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제시장’이라는 영화가 1500만 관객을 불러 모았다. 대흥행의 이유가 무엇일까? 전쟁통, 분단시대 민초들의 피눈물 나는 이야기, 바로 우리와 우리 부모, 형제들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아직도 전쟁통 역사가 끝나지 않았다. 한국전쟁은 1950년 발발했지만 사실 1945년 분단과 함께 시작되었다. 1953년 정전협정으로 ‘끝났지만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이다. 남북 영토의 분단, 155마일 휴전선 분단으로 끝나지 않고 분단의 내면화로 우리 사회의 분단을 만들고 공동체를 분열시키고 사회 곳곳에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 분단 귀신 들린 사회가 되어 있는 것이다. 평화의 왕 예수 이름으로 이 분단 귀신을 추방해야 한다.

한국전쟁은 1950년 발발했지만 사실 1945년 분단과 함께 전쟁은 시작되었다. 냉전과 열전의 전쟁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고 있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의 붕괴 이후, 유럽에서는 동서화해의 데탕트 시대가 열렸다지만 한반도 정세는 냉전과 열전 사이에서 길을 잃고 있다. 2000년, 6.15 선언 이후 10년 남북화해 시대가 잠시 열리는 듯 했지만 70년 전쟁의 끝은 보이지 않고 있다. 핵, 미사일 실험과 사드(THAAD) 배치를 둘러싼 긴장에서 보듯 최근 한반도 상황은 최악이다. 우리 정부는 민족의 자존과 자주적 원칙을 상실한 채 이런 신 냉전의 급류에 표류하고 있다. 고래싸움에 새우등이 터지는 꼴이다. 남, 북간 최소한 교류의 문도 닫히고 남북 협력경제의 희망의 싹, 개성공단마저 폐쇄되었다.

현재의 남북 권력자들은 분단 해결의 진정성과 의지, 능력, 유연성이 없다. 적대적 공생관계 속에서 분단은 너무 자주 정치적으로 이용당하고 있다. 주변 강대국들도 분단의 해결자이기보다 분단 이용자라 해야 할 것이다. 결국 남북 권력자들, 강대국들은 한반도 평화통일의 주체가 될 수 없다. 그들에게 맡겨 둔 채 손놓고 있을 수 없다. 그렇다면 누가 이 땅의 평화와 통일의 길을 열 것인가? 분단의 담을 허물러 오신 예수 그리스도밖에 없다. 교회가 나설 때이다. 교회가 진정으로 평화 복음을 선포하고 평화의 왕 예수의 증인이 될 때 평화와 통일의 새 역사가 올 것이다.

그렇지만 민족의 화해의 통일을 위한 ‘화해자’가 되어야 할 한국교회는 그 사명을 잘 감당해 오지 못했다. 분단과 전쟁의 역사 속에 입은 교회의 아픔과 상처도 컸다. 이제 상처를 딛고 일어서야 한다. 이미 새 역사는 시작되었다. 1988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의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 기독교회 선언”은 그 대표적 사례이다. 사실 평화통일을 위한 교회의 실천은 오래되었고 계속되고 있다. 아직은 작은 강이지만 곧 큰 강이 될 것이다. 흐름은 시작되었다.

지난 4월 21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실행위원회는 한(조선)반도 평화 조약안을 통과시켰다. 평화조약(협정)을 통해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를 만들자는 것이다. 이는 2013년 부산 10차 세계교회협의회(WCC)의 결의에 따른 후속 실행조치이다.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캠페인도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 ‘미국 횡단 한반도 평화조약 서명운동’(7/18~30)도 있다. 중요한 것은 교회가 분단체제의 교회가 아니라 평화복음의 교회가 되는 것이다. 분열과 증오가 아니라 사랑과 용서의 교회가 되는 것이다. 70년 분단 바빌론 유배생활을 청산하고 평화의 동산으로 귀향하는 일이다. 교회가 본질을 회복할 때 분단 귀신은 한길로 왔다가 일곱 길로 달아나는 역사가 일어날 것이다.

정상시/ 한국기독교장로회 평화통일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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