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70년, 우리 모두 통일대장정을 시작합시다!” 새해 벽두, 배기찬 통일코리아협동조합 이사장(53)은 이런 인사말로 시작되는 신년 편지를 지인들에게 보냈다. 편지는 “광복·분단 70년이 된 지금, 코리아의 운명은 그 어떤 외부의 힘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민족, 곧 통일코리아, 새 코리아를 추구하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며 “8000만 우리 민족의 의지와 지혜와 힘을 결집하기 위해 우리 모두 통일대장정을 시작합시다”라고 제안하고 있다.

올해 펼칠 구체적인 활동 계획도 제시했다. 우선 전국 244개 군·구·시·도를 모두 찾아가 통일코리아의 비전을 나누고, 남과 북이 결연(연합)되도록 하겠다는 것. 이밖에 통일을 위한 한 주 한 끼 금식, 한반도기 달기, 자전거 전국 행진, 만민공동회와 민회 건설 등의 야심찬 구상도 밝혔다. 통일코리아협동조합 차원이 아닌, 통일코리아협동조합을 뛰어넘는 개인 차원의 새로운 통일운동 제안인 셈이다.

지난 20일, 열흘간의 제주 대장정을 끝내고, 전주 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와의 만남을 하고 막 올라온 배 이사장을 만났다. 배 이사장은 “막상 통일대장정을 시작해보니까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제주도뿐만 아니라 전주에서도 그런 사람들을 만났다”고 말했다. 다음달엔 광주·전남, 3월엔 전북, 이런 식으로 올해 내 전국을 돌겠다는 게 배 이사장의 계획이다.

그렇다면 이런 네트워킹이 NGO를 지향하는 것일까, 아니면 정당을 지향하는 것일까. 배 이사장은 “NGO도 아닌 정당도 아닌 사회운동체, 통일운동체가 될 것”이라며 아래로부터의 의견들을 모아 자체적인 지역조직을 만들고, 지역 조직들끼리의 네트워킹을 확대해 만민공동회, 나아가 민회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을 체제분단 70년인 2018년까지 추진해 실제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겠다는 것.

배 이사장은 올해가 광복 70년, 국토분단 70년이기 때문에 뭔가 역사적인 사건이나 변화가 있을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고 했다. 역사는 한 번도 그렇게 흘러온 적이 없다는 것이다. 배 이사장은 “역사는 반드시 거기에 필요한 대가를 요구했고, 거기에 필요한 힘을 요구해왔다”며 “가만히 있으면 홍시가 입에 들어오는 것처럼 그렇게 통일이 주어지는 게 아니고, 결국 새로운 힘, 그 새로운 힘을 통한 전체적인 정세 변화, 힘 관계의 변화가 필요하고 그런 면에서 저는 올해 시작한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통일대장정은 올해 끝나는 게 아니고 올해가 스타트라는 점을 배 이사장은 거듭 강조했다.

다음은 배기찬 이사장과의 인터뷰 전문.

-오래 전부터 (통일대장정을) 간다 간다 하셨던 것 같은데 진짜 가셨다?
이번에 열흘간 제주도를 방문하면서 ‘이 일을 시작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시작하기가 왜 그렇게 힘들었는지 모르겠다. 사실 이런 생각을 한 건 2010년부터다. 2010년 통일비전캠프 때 ‘전국을 돌아야 하는데’ 이런 마음이 들었다. 물론 그때는 트럭을 타고 배추장사나 채소장사처럼 돌아다니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가서 사람도 만나고 모임에 가서는 메시지도 전하려고 했는데 그때는 마음만 있었다.

그리고 2012년 미국에서 돌아오면서 주요하게 할 일로 전국을 순회하는 일을 생각했다. 2011년에 시애틀에서 ‘새코리아섬김학교’(NKSS, New Korea Servant School)를 할 때도 전체 과정을 끝내면서 ‘앞으로 하고 싶은 것’으로 전국 순회를 선택했었다. 그걸 사람들한테 얘기했었다. 2012년에는 귀국해서 1월부터 그런 일에 집중하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못했다. 막상 한국에 돌아오니까 그렇게 한다는 게 감당이 안되고 생활에 부담도 많고 해서 시작하지 못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2014년을 보내면서 2015년이라는 분단 70년이라는 시간을 놓치면 앞으로 나이도 들고 중요한 시기도 놓치면 더 이상 돌 수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올해 무슨 일이 있더라도 돌겠다는 생각을 하고 제주도부터 시작하게 된 것이다. 막상 도니까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 배기찬 통일코리아협동조합 이사장이 20일, 통일대장정에 돌입한 소회, 계획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정도영

-일정은 미리 잡았던 건가?
제주 열방대학 NK 책임자인 정성훈 간사가 몇 군데 일정을 잡아줬다. 몇 군데 준비해둔 데가 기본적으로 있었지만 준비된 모임뿐만 아니라 준비 안된 사람들을 만나면서 좋은 기회들이 만들어졌다. 아주 의미있는 10일간의 방문이 됐다.

-통일대장정에선 주로 어떤 메시지를 전하나?
올해 메시지의 핵심은 ‘새코리아 통일코리아’다. 제가 평소에 하던 메시지다. 통일은 새로운 코리아이고 새로운 코리아가 됨으로써 통일이 된다는 것, 그것을 이루는 핵심은 뉴코리안, 통일코리안들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가 하는 강의 대상이 크리스천들도 있지만 넌 크리스천들도 있어서 크리스천 대상으로 할 때는 성경적인 하나님의 나라 이야기를 같이 하고, 넌 크리스천들은 역사나 남북관계, 국제관계 이야기로 풀어간다.

-직접 만나보시니까 어떻던가? 평소 생각하신 것과 실제 바닥 민심이 차이가 있었나?
제 생각과 사람들의 문제의식이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그러니까 서로 소통할 여지가 많았다. 현재의 남북관계나 통일 문제, 여러 가지 국제상황에 대한 답답함이 사람들에게 있었다. 제가 그걸 청와대 경험, 남북이나 국제관계, 성경적으로 풀어서 얘기하니까 그 사람들이 희망을 가지게 되고, 어떤 사람은 ‘뭔가 머리를 한 방 얻어맞았다’고 얘기하는 분도 있었다. 소통이 되고 공감이 되니까 거기서 힘을 얻은 것 같다.

-배 이사장님은 정책전문가로써 그동안 주로 생각이나 구상을 하셨는데 실제 사람들을 만나면서 개인적으로 배우거나 깨친 것도 있었을 것 같은데?
그렇다. 저는 원래 직접적으로 사람들을 조직하고 네트워킹하고 일으키는 일은 별로 하지 않았는데 지금 하는 일은 이 일을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하는 거라고 볼 수 있다. 실은 제가 2010년 이후로 시애틀 NK 선교센터에 있으면서 강의를 다니면서 그런 역할을 하긴 했지만 그건 강연으로 일회성으로 끝났다. 이번에는 좀 다르다. 새로운 인식을 갖도록 하고, 그분들과 인식 공유뿐만 아니라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을 조직하고 네트워킹하는 게 핵심 목적이기 때문에 예전보다는 훨씬 소중하게 와닿고 있다.

-‘함께 일한다’는 것은 통일을 위한 민회 등 조직을 염두에 둔 건가?
최근에 제가 계간 <통일코리아>에서도 강조했듯 분단 70년이 된 지금 통일을 누가 주도해야 하는가, 또한 주도할 수밖에 없는가? 미국은 주도할 수 없다. 중국도 통일을 주도할 수 없다. 북한도 통일을 주도할 수 없다. 북한은 통일을 주도할 힘도 없고 주도할 비전이나 가치관도 갖고 있지 않다. 시대착오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남한밖에 통일을 주도할 곳이 없다.

그렇다면 남한에서는 통일을 주도할 정치적 힘이 있는가. 부족하다고 저는 보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정치적 힘을 보완할 수 있는, 아래로부터 올라오는 새로운 시민적인 힘, 이것이 단순히 시민단체적 성격으로 끝나서는 정책을 바꾸고 나라를 바꾸고 민족을 바꾸고 통일을 이루는 힘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제가 (신년 편지) 취지문에도 적었듯이 역사적으로 보면 그런 일이 계속 일어났다. 근대 역사를 만들 때도 만민공동회라고 기존에 있는 권력구조, 또는 기존의 정치지형과는 다른 아래로부터의 새로운 사람들의 결집체, 그 결집체가 단순히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제도와 구조를 만들어내기 위해 민회를 만들려고 했던 움직임이 벌써 120~130년 전에 있었다. 그리고 1945년 직후 건국을 준비하는 다양한 움직임이 있었다. 물론 다양한 활동은 못했다. 지금도 정부 차원에서는 다양한 움직임들이 있지만 통일은 정부 차원의 문제만은 아니다. 5000만 나아가 8000만 전체의 문제이기에 이 힘 전체를 결집해내는 움직임이 필요하고, 그것이 저는 만민공동회라고 생각한다. 1만 명이 될지, 아니면 몇 만 명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예를 들어 지방자치 270여 개 시군구가 있는데 이곳에서 100명씩만 잡아도 2만여 명이 될 것이다. 또 거기서 좀 더 직접적으로 정책적인 활동에 적극적인 사람들을 모아서 민회로 결집하고, 그래서 전체적으로 아래로부터의 새로운 힘을 만들고 이걸 통해 정치를 바꾸고 나라를 바꿔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통일대장정이 인식을 깨우는 점도 있고 공감대를 확산하는 것도 있지만 그런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더 이상 개인으로 남아 있지 않고 이제 하나의 네트워크로 필요하면 하나의 조직으로 힘을 발휘하는 게 목적이다.

-조직화라고 한다면 통일의병 같은 NGO도 있고, 통일코리아협동조합 같은 운동과 기업이 결한한 것도 있는데 구상하시는 것은 NGO인가 아니면 정당인가?
보통은 사단법인 형태의 시민단체가 있다. 그런 것은 아니다. 또 한편으로는 통일코리아협동조합은 운동단체라기보다는 조합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법인체다. 또 한편 정당을 보면 구체적인, 현실적인 정치권력을 획득하기 위한, 정치 선출직에 당선되기 위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저는 사단법인도 아니고 회사 같은 법인도 아니고 정당도 아니다. 오히려 사회운동체, 통일운동체로 표현할 수 있겠다. 그런 운동체가 기존 정치와는 한발 떨어진, 특별히 정책을 추진하지 않는데 저는 그런 천정(한계)을 설정할 필요는 없다고 보는 것이다. 여기서 이렇게 의견이 결집되면 구체적 법률안으로 만들 수도 있고, 정책으로 만들어 제출할 수도 있다. 그런 책임성을 가진 사회운동체, 통일운동체로 보는 게 명확하다고 본다.

사실 이런 구체적인 그림들은 제가 정한 게 아니라 이번에 다니면서 이런 문제들을 사람들이 제기하면서 본격화되고 있다. 통일코리아협동조합 틀로는 너무 좁지 않느냐, 모든 사람들이 조합원이 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뭔가 포괄적인 게 필요하지 않느냐 해서 제 생각엔 기본적인 우리 비전이 통일코리아이기 때문에 사회운동체로서의 통일코리아, 전체적인 통일운동을 추진하는 통일코리아가 필요하지 않냐고 제 강의를 듣는 사람들이 제기하더라.

▲ 지난 1월 중순 제주씨알네트워크 워크숍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배기찬 이사장 ⓒ배기찬

-지금 혼자 뛰시는데 최소 몇 분이 더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사실은 원래 여러 팀을 만들어서 돌 수도 있는데 어떤 분이 그러더라. 팀 안 만들길 잘 했다고. 팀을 만들면 ‘저 사람들만 하는 것이다’ 이런 인식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벌써 비주류가 된다고 보는 것이다. 저는 맨몸, 홀몸이 되니까 공간이 많은 것이다. 내 의지, 내 생각이 간여할 여지가 많은 것이다. 저 혼자 다니는 것에 대해 문제삼는 것보다는 같이 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다. 제주도에서 몇 분들이 함께 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생겼다. 1차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처음부터 전국 조직을 만들고 밑에 가서 지부를 만드는 게 아니라, 저는 외치는 자이고 거기에 호응하는 분들이 지역 조직을 만드는 것이다.

다행인 것은 이번에 제주도에서 그럴 사람들을 만났다. 그런 일을 책임감있게 할 사람들을 만나서 그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서 이른바 ‘제주 민회’ ‘100인 공동회’라는 형식으로 시작할 수 있는 그런 역량, 의지, 진실성 있는 사람들을 만나서 그분들이 중심이 되어서 제주부터 만드는 게 1차적인 목표다. 또 2월엔 광주 전남지역에서 그 사람들이 자기들이 중심이 되어서 만들고, 3월은 전북을 생각하는데 전북에서 또 만들고, 이렇게 되면 올해 전국적으로 지역이 만들어지고, 또 영역별로 전문성 가진 사람들, 100인 위원회나 1000인 위원회가 다 합쳐지면 만민공동회가 되고, 그걸 집약해서 실천적으로 할 사람들이 민회 형태로 모이면 된다. 아래로부터 자발성에 근거한, 개인이나 일부 사람들이 주도하는 게 아니라, 그렇게 되도록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올 연말까지 전국을 다닐 계획인가?
그렇다. 어떤 관계자가 얘기했다시피 ‘첫걸음을 내딛는 것이 절반을 한 것이다’는 말이 실감이 됐다. 첫걸음을 내딛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나. 5년 정도 걸음을 내딛기가 힘들었는데 막상 내디디니까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아니까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그런 기대함이 있다. ‘광주 전남 가도 사람들이 있겠구나’ 하는 것, 어제 전주 쥬빌리기도회를 마치고 거기도 사람들이 있어서 얘기하느라고 어제 못올라오고 오늘 올라온 것이다. 제주도에만 사람들이 있다면 제주도의 독특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는데 전주에 가서도 사람들이 있는 걸 봤다. 이렇게 보면 ‘전국에 다 있겠구나. 나는 그냥 돌아다니면 되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올해 중에 쭉 다니면 전국 다 다닐 수 있을 것 같고, 그러다보면 다니는 과정에서 제주도에서 그룹핑이 되고, 제주 전남 경상 충청 강원 등 벌써 그 자체 동력으로 움직이게 되니까 그때부터 네트워크 통한 인식, 방법론을 공유하는 게 되니까 그때부터는 훨씬 저의 부담이 줄어들 것 같다.

-개인적으로 2015년이 남북관계나 대한민국을 희망적으로 보시는지? 객관적인 수치는 굉장히 불안한 상황인데?
저는 항상 강연할 때나 글을 쓸 때나 강조하는 게 ‘새로운 사람이 없이는 새로운 나라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통일된 사람이 없이는 통일된 코리아는 만들어지지 않는다’이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회사를 만들어갈 사람이 없이는 새로운 회사는 안만들어지고, 성경에서도 마찬가지로 새로운 하나님의 사람들이 있어야 하나님 나라는 확장이 되는 거 아닌가. 남북관계나 정부의 대북 정책을 봐서는 크게 희망을 가지기가 힘들다. 구조적으로 꽉 짜여서 꼼짝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그걸로 봐서는 크게 기대할 게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 한 걸 봐도 우리가 원하는 것만 얘기했지 북한이 원하는 것은 하나도 얘기하지 않았다. 그러니 대화가 제대로 될 수 없다. 서로 상대방이 원하는 것에 대해 뭔가 제스처를 보여줘야 하는데 북한도 남한도 그런 접근이 없고, 특히 미국이 북한에 대해 압박정책을 강화하고 있어서 시간만 흐르면 70년이 되니까 통일의 새로운 전기가 열릴 것이다? 저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역사는 제가 볼 때 한 번도 그렇게 흘러온 적이 없다. 반드시 거기에 필요한 대가를 요구했고, 거기에 필요한 힘을 요구해왔다. 가만히 있으면 홍시가 입에 들어오는 것처럼 통일이 주어지는 게 아니고, 결국 새로운 힘, 그 새로운 힘을 통한 전체적인 정세 변화, 힘 관계의 변화가 필요하고 그런 면에서 저는 올해 시작한 것이다. 올해 끝나는 게 아니고 올해가 스타트인데, 크게 보면 2018년까지 할 것이다. 우리가 보통 이야기하듯이 분단선이 그어진 1945년부터 분단정부가 만들어진 1948년의 70년이 되는 2018년까지 3년인데 이 기간에 새로운 힘들이 단순히 시민들이 일회성으로, 아니면 정부가 받아도 되고 안받아도 되는 그런 외침으로 끝나지 않고 그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지 않으면 정부가 굉장히 힘들어지는 이런 상태가 될 수 있다면 저는 그때부터 뭔가 결정적인 변화가 일어날 거라고 본다.

그렇다면 이런 것들이 본격화되고 사람들 눈에 가시화되는 2018년 이후부터 변화가 시작됐다고 볼 건가? 그건 아니라는 것이다. 움직임이 시작된 그 시점부터 변화가 일어났다고 봐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통일대장정을 시작한 2015년, 그리고 통일대장정이 저 홀로 하는 게 아닌 만큼, 그것을 결집할 방법으로 저는 민회나 만민공동회를 얘기하지만 사실은 수많은 사람들이 2015년을 맞아 뛰고 있다. 많은 통일 시민단체, 통일운동가, 교회들이 이전보다 배의 힘을 내서 뛰고 있는 것 같다. 저는 그 중 하나이고, n분의 1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힘들이 잘 결집되면 사람들이 추후에 ‘2015년에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열정으로 분단을 통일로 바꾸는 노력을 했던 것이 결국 2018년에 일반인들도 눈에 볼 수 있을 정도로 가시적 변화를 만들어 냈구나’ 이렇게 평가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통일의 큰 문이 열리지 않을까, 그렇게 본다.

-역사의 흐름을 바꾸려면 대가가 필요하다고 하셨는데 그런 대가를 지불하겠다는 각오가 느껴지는데?
저는 재산이나 권력, 특별한 건강을 가진 것도 없고, 제 스스로야 뭔가 더 지불할 게 더 이상 남아 있지 않다. 대신 순종하는 것,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명에 충실한 것, 부름에 순종하는 것, 제가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저의 일방적인 생각을 고집하는 게 아니라 서로서로 공감대를 만들어가고 공유된 인식하에서 틀을 만들어가는, 수평적이고 겸손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배기찬 이사장은 올 한 해 전국을 순회하는 통일 대장정 발걸음 일정, 소회 등을 담은 '배기찬의 통일대장정 리포트'를 유코리아뉴스에 연재할 예정이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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