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통일을 위한 기독인연대’(평통기연, 공동대표: 박종화 손인웅 이규학 이영훈 홍정길 목사)가 ‘북핵과 사드배치 한반도와 동북아평화’를 주제로 국회토론회를 개최했다. 7월 25일(월)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열린 이번 토론회에는 이인영(더불어민주당)·김종대(정의당) 국회의원을 비롯해 김준형 한동대 교수, 박종화 평통기연 공동대표(경동교회 은퇴목사), 이근복 크리스챤아카데미 원장, 배기찬 통일코리아 대표, 변창배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총회 기획국장, 이수봉 기독교북한선교회 사무총장이 참석해 사드 정국 속 한반도 평화의 해법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 2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평통기연 주최로 열린'북핵과 사드배치, 한반도와 동북아평화' 주제 국회토론회 모습 ⓒ평통기연

박종화 공동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평소 평통기연에 대해 통일 이후 사회를 구상할 때 동독의 노이에스포럼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다”며 “교회가 중심이 된 사회운동단체 노이에스포럼엔 현 메르켈 총리를 비롯해 저명한 정치인들을 배출했고 이들이 독일 통일과 통일 이후 독일 사회 건설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평통기연이 한국교회의 좌와 우, 진보 보수를 아우르는 한국판 노이에스포럼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윤은주 평통기연 사무총장의 20대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발표가 있었다(자세한 내용은 아래 표 참조). 지난 7월 5일부터 22일까지 실시한 이번 설문에는 32명의 국회의원들이 참여했다. 새누리당 3명, 더불어민주당 18명, 국민의당 8명, 정의당 2명, 무소속 1명 등이다.

최근 남한 내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엔 84.4%인 27명이 “반대하는 편”(10명)이거나 “매우 반대한다”(17명)고 답했고, 5명(15.6%)은 “매우 찬성한다”거나 “찬성하는 편”이라고 응답했다.

북한 핵문제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방안을 묻는 질문엔 15명(46.9%)이 “핵동결”을 꼽았고, “북미 수교”는 10명인 31.3%, “기타”가 7명(21.9%)라고 응답한 반면, “사드 배치”라고 응답한 국회의원은 한 명도 없었다.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자는 주장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엔 “공감하지 않는 편”이라고 응답한 1명을 제외하고 31명(96.9%)이 “매우 공감한다”거나 “공감하는 편”이라고 응답했다.

또한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이 효과적인가?”란 질문에 91%인 29명이 “전혀 효과적이지 않다”거나 “효과적이지 않은 편이다”라고 답했다. 3명만이 “효과적인 편이다” 또는 “매우 효과적이다”라고 응답했다.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가장 시급한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란 질문엔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13명, 40.6%), 그 다음으로는 “5.24조치 해제”(12명, 37.5%), “기타”(15.6%), “남북 정상회담”(2명, 6.2%) 순이었다.

이밖에 남북 국회회담 개최에 대해서는 18명(56.2%)가 “막힌 남북관계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고 했고, 12명(37.5%)는 “남북상황을 봐가며 서서히 추진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윤은주 사무총장은 “지난번 다른 언론의 20대 국회의원 설문조사에서도 국회의원의 91%가 개성공단 재가동에 동의했다”며 “그만큼 20대 국회의원들은 남북 대치 대신 남북 대화와 교류, 평화를 바라고 있다. 20대 국회 회기 내에 남북의 화해와 교류, 이를 통한 평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시민사회단체의 목소리와 국회의 입법 및 정책, 정부의 유화적인 대북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평통기연은 북핵문제 근본 해결책은 평화협정수립과 북미수교에 있다고 보고 교회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과 연대협력을 강화하는 데에 더욱 힘쓸 예정이다. 이밖에 이날 토론회에서는 사드 정국 속 한반도 상황와 해법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을 개진했다. 다음은 이날 토론회에서 나온 참석자들의 발언을 요약한 것이다.

▲배기찬 대표: 2005년 9.19합의가 BDA 문제로 2년간 늦춰졌다. 그 이후 북핵은 더 고도화됐다. 북핵 막기 위한 사드 배치 문제가 2년 전부터 고려되기 시작했다. 지난 1월 북이 핵실험하고 사드 배치가 공식화되고 배치지역까지 정해졌다. 남북관계가 지난 10년간 아주 악화일로를 걸어왔다. 동북아 평화 문제도 어렵게 됐다. 한반도 평화만 아니라 남중국해, 동북아 전체가 신냉전으로 해양-대륙 세력간 갈등이 심화되고 거기에 따라 우리 안보도 더욱 위험해지고 있다. 이 토론회 통해 공통된 해결책을 마련하면 좋겠다. 아울러 교회의 방향도 제시할 수 있다면 좋겠다. 우선, 현재 북핵 및 사드배치 상황을 어떻게 보시는가?

▲김종대 의원: 사드는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문제가 아닌 다른 문제와 연동된 문제다. 사드 문제가 제기된 제반 양상을 보면 어느 날 갑자기 제기된 것처럼 보인다. 7월 5일까지 국방부는 검토도, 제기된 적도 없다고 했다. 국방부장관은 국회 증언에서 사드 관련 검토보고서도 못받았다고 했는데 어떻게 7월 8일에 확정될 수 있었을까. 그것은 바로 7월 7일 청와대 서별관 회의에서 매주 열리는 NSC 상임회의에서다. 그런데 NSC 회의 당일 사드는 안건에 포함조차 안되어 있었다. 갑자기 의제로 끼어든 것이다. 심지어 그 다음날 외교부장관이 쇼핑 간 것도 시간을 잘 못 알고 간 것이다. 오후 3시에 발표할 줄 알고 오전 11시에 쇼핑을 갔다. 그 사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가 검토의 최대 핵심이다.

대북제재와 사드는 항상 연계되어 있었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국제공조로 인한 대북제재가 성공을 못거두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었다. 중국이 대북제재에 협조적이지 않다는 인식이 박근혜 정부 내에서 팽배했다. 중국이 결국 대북제재 전선에서 이탈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이 박근혜 정부 혼자 결정한 것인지 아니면 한미의 결정일까? 우리는 두 가지 다 있었다고 생각한다. 남중국해도 있고 대만해협도 있었지만 사드가 국제정치에서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것이고, 박근혜 정부는 대북 국제외교가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상황에서 사드를 고려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로저 미국 비핵산담당관이 7월 5일에 청와대 담당자를 만났다고 미국은 시인했는데 청와대는 부인했다. 사드배치를 결정한 게 아니라 대북제재 국제선상에서 사드가 돌발적으로 나온 게 아닌가. 이런 종합적인 관점에서 사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사드에 대한 찬반 표시가 중요한 게 아니라 박근혜 정부의 대북 및 대외정책을 종합적으로 보면서 평가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배기찬 대표: 김 의원이 두 가지 얘기를 하셨다. 하나는 대북제재에서 중국이 적극적 모습을 취하지 않은 것, 또 하나는 전체적인 동아시아 군사적 상황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이것을 단순한 사드 찬반이 아닌 대북정책의 한계 차원에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인영 의원: SOFA(한미 주둔군지위협정)에 근거하면 주한미군의 무기를 들여오는 건 불가피하다는 게 정부 여당의 입장 아닌가. 비용이나 주권 측면에서 국회 동의 비준 절차가 필요하다는 게 야당과 국민들의 입장인 것은 틀림없다. 제 입장에서는 그걸 더 주장하는 것이다. 사회적 갈등이 유발되고 있기에 이걸 최종적으로 정리하는 게 필요하고, 그런 측면에서 국회 내에서 청문회나 동의절차를 밟는 게 온당하다고 우리는 주장하고 있다. 우리가 좀 나눠서 이 성격을 규정할 필요가 있다.

누구의 이해관계인가? 우리의 국익의 관점에서 철저한 것인가? 우선 미국과 우리의 관계에서만 놓고보면 미국도 한국도 ‘북핵으로부터 더 많은 한국의 국익 위한 결정이다’ 이렇게 보지만, 미국의 군사적 목적이 한국의 군사적 목적보다 더 지배적이다는 주장에 대해 우리가 좀더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성주 군민들이나 시민사회 비판과 비난에도 불구하고 군사적 유용성 그 자체라도 있다면 또 다른 측면에서 우리가 검토해볼 수 있을 텐데 우리가 그동안 얘기했던 킬체인이나 KAMD, 패트리엇과 전혀 다른 사드가 군사적 유용성마저 떨어진다고 할 때, 쉽게 말해 북한의 미사일을 막을 수 없다고 할 때 이런 엄청난 국론 분열을 감수하면서까지 이렇게 조급하게 졸속적으로 결정하고 배치해야 하는 것인가, 이런 것에 대해서는 정치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다.

중국-러시아와의 갈등 유발도 문제다. 북핵 공조에 균열을 일으키고, 중국으로부터의 경제 보복 가능성이나 우려, 우리의 국익 이런 측면에서 북핵에 대해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를 떠나서 제재 일변도로 하는 게 옳은 것인가. 이런 걸 떠나서 정부가 중국과의 공조를 통해 대북제재를 하려고 했던 것과도 충돌되는, 모순된 정세를 야기하고 있기에 이것이 과연 온당한가? 이런 것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전체적으로 사드 배치를 비판적으로 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배기찬 대표: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배치를 집요하게 얘기했고, 현실적으로 그게 이뤄졌고, 우리는 중-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배치를 결정했다. 한미는 왜 사드 배치를 결정했을까?

▲김준형 교수: 정부가 사드 배치를 자꾸 이념화, 단순화시키는 것 같다. 늘 그랬듯 님비(NIMBY), 외부인 등 애국-비애국, 좌파 등으로 이념화한다. 또 한쪽으로는 파편화시킨다. 군사무기 성능 등 전체를 보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일개 포병중대’라는 말 자체가 어떻게 국방책임자 입에서 나올 수 있나. 이게 우리 국방의 현실인 듯 하다. 다른 사드는 엠디(MD)지만 한국 사드는 엠디가 아니다. 이렇게 단순화시키고 나니까 논란이 계속되는 것이다. 7월 8일 배치 확정 발표를 했지만 미국은 2년 전부터 배치를 일관적으로 노력해왔다.

2013년 미국과 중국은 신형 대국관계에 들어선다. 미국이 중국의 핵심이익을 건들지 않으면 중국은 미국의 패권을 건들지 않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게 파열음을 일으켰다. 오바마 2년 동안 미일동맹 강화가 가장 큰 사건인 것 같다. 오바마가 장기적으로 한미일 동맹 강화를 해왔다. 올해 히로시마에서 미일 공동 관계의 핵심을 찍었다. 한국이 문제였는데 미국은 그 전까지 계속 한국의 옆구리를 찌르는 상태였다. 4차 핵실험 직후 박근혜 대통령이 굉장히 화가 난 듯 하다. 제재 전에 북한의 4차 핵실험을 막지도 못하고, 그런데 시진핑은 전화도 안받고... 지난해 9월 박 대통령은 모든 반대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망루에 올라갔는데 말이다. 한국이 1월 13일에 공개적으로 중국을 협박했다. 사드 배치 고려할 거라고. 2월 23일에 미국의 케리와 중국의 왕이가 합의를 한다. 그때 한국은 박 대통령 혼자 너무 나가버렸다. 케리는 ‘북핵 문제 없다면 사드 배치 필요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재 국면이 시행됐다. 우리 정부가 올해 9월까지 확실히 결과가 나온다고 얘기했는데, 제재효과가 그때면 나타난다는 것인지 9월에 북한이 붕괴할 것인지 등의 얘기가 나왔고 그걸 정부에 물으니 정부는 ‘그런 의미가 아니다’고 했다. 난 그게 9월까지 갈 줄 알았는데 그 전에 제재에 대한 어떤 형식의 평가가 있었고, 저는 미국이 전체적으로 속도와 주도권을 행사했다고 생각한다. 2월 23일에 우리가 대미 카드를 잃어버렸다. 한미 정치 일정을 살펴보면 미국도 계속 트럼프한테 오바마가 추궁을 당하는 입장이었다. 남중국해도 미국이 굉장히 강하게 밀어붙였다. 사드 배치 결정 전에도 김정은을 제재명단에 넣었다. 1월 13일 우리는 스스로 좀비에 물린 것 같다.

▲ 2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평통기연 주최로 열린'북핵과 사드배치, 한반도와 동북아평화' 주제 국회토론회 모습 ⓒ평통기연

▲변창배 목사: 노태우 정부 이후 북방외교도 하고 나름대로 작은 시도들이 모여 물꼬를 텄었다. 그런데 그 열렸던 공간을 우리가 한꺼번에 닫아버린 게 아닌가. 강대국 사이에서 그동안 수십 년간 쌓아온 성과와 우리가 주도할 수 있는 북핵 국면에서 너무 시계를 확 돌려버렸다는 안타까움이 있다.

▲배기찬 대표: 김종대 의원께서 엠디를 ‘절대안보’ 체제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우리가 그에 대응하는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는 것만 아니라 MD까지 확보하면 절대안보가 될 수 있다고 했는데?

▲이수봉 목사: 전쟁에서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게 중요하고, 전쟁 전에 협상하는 게 사회적 합의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북핵이나 사드 접근 방식이 이기느냐 지느냐인데 사드는 이기느냐 지느냐 문제에 끼어들었기 때문에 제기되는 문제다. 가장 중요한 가치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이다. 사드 배치는 국제사회의 이익과도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동독에서도 군비축소 관련 토론을 기독교계에서 많이 했다. 무기를 많이 준비하는 자체가 전쟁이라고 했다. 군비를 자꾸 축소하고 하는 것은 평화로 가는 길이지만, 무기를 많이 준비해서 평화를 지킨다고 하는 것은 실제로는 전쟁의 가능성을 더 높이는 것이다. 난 사드를 반대한다. 사드는 점점 무기를 고도화해서 평화를 유지한다는 메시지를 준다. 기본적 입장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절대안보를 통해서는 진짜 좀비처럼 벗어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다. 기독교에서 ‘원수를 사랑하라’가 왜 나왔을까? 원수를 미워하면 해결책이 없고, 원수를 사랑해야지 나도 발 뻗고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달리기를 좀 멈출 필요가 있다. 우리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보기 위해서다. 사드 배치 추진, 우리는 지금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일까?

▲배기찬 대표: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사실은 북의 핵과 미사일이 아주 고도화되었다. 여기에 대해 이전처럼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우리도 미국의 핵우산 아래 있고, 미사일을 가지고 있어서 북한에 대해 위협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눈에 보이게 북한이 계속 미사일 실험을 하고 있다. 그래서 딜레마다. 그래서 민주당이 당론을 못정하는 것 아닌가 생각하는데?

▲이인영 의원: 북핵 문제나 사드체계가 가장 난이도 높은 동북아의 가장 핵심적인 국제정치의 테마다. 북핵이나 사드가 없어도 동북아라는 지정학적 측면의 지위는 미국-중국 양강 대결이 올 수밖에 없는 구조적 요인들이 있다. 북핵이나 사드 문제가 없어도 결국 미중 양강의 대결은 예견됐던 것이다. 거기서 북핵 사드라는 가장 난이도 높은 게 던져진 것이다. 우리나라가 준비 안된 상태에서 양강 대결에 끼어들었다 생각한다. 북핵을 풀고,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는 속에서 미중 양강의 국제질서 개편에 임했다면 우리 정부의 운명을 좀더 주도적으로 개척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북의 핵개발이나 미사일 개발 고도화 과정은 민족사적으로 용인되기는 어려운 측면 있다고 생각한다.

북핵 문제가 대두되었을 때 ‘대화로 풀자’가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입장이었다. 남북관계가 어느 정도 풀려나가면 북미관계도 풀리고 북핵도 풀리는데 결과적으로 그게 실현되지 못한 것이다. 이명박 정권을 거치면서 남북은 대결모드로 급격히 흘러갔고, 박근혜 정부 들어설 때 나름대로 다른 대북 접근을 보일 거라고 기대했는데 신뢰프로세스나 통일대박도 공허해지고 단순 대결로 돌아가는 상황이다. 이런 것들이 우리 손을 떠나게 하는, 그래서 양강 중심의 동북아질서에서 준비없이 빠져드는 우를 범하지 않나 생각한다. 지금이라도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남북관계 진전하는 게 굉장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대결적인 남북관계를 한국 정부가 변경해야 한다고 본다.

한순간에 크게 한방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없을 거라고 본다. 증권가에서 얘기하듯 조금씩 남북관계 발전시키고 그 토대 위에서 북미관계 발전시키고 이런 과정을 통해서 전체적으로 풀어야 할 듯 하다. 우선 북핵 동결과 사드 문제를 같이 풀어보는 게 어떨까 생각한다. 궁극적으로 비핵화, 북미관계 개선을 같이 푸는 게 어떨까 생각한다. 금강산이나 개성공단 정도는 당장 재개해야 하지 않을까. 남북정상회담이나 고위급 회담이 재개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이런 것들도 가능할 것이라 본다. 이런 것을 흘러간 레코드처럼 이해할 게 아니라 다만 염려는 저도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처럼 전략주의적 배려 이런 것 때문에 마치 우리가 북핵을 용인하는 것 같은 그런 태도는 안된다. 북한이 핵을 개발했는지 아닌지 모호한 상태나 초보단계는 넘어간 것 같다. 이것이 전체적으로 불붙었을 때 북핵은 어떤 식으로든 용인될 수 없다, 그래서 비핵화의 확고한 원칙하에서 남북관계 개선, 북미관계 개선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당(더불어민주당)의 전략적 모호성에 대해 질문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은데, 저도 잘 모르겠다. 핵을 용인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드도 용인해서는 안된다는 게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어야 한다고 본다. 핵문제에 대해 우리가 분명하게 하는 것처럼 사드에 대해서도 우리가 분명하게 반대할 때 북의 핵문제와 사드 문제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입장이 정립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 2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평통기연 주최로 열린'북핵과 사드배치, 한반도와 동북아평화' 주제 국회토론회 모습 ⓒ평통기연

▲배기찬 대표: 이 의원께서는 핵이 안되듯 사드도 안된다는 입장이다. 김정은의 연설문을 읽어보니까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헌법에도 명시했다. 그런 점에서 김정일 시대의 핵미사일 정책과는 전혀 다른 접근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상태에서 어떻게 북핵을 협상의 테이블에 올려놓을 수 있을까? 1994년 제네바 합의 때도 영변 폭격 등 전쟁직전까지 갔었고, 또 BDA 문제 풀 때도 그랬는데, 현재 북한 입장을 보면 협상장에 나올 생각도 없고, 6자 회담도 필요없다고 한다. 현재 이런 악화된 정세가 협상테이블로 오게 만드는 새로운 합의 가능성은 없는 것인지, 김종대 의원이 만약 대통령이라면 핵문제를 어떻게 풀겠는가?

▲김종대 의원: 지난 20년간 야권에는 진보적 낙관주의가 북핵문제에 관통되고 있었다. 협상하고 유화적인 정책을 추진하면 북한은 핵을 포기할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런 기대 속에서 북한과 협상을 했었다. 이제 그게 설 자리가 그다지 많이 남아 있는 것 같지 않다. 그러다보니 우리 스스로도 혼란에 빠졌다. 변화된 건 2가지다. 북한 스스로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 우리 스스로 미사일방위체제에 빠져든 것 말이다. 이런 조건에서 과거와 같은 낙관주의가 가능할까? 책임있는 정부라면 여기에 답해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우선, 북핵은 실존하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과거에는 우리가 인정 안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런 위협이 존재하는 것과 그 위협을 두려워해야 하느냐는 다르다는 것이다. 북한이 핵을 실존에서 쓸 것인가, 거기에 우리가 두려움이 되었을 때는 부작용을 걱정하지 않고 여러 가지를 투약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부작용을 무릅쓰고 약을 꼭 써야 할까? 핵시대가 되었을 때 우리가 걱정할 것은 북핵이 아니라 전쟁 그 자체다. 그런 점에서 일단 북한 핵이 남북관계에서 큰 효용을 발휘하지 않도록, 우리 정부가 부작용 없이 투약할 수 있는 평화협상 등을 사고할 수 있는 새로운 논리구조와 우리의 설명이 필요하다. 이것이 책임있는 야당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강압적인 정책만 선호한다면 국가는 원래 강온 양면을 다 갖고 있는 것이다. 그게 스마트하게 배합될 때 좋은 정책이 된다. 강온 어느 하나만으로 스스로 해결되는 것 없다. 그건 이데올로그들이 하는 일이다. 이런 나쁜 결과를 초래하는 안보, 이것은 이순신의 안보가 아닌 원균의 안보다. 우리는 이미 북핵에 대한 충분한 억지력을 다 갖고 있다. B-52 폭격기 한 대가 가직 핵폭격의 위력은 북한을 지도상에 사라지게 할 수 있는 정도다. 사드 같은 예방적인 것으로 모든 걸 막겠다는 건 더 이상 무의미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무엇보다 한반도 정세를 우리가 한번 주도해보겠다는 높은 결의가 필요하다. 우린 패배주의적인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데 적극, 능동, 주도에 걸맞는 높은 수준의 결의, 정책이 필요하다. 제1야당에 대해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모호성’이라는 말을 스스로 말하면 전략적 모호성 자체가 의미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제1야당 역할을 외교안보에서 끌어올려야 한다. 사드 자체에 대한 논의 자체가 곤혹스럽다면 더 큰 동북아 담론으로 나아가야 한다. 평화공존과 협력 이것은 중국과 러시아에 충분히 설득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우리 스스로 헤쳐나가겠다는 의지가 없이는 이 난국을 헤쳐나가기 어려울 것이다. 중국 어선, 사드 문제가 나왔는데 왜 대통령 친서나 특사가 중국이나 러시아에 가지 않는 것일까.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을까.

▲배기찬 대표: 연초에 케리와 왕이가 회담을 할 때 평화협정 체결을 얘기했었다. 한국정부가 주도해서 미국, 중국, 북한을 움직일 수 있을까?

▲김준형 교수: 중국이 제재국면에서 미국이 원하는 것만큼은 아니더라도 2월 23일을 보면 미국도 평화협정에 적극적이라는 걸 얘기한 것이다. 당근과 채찍이 같이 가야 하는데, 입구는 핵동결, 출구는 비핵화로 가는 것 말이다. 물론 입구에서 출구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는 모르는 일이다. 우리가 주도권 가지고 해야 한다. 결국 한국의 진보정부의 탄생에 대한 두려움이 미국에게 있었다고 본다. 혹시 정권이 넘어가더라도 사드를 기정사실화하는 차원에서 결정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1년 반 동안 가능하면 (사드 배치를) 미뤄야 한다고 본다. 잘못하면 (더불어)민주당이 역사의 죄인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사드 배치는 NLL 같은 그런 정도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일종의 새로운 차원의 시대정신 가지고 더 큰 것으로 다가가는 것이 가능하다고 본다.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안보 포퓰리즘이 통한 것은 그 전 10년간 평화정책이 아무것도 가져다주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회에서는 자꾸 국회비준 요구하고, 시민운동 차원에서는 끊임없이 대화와 평화를 강조해야 한다.

▲김종대 의원: 지금 미국 국방예산에 한국의 사드배치가 포함 안되어 있다. 미국은 공공외교를 하는 나라인데, 그것은 상대편 정부를 설득하는 게 아니라 상대편 시민을 설득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사드 배치를 바로 추진했다가 반미감정 부추기거나 하는 걸 우려한다. 막상 배치 당사자는 미국이다. 우리 정부는 단순히 브로커, 에이전시에 불과하다. 땅값 알아봐주는 정도라고나 할까. 이런 정국은 미국이 한국 시민들에게 의사를 물어보는 과정일 수도 있다. 야당에서는 ‘모호성’이라고 하지만 그 몫은 시민에게 넘어온 것이다. 구호로만 안되고 우리의 응답과 반응을 친절하게 말해줘야 한다. 내년 12월 배치라고 하는 거기에 비밀이 있다. 6월 말에도, 9월이나 10월에도 발표할 수 있었는데 왜 7월 8일에 발표했을까. 그건 중국과 우리한테도 메시지를 주는 것이다. 이런 부분에서 앞으로도 사드와 관련 여지가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김준형 교수: 그건 중국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환구시보 같은 데서 세게 나오지만 중국 정부가 아직 제재를 본격 시행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한국 내부의 여론추이를 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배기찬 대표: 사드 배치가 한편으로는 약간 나왔다가 안나오고 있지만 한시적이고 잠정적인 조치로 사드 배치를 추진한다고 하는데?

▲이수봉 목사: 박근혜 대통령은 북핵과 미사일과 관련 사드 외 다른 대안이 있으면 얘기해달라고 했는데, 무기를 무기대로만 대처하려니까 사드 외 대안이 안보이는 것이다. 대통령이 너무 경직된 사고를 하는 것 아닌가 우려가 들었다. 이기기 위한 싸움을 하는 것보다 다른 대안을 찾으면 좋겠다. 비핵화나 핵동결 이런 문제를 당장 이룰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본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원하는 걸 말해야 한다. 통일이라는 것이 만나고 교류해서 이뤄지는 것이지 치킨게임처럼 이뤄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통일의 문제를 분단해결만 아니라 따뜻한 가치, 싸우는 가치가 아니라 서로 이해하고 대화하면서 풀 수 있는 가치를 국민만 아닌 국제사회에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렇지 않으면 싸우고 전쟁하는 그런 사회를 후손에게 물려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배기찬 대표: 협상론에 보면 ‘의지가 강하게 대립할 때는 발코니로 나가라’고 한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10년을 보면 끊임없이 북한의 목을 죄었다. 이건 북한붕괴론에 토대한 것이다.

▲변창배 목사: 해결의 실마리는 전문가들이 다 얘기해주셨다. 저는 종교인 측면에서 얘기하겠다. 한국 기독교는 대체적으로 보수적이다. 제가 몸담고 있는 교단은 기본적으로 사회문제에 대한 이해가 보수적이다. 그렇게 보수적인 교회지만 거의 대부분 교회가 ‘평화통일’을 원한다. 피의 통일이 아닌 사랑의 통일을 바란다. 비록 가지고 있는 삶의 조건이 소시민적이고 보수적일지 모르지만 우리 민족이 살기 위해서는 평화적으로 통일되어야 한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어떤 것이 평화통일을 진작할 수 있을 것인가? 그렇게 생각하면 해답이 보인다고 생각한다. 평화통일 문제도 안보 문제와 깊이 연관되어 있다. 정의가 없는 평화는 거짓평화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국회에서 민생을 위해 ‘인간 안보’를 펼칠 것인가에 관심이 크다.

▲박종화 목사: 사드 배치 국면을 제일 좋아할 사람은 북한의 김정은이다. 이젠 핵폐기가 아닌 핵동결이 더 현실적이지 않을까. 정치권에서 이걸 해결해야 한다. 독일의 겐셔 외상이 중성자탄 독일에 배치할 때 반대 데모가 엄청났다. 그래서 협상을 취했는데 그런 지혜가 필요하다. 안보가 중요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경제가 중요한다. 왜 하필 성주에서 반정부 데모가 일어났을까. 이건 역사에서 없던 일이다. 안보, 경제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이 예전 같지 않다. 많이 달라졌다.

▲ 2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평통기연 주최로 열린'북핵과 사드배치, 한반도와 동북아평화' 주제 국회토론회가 끝난 뒤 기념촬영 모습. 이근복 원장, 이수봉 목사, 이인영 의원, 윤은주 사무총장, 박종화 목사, 김종대 의원, 변창배 목사, 김준형 교수, 배기찬 대표(왼쪽부터) ⓒ평통기연

▲김종대 의원: 우리가 가진 계획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다. 정의당은 사드 문제에 대한 국회의 포괄안보영향평가 등 6가지 대안을 가지고 있다. 사드 배치를 그냥 외교안보담론으로 찬반을 물어보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변창배 목사: 저희 총회는 ‘평화통일’이라면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다. 사랑에 기초해 약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평화통일은 의심하지 않고 있다

▲배기찬 대표: 신공항건설, 사드배치 두 가지의 경우 문제는 국민적 토론이 없었다는 것이다. 치열한 국민간 토론이나 전문가, 정부와 국회 토론이 있고 나서 결정했다면 부작용이 그렇게 심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드도 그동안 아예 검토된 바도 없다고 하다가 이렇게 갑자기 결정하면서 문제가 된 것이다. 국민에게 영향을 많이 미치는 문제일수록 광범위한 토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근복 원장: 남북, 한반도는 이대로는 안된다. 뭔가 새로운 가치, 새로운 장이 필요하다. 앞으로 교회가 새로운 국면을 만들고 새로운 장을 펼치는 데 기초를 놓으면 좋겠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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