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올림픽(31회, 브라질)에 참가한 남북 선수들의 말이 연일 화제다. 반환점을 돌아 종반으로 접어든 올림픽, 그간 화제가 된 남북한 선수들의 발언을 정리해 보았다.

“언니, 같이 사진 찍어요”

셀카 찍기를 좋아하는 평범한 17세 소녀의 한마디 말이 올림픽 최고의 장면을 탄생시켰다. 지난 8월 4일 기계체조 연습이 막 끝난 리우 올림픽아레나 경기장, 우리나라의 기계체조 국가대표 이은주 선수(17)가 북한의 홍은정 선수(27)에게 다가가 함께 사진을 찍자고 요청한 것. 홍은정 선수는 이 선수의 요청을 흔쾌히 들어주었고, 로이터 통신은 두 선수가 함께 사진을 찍는 장면을 보도했다.

▲ 미국의 정치학자 이안 브레머의 개인 트위터. 남한의 이은주 선수와 북한의 홍은정 선수가 셀카를 찍는 장면을 게재하며, "이것이 우리가 올림픽을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ESPN과 CNN 등 주요 외신들은 “올림픽 정신을 보여줬다” “스포츠가 인류의 조화로운 발전에 기여한다는 것을 매우 현대적인 방식으로 보여주었다”며 두 사람의 사진을 대서특필했다.

저명한 해외 인사들의 찬사도 잇따랐다. 정치학자 이안 브레머와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 등은 자신의 트위터에 두 사람의 사진을 게재하며, “이것이 우리가 올림픽을 하는 이유” “위대한 몸짓”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통일이 되면… 더 큰 메달이 나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앞으로 형 보면 친한 척 해라”

사격 남자 50M 종목 금메달을 두고 진종오 선수(37)와 막판까지 경쟁한 북한 김성국 선수(30)의 감동인터뷰도 화제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북한 김성국 선수는 잠시 망설이는 가 싶더니, “1등이 남조선, 2등이 베트남, 3등이 북조선인데…우리가 하나가 돼서 메달을 따면 더욱 큰 메달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통일이 되면, 1등과 3등이 조선의 것으로서 더 큰 메달이 나올 것으로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김성국 선수의 이같은 발언은 리우 올림픽에 출전한 북한 선수의 입에서 처음으로 ‘통일’이란 단어가 언급된 것이어서 큰 관심을 모았다. 진종오 선수 역시 시상대 위에서 김 선수에게 “앞으로 형 보면 친한 척 해라”고 말했다며 훈훈한 후일담을 공개했다.

진종오 선수는 지난 8월 11일 한국 올림픽 사상 최초로 개인전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이는 세계사격 역사에서도 최초의 기록이다.

▲ 사격 남자 50M 종목에서 진종오 선수와 금메달을 놓고 막판까지 경합을 벌인 북한 김성국 선수의 인터뷰 장면. 리우 올림픽에서 북한 선수 중 처음으로 통일을 언급했다.(유튜브 갈무리)

“김정은 원수님께 승리의 보고로 기쁨을 줄 생각을 하니 정말 기쁘다”
“원수님께 달려가고 싶은 마음 뿐”

북한 리세광(31) 선수는 8월 16일 남자 도마에서 금메달을 획득 후 “김정은 원수님께 승리의 보고로 기쁨을 줄 생각을 하니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리 선수는 도마 부문에서 세계 최강의 실력자로 손꼽힌다. 라이벌인 우리나라의 양학선(24) 선수가 부상으로 올림픽에 불참해 다소 손쉽게 금메달을 딴 것은 아니냐고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양학선이 체조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불편한 심경을 내비치면서도 “양학선의 소식을 들었다. 잘 준비해서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고 안부를 전했다.

75Kg 여자 역도 부문에서 북한에 리우올림픽 첫 금메달을 안긴 림정심 선수(23) 역시 기자회견에서 “우승을 확정했을 때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 기쁨을 드렸다는 생각에 정말 기뻤다” “원수님께 달려가고 싶은 마음 뿐”이라며 리세광 선수와 비슷한 소감을 남겼다.

* 8월 16일 현재, 대한민국 선수단의 성적은 종합 10위(금메달 6, 은메달 3, 동메달 5), 북한 선수단은 종합 16위(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에 올라있다.  

이민혁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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