 정도만 데모버전으로 불러서 들려주면서 이게 왜 필요한지 얘기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내년이 분단 70주년인데, 70년 동안 영화에는 어떤 일이 있었고 했지만 가수들이 이 땅의 슬픔을 가지고 미래를 꿈꾸면서 만든 앨범이 없었다. 우리 문화인, 예술인들이 할 수 있다, 노래가 길을 만든다, 사람들은 못가도 우리는 다 간다, 우리가 이걸 할 수 있는데, 남과 북, 좌우 다 끌어안고, 우리 민족이면 누구나 다 고백할 수 있는 노래, 슬픔도 아픔도 노래하고, 그러면서 미래를 꿈꾸는 노래를 부르자, 이렇게 호소하려고 한다. 이분들만 기다리는 게 너무 시간이 안될 것 같아 저도 작업을 하고 있다(그날 간 날도 티셔츠에 반바지차림으로 작업실에서 열심히 편곡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지금같이 꽉 막힌 시기에 노래 같은 게 뻥 뚫어주는 그런 역할을 해야 할 것 같다.
지금은 어떻게 보면 그런 곡이 나올 수 있는 제일 좋은 여건이다. 처음엔 지금 정부의 방향성 때문에 제가 좀 여유가 있었다. 통일은 대박이다고 얘기해서 제가 곡을 만들어도 공격 받을 여지가 적어진 거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게을러진 것이다. 가끔 편곡자들이 모여 기도도 하는데 지난번 인순씨 나가수에서 일등할 때 편곡했던 친구와 그 친구가 또 다른 자매를 데려왔는데 그 친구는 해품달 OST를 만든 자매다. 이 자매도 100만원 넘는 돈을 모아서 헌금으로 보내줬다. 한 선교사님이 북한 자매들 인신매매하기 전에 데려올 수 있도록 헌금을 보내서 지금 그 자매들은 한국에 와서 훈련받고 있다. 편곡하는 형제도 아버지가 목사인데 작년 말에 결혼했는데, 결혼비용이 1600만원 들었는데 그 중 800만원을 헌금했다. 참 귀한 사람들을 하나님이 보내주셨다고 생각한다. 하덕규 목사님이 소개해 준 베이시스트가 있다. 가수를 만나기 전에 그 친구를 통하면 쉽게 만날 수 있을 거라고 해서 먼저 만나서 설명해주고 그 다음 징검다리로 가수를 만나면 될 거라면서. 자료를 찾다보니까 우리나라 가수 중에 제일 먼저 평양 가서 공연한 사람이 그 가수라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북한에 뿌린 씨앗이 있는데 이번을 계기로 동료 가수들과 함께 참여하면 좋을 것 같다. 기도해 달라.
(그러면서 고 대표는 컴퓨터의 반주 프로그램을 클릭했다. R&B 창법의 모 여가수가 부르면 딱 좋을 거라면서 자신이 직접 불러줬다. ‘우린 믿어요’란 노래다. 역시 그 여가수가 부르면 딱이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이 앨범 빨리 만드셔야 할 것 같다. 가사도 그렇고 느낌이 괜찮은데..
그렇다. 그런데 올해는 유난히 바쁘다. 우리 앨범에, 열방부흥축제에... 문제는 제가 게으르다는 거다. 하나님 얼굴을 구하고 해야 하는데, 어떨 땐 혼자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런 게 힘든 거다.
-젊은 분들한테 통일에 대해 전하고 싶을 때 어떻게 설득하는지?
제가 다니면서 재작년부터 많이 하는 이야기가 있다. 남한이 울어야 남한도 살고 북한도 산다고. 남한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무정한 사회가 됐다는 것 아닌가. 북녘 땅을 위해 울어야 할 때 못했기에 옆의 남한 사람 봐도 울지 않는, 그래서 점점 비정한 사회가 되는데 청년들한테 얘기할 때 우리 안의 가장 큰 능력은 다른 사람의 아픔에 동감하는 능력이다,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을 하나님은 시대 때마다 쓰셨다는 것이다. 느헤미야가 동족들의 환난을 인해 울었고, 그가 가장 먼저 한 일도 수일 동안 울고 슬퍼하고 금식했다. 그럴 때 느헤미야를 쓰셨다. 민족의 죄악을 인해 다니엘은 울었다. 예수님도 우셨다. Jesus wept. 성경에서 가장 강력한 두 단어다. 죽은 나사렛 앞에서 우셨다고. 하나님은 어느 시대나 우는 사람들을 쓰신다. 그런데 지금 우리 동족이 북녘땅이 죽어가는데 한반도의 온전한 치유를 위해서라도 울어야 하는데, 지금 한반도가 끊겨 있기 때문에 울지를 못하는 거 아닌가. 세월호에 갇혀서 구출될 것 같은데 가라앉아버린 그 아이들을 생각하며 울었던 심정으로, 지금 북한에도 영상으로 그걸 모니터링해 보여주진 않지만 매일매일 세월호가 몇 대씩 침몰하는 것같이 수많은 아이들이 기아와 질병으로 그런 일을 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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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뜻밖에 접했던 웨일즈 열방부흥축제를 지난 7년간 쭉 참여하면서 고 대표는 예배의 본질은 '나'가 아닌 '하나님'께 맞추는 것임을 새롭게 깨달았다고 밝혔다. ⓒ유코리아뉴스 최승대 기자 | ||
그 전엔 젊은 친구들에게 우리가 왜 북한을 품어야 하는지 개인적으로는 하나님은 항상 잃어버리는 사람을 얻게 하시고, 누구든지 자신을 따르기 위해 자신을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는 사람을 쓰신다. 얻으려고 하는 사람은 잃을 것이고, 잃으려고 하는 사람은 얻을 것인데, 청년들에게 ‘너의 꿈이 아니라 그냥 하나님 앞에 너를 드리고 하나님의 꿈 앞에 사명이든 부르심이든 하나님 위해 드리면 수년 후에 알게 될 거다. 하나님의 꿈 안에서 정말 진정한 너의 꿈이 이뤄졌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이렇게 설득하는 편이다. 한반도에도 치유가 필요하고, 단원고를 보면 이 학교에도 힐링 프로세스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처럼 우리 나라가 전쟁으로 말미암아 남북이 고통 가운데 피흘림이 있었고 담이 생기고 분단이 있는데 이걸 치유해서 미래로 가는 길이 열려야 한다.
최근에 하는 이야기 중의 하나는 ‘북녘의 고난 중에 있는 교회를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앙의 자유를 찾아 월남한 크리스천들이 ‘북한을 도우면 안된다’고 하는 것은 월남하지 못한 그 후손들을 죽이는 거다. 왜냐하면 그 사람들이 가장 열악한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원조가 들어가지 않으면 가장 먼저 낭패를 보는 사람들이 바로 그 사람들이다. 위의 특권층은 끄떡도 없다. 우리가 잘 생각을 해야 한다. 힐링 프로세스가 필요하고 더 큰 혼란이 오기 전에 사랑으로 섬겨야 하고, 이런 얘기들을 주로 하는 편이다. 청년들에게는 이게 참 어려운 것 같다. 환경 자체가 가족 안에서도 한두 명 태어나서 혼자 크고 그런 상황이기에. 사실 제가 앨범을 만든 것도 그런 의도가 있다. 이 사람들을 어떻게 설득시킬 것인가. 더군다나 이 사람들은 부르는 노래가 다 개인에 관한 것밖에 없다. 사랑, 증오, 이별 이런 것밖에 없다. 우리나라 가요도 70년대를 보면 뭔가 함께 부르는 게 있었다. 제가 앨범을 만드는 것도 노래를 통해 공동체, 시대, 민족, 꿈 이런 것을 오리엔테이션 하기 위해서다. 가요도 가요지만 교회에서 부르는 찬양이라는 것도 너무 ‘나를 치유하소서’ 이런 류가 많다. 그런 노래가 필요없다는 게 아니라 밸런스의 문제다. 그런 노래만 듣고 그런 생각만 하고 자라면 개인, 자기 자신밖에 안남게 된다. 그런데 성경에는 그게 아니다. 먼저 하나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면 주시겠다고 했고, 잃으면 얻겠다고 했고, 그런 관점에서 모험을 하자는 것이다.
-앞으로 북한에 가서도 노래하실 기회가 있지 않을까?
이 앨범 만들고 나서 이 팀들이 함께 들어가서 할 수 있는 그런 심플한 노래들도 있으면 좋겠다. 제가 일부러 아리랑 멜로디도 넣고 한 이유다. 워낙 제 정서가 한국적 멜로디 아닌가. 여러 가지로 너무 감사하다. 가사는 사실 북한에 맞고, 그들의 공동체성, 남을 위해 희생하는 것 등이 맞고, 멜로디도 북한과 동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그런 쪽으로 길을 열어주시면 좋겠다. 그렇게 기도하고 있다.
-그러고 보면 통일되고 나서도 하실 일이 많을 것 같다.
2007년 평양 갔을 때 형제산구역이란 곳이 있더라. 옛날 영등포 같은 느낌이었다. 이름도 형제산이고 해서 막연하게 이런 곳에 공동체가 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끝)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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