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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퇴진’, 탈북민 시각은?

남북시민마당 10번째 모임이 지난 22일 저녁 인천논현역사 내 카페이음에서 열렸다. 이 자리엔 10여 명의 탈북민, 남한 사람들이 참석했다. 이날 모임에서 시국이야기가 비켜갈 수 없었다. 비선실세의 국정농단, 이로 인한 대통령 퇴진 문제가 블랙홀처럼 모든 현안을 빨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국민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상황이 탈북민들에게는 낯선 장면일 수밖에 없다. 과연 이런 시국에 대해 탈북민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22일 인천 카페이음에서 열린 제10회 남북시민마당 모습 ⓒ유코리아뉴스

남북시민마당을 이끌고 있는 신영욱 목사는 시국을 주제로 하게 된 이유에 대해 참석자들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남한 사람들은 정치지도자에 항거하고 심지어 축출한 경험이 있다. 탈북민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 느끼고 계실까 궁금했다. 또 북한은 앞으로 어떻게 변해야 하고 남한은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나눠보고 싶었다.”

2주 연속 자녀들과 함께 광화문광장 주말집회에 참석했던 이진오 목사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의 평화적인 집회를 보면서 아이들 스스로 민주주의가 뭔가를 학습하는 것 같았다”며 “지난주 집회에서는 애국가가 그렇게 감동적인지 처음 경험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탈북민 A씨는 현 시국에 대한 느낌을 이렇게 말했다.

“북한에서는 맨날 남조선이 데모하는 모습만 보여주니까 남조선은 정치를 저렇게 잘못해서 얼마 못가서 망하지 않겠나 생각했다. 그런데 남한에 와보니 민주주의제도로 인해 정당한 걸 주장하고 고치려고 하는 거였다. 북한에서는 그걸 이용해 많이 선전할 텐데, (데모하는 모습이) 너무 창피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줄다리기 할 때도 한마음 합쳐서 댕겨야 하는데 이런 상태에서 전쟁 나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도 됐다.”

탈북민 B씨도 여기에 동조했다.

“대통령은 국민이 뽑은 건데, (이렇게 흔들어대면) 다음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데 과연 그 사람은 대통령을 올바로 할 수 있을까.”

탈북민 C씨도 “커피를 팔아야 하는데 시위 때문에 경제가 어려워져서 많이 팔리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속상했다”고 고백했다.

반면 탈북민 D씨는 현 시국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다. 자신을 넘어 사회를 볼 수 있는 사건이 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탈북민은 대체로 사회에 무관심한 편이다. 하루하루 먹고 사는 것도 버겁기 때문이다. 그런 할머니들이 ‘박근혜 어떻게 될 것 같니?’ 하고 물어올 정도로 자극을 준 건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또 다른 탈북민 E씨도 “북한이란 독재치하에서 자기의견과 소견을 잃은 채 살아왔고 세계 전체를 볼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한 채 살아왔다”며 “우리에게 민주주의에 대해 새롭게 눈뜰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남한의 한 고교교사는 “요즘 하야, 탄핵이라는 단어를 중고생들이 다 알고 있다. 교육기본법 2조에는 교육이념에 대해 ‘민주시민 양성’이라고 되어 있는데, 이런 시국이 학생들로 하여금 민주시민으로서 자질을 갖추는 데 좋은 역할을 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반면 남한 사람인 이종아 씨는 “근대역사를 보면서 지금 같은 시국이 희망이 아닌 우려되는 게 있다”며 “역사적 분수령이 될 수도 있는 사건에서 매번 국민의 희망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신 목사는 “이런 세상을 살아간다는 게 여러 가지 힘겹긴 하지만 각계각층에서 수고하고 있기에, 또 시위현장에서 분노가 아닌 축제로 바꾸는 국민이 있는 한 이 어려움을 잘 극복하고 더 나은 세상 가꿀 수 있다는 믿음을 갖는다”고 말했다.

남북시민마당은 남북 시민들이 한 자리에 모여 통일, 평화 등 다양한 주제로 편안하게 얘기를 나누기 위해 지난 2월부터 매월 열리고 있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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