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실련통일협회는 24일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박근혜 정부 2년, 대북정책 평가와 제언'이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개최했다. ⓒ유코리아뉴스 최형만

(사)경실련통일협회는 박근혜 정부 출범 2년을 맞아 '박근혜 정부 2년, 대북정책 평가와 제언' 이라는 주제로 24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열린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좌담회에서 경제분야 발제를 맡은 김진향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 교수는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경제분야 평가를 부탁받았으나, 개성공단을 제외하고 경제분야를 따로 평가할게 없다.”고 밝혔다.

시기별로 박근혜 정부가 추구했던 대북 이슈들 평가에서 김 교수는 "박근혜 정부에서 국민들에게 통일담론을 활성화시킨 점은 긍정적"이라고 하면서도 주요한 대북정책 이슈로 제기되었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통일대박론, 드레스덴선언, 유엔총회 기조연설 등은 조목조목 비판했다. 김 교수는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은 기본적으로 평화의 기조, 평화전략이 부재했고, 그 자리에 군사적 대립과 적대가 지속되었다. (한마디로) 안보만 있었다.” 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또 “북한에 대한 무지와 불신으로 상호신뢰가 아닌 일방주의로 일관했다.” 고 지적했다. 일방주의적 인식의 배경으로 김 교수는 “남북관계의 역사, 구조와 동학에 대한 통찰력 부족과 북한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객관적 인식의 부재, 통일과 평화에 대한 가치와 철학의 부재 등이 종합적으로 낳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박근혜 정부의 통일대박론은 처음에는 통일의 구체적 비전(개념), 절차(과정), 방법(대화)이 없는 3無 통일론이었다"며 “통일시대준비위원회가 발족한 이후에 나온 내용을 보면 결국 흡수통일을 평화적으로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라고 비판했다.

남북관계 전망에 대해서는 “단기간에 관계정상화는 불가능할 것이며, 5월 정상외교는 (이미) 물 건너갔다.”면서 ‘상호존중’이 부재한 가운데 어떠한 담론도 실현성을 상실하지만 반대로 ‘상호존중’의 원칙과 자세를 가진다면 통일은 시작되고 완성된다며 ‘상호존중’을 대안으로 제시하였다.

정치분야를 발제한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박근혜 정부가 불리한 여건에서 출발한 점은 인정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의 부정적 유산이 너무 많았다.”며 이명박 정부 후반기 한 청와대 인사가 “우리가 워낙 망쳐놨으니까 (조금만 잘하면) 다음은 누가 집권하더라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고 교수는 또 “2013년 2월 12일 박근혜 정부 출범 직전 북한에서 3차 핵실험을 해서 지금까지도 한반도정세는 3차 핵실험 이후 형성된 유엔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의 공조 틀에서 크게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남북관계의 답보상태를 안타까워했다.

통일부의 '무기력'도 지적했다. 고 교수는 "내부적으로는 ‘통일시대준비위원회’가 출범하고 대북정책을 청와대 안보실에서 주도하고 있어서, 대북정책에 있어 가장 전문성이 높은 부서인 통일부가 무력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렇다면 이명박 정부 때부터 박근혜 정부 2년까지 7년 동안 단절되어 불신이 가중되고 있는 남북관계를 어떻게 풀 수 있을까?

▲ 경실련 통일협회 주최 열린좌담회에서 김진향 카이스트 교수가 발제를 하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최형만

고 교수는 “올해는 광복 70주년, 분단 70년을 맞는 해로 민족사적 의의가 매우 크다. 남북한 지도자들이 오랫동안 분단이 지속되도록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물음에 답해야 하는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남북관계 회복 방안으로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1) 남북관계 최대 걸림돌인 북핵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과 남북관계의 구조적 제약 요소를 제거해야 하며 2)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등 기존 합의를 인정하고 새 시대에 맞는 새로운 합의를 도출해야 할 것이며 3) 대북・통일정책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고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이어진 토론에서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은 “(지난 7년 동안) 많은 사람들이 ‘북한의 목을 죄면 망할 것이다’ 라는 기대를 가졌으나, 북한의 먹는 문제가 상당히 개선되었으며 외부지원 없이 스스로 해결 가능한 지점까지 도달했다. 경제가 건실하다고까지 말하기는 어렵지만 나름대로 잘 버티고 있다.” 고 북한의 경제 상황을 분석했다.

송영훈 강원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제관계, 남북관계에서 도덕적 당위에 기반한 주장은 극단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며 남북관계도 냉정하게 ‘이익’의 관점에서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함을 지적했다. 노귀남 동북아미시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정부와 민간 사이의 역할분담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시민이 통일담론의 소비자가 아니라 담론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면서 "시민사회에서 ‘작은 통로’를 열고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통일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최형만 기자  josephmann0830@gmail.com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