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고 김모(48) 씨의 장례식이 사망 11일 만인 23일 오전 송도에스이 회사장으로 치러졌다. 고인의 유해는 오전 8시 연수장례식장에서 발인한 뒤 고인이 소속된 회사 송도에스이가 있는 인천 연수구 포스코글로벌R&D센터에서 노제를 거쳐 인천 부평구의 인천가족묘원에 화장을 거쳐 안장됐다. 장례식엔 사고 원인과 진상규명에 앞장선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국회의원을 비롯해 포스코와 송도에스이 임직원들도 참여했다.

▲ 사망 11일 만인 23일 탈북민 김모 씨의 유해가 장례식장을 떠나 인천 부평구의 인천가족공원 화장장에 들어선 가운데 가족들이 오열을 하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이번 장례식이 장기적으로 갈 뻔 했지만 11일 만에라도 마무리될 수 있었던 데는 유족 측의 요구를 포스코 측이 대부분 수용했기에 가능했다. 유족 측과 포스코 측은 21일, 22일 이틀간 협상을 벌인 끝에 포스코 측이 유족 측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했고 23일 장례식을 치르게 됐다.

유족 측은 애초 △진정성 있는 사과와 철저한 진상 규명 및 재발방지대책 마련 △송도에스이 내 인권침해 문제들에 대한 실태 조사 및 방지대책 △특수한 근로자 고용형태에 부합하는 적절한 인사검증시스템 구축 △안정적인 일자리 보장 및 지역사회의 경영참여 허용 △유족에 대한 적법한 보상 등을 요구해왔다.

이런 요구안을 포스코 측이 받아들임으로써 전국에서 가장 많은 탈북민을 채용한 것으로 이름난 사회적 기업 송도에스이는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처우 개선, 외부 인사의 경영 참여 확대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우선 고인이 숨진 8월 13일을 '안전교육의 날'로 정해 매년 기리기로 했다. 이와 함께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 박남춘 의원) 차원에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22일 사고현장 조사를 벌이는 등 진상 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도 나설 예정이다.

▲ 22일 오후 유족이 인천 연수구에 있는 포스코글로벌R&D센터 고인의 추락사 현장에 헌화를 하고 있다. 주저앉은 사람은 고인의 딸이고, 서 있는 사람 중 가운데가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이다. '안전제일'이 무색하게 고인은 안전장비도 없이 위험한 외벽 유리 청소를 하다가 추락사했다. ⓒ유코리아뉴스

고인은 지난 13일 오전 8시 36분경 인천 연수구의 포스코글로벌R&D센터 외벽 유리 청소를 하던 도중 추락사했다.

유족 측의 한 인사는 “지역 인사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고인은 죽어서도 억울할 뻔 했다. 모쪼록 포스코 측의 성의있는 태도로 이번 장례가 잘 마무리되어 감사하다. 이제는 고인을 끝으로 더 이상 직장에서 억울한 처우을 당하거나 한많은 죽음을 당하는 경우가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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