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 협정은 한일 군사정보 교류에 제한을 두지 않는 무제한의 포괄협정으로 향후 한일 관계에서 근본적인 변혁을 예고한다.

정의당은 이미 이 협정이 강행되면 한민구 국방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과 탄핵을 추진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게다가 야3당의 합의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강행 중단 촉구 결의안을 발의한 상황이다. 여러 차례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방부는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고 협정 체결을 밀어붙이는 것이다.

협정 체결 강행이 정부와 새누리당이 말하는 중단 없는 헌정사태의 일환이라면 박근혜 정부가 지금 당장 퇴진해야 할 이유가 한층 더 명확하다. 일각에서 말하는 대통령의 2선 퇴진론이 내치는 총리에게 맡기고 대통령이 외교와 안보를 하는 이중권력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천부당만부당한 말이다. 외교‧안보야말로 박근혜 대통령의 권한 중 우선적으로 정지시켜야 할 ‘최순실 표 국정 농단’의 안마당이다.

한 언론에서 검찰이 박 대통령의 집권 초 “통일 대박” 발언은 최순실의 작품이었음을 수사 과정에서 밝혔다고 보도했다. 외교·안보까지 최순실에게 넘긴 마당에 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은 최순실 국정의 완결판이 아니고 무엇인가? 아예 나라를 통째로 미국과 일본에 갖다 바치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아무런 공론화 과정도 없이 협정을 몰래 추진하다가 신속하게 서명을 하는 이 졸속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이것은 최순실 정국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을 대놓고 조롱하겠다는 이야기나 다름없다. 안보를 팔아서 정권을 연장하겠다는 치졸한 작태이다. 헌법에서 말하는 외환(外患)죄에 해당된다고 할 것이다.

한반도 안보에 시혜를 베푼다고 인식하는 미국과 일본은 중환자실에서 연명하는 박근혜 정부로부터 마지막 채권을 회수하려고 협정 체결을 압박하고 있다. 도덕적 권위와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한 정부는 대한민국을 강대국의 부속물로 전락시키고 있다. 100년 전 조선이 했던 것과 똑같은 작태이다. 이 협정이 강행된다면 우리는 그때와 같이 촛불 의병으로 국권을 수호하는 명예혁명을 추진할 것이다. 만일 정부가 역사의 준엄함을 안다면 이제 협정 강행은 중단될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룰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가서명이 끝나고 국무회의에 상정되기 이전에 야3당이 협의하여 중대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밝혀두는 바이다.

김종대 / 정의당 국회의원

* 본 칼럼은 개인 SNS에 올라온 글을 필자의 동의를 얻어 게재한 글입니다. 칼럼 형식에 맞게 일부 교정했음을 밝힙니다.

김종대  jdkim20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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