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29일 제3차 대국민담화 내용을 요약하면 △대국민 사과 △측근 관리 실패 인정 △임기단축 등 진퇴 문제를 국회 결정에 맡기겠다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등이다. 1, 2차 대국민담화의 사과, 검찰·특검 수용보다 임기 단축을 들고나왔다는 점에서 진일보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대통령의 이 같은 담화는 오히려 탄핵 정국을 더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야당 등 시민들로부터 “탄핵 강행” 목소리가 더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3차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청와대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는 트윗에서 “어떤 정치인이 샴페인을 터뜨리는지 함께 살펴봅시다. 촛불의 명령은 '무조건 하야'와 '부패기득권 체제의 해체' 아니었던가요.”라고 반문했다.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 역시 트윗을 통해 “복잡한 셈법을 하게 만드는 박근혜 담화에 대한 답은 간단하다. 정도를(바른 길을) 정공법으로 걸어가는 것이다. 특히 야당에게 그러하다. 탄핵강행이 정도다. 야당은 국민의 힘을 믿고 2일 탄핵의결 강행하라.”고 촉구했다.

유민아빠 김영오씨도 “제발 유민이와 아이들이 죽어가는 시간에 뭐 했는지부터 밝혀 주세요”라며 “국정농단한 대통령직 물러나는 것은 당연한 것. 명예퇴진으로 빠져나가더라도 야당 의원님들 탄핵으로 모든 죄를 밝혀야 합니다”라며 대통령 탄핵을 촉구했다.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대통령 담화 소감’이란 제목으로 올린 트윗에서 “나는 잘못한게 하나도 없는데, 국회 느그끼리 내 임기단축 등 복잡한 주제갖고 입씨름해봐라...는 거군요. 잘못 없는데 왜 임기단축하나요? 한마디로 ‘참 나쁜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긴급 성명을 발표하고 “퇴진문제는 박 대통령 스스로 결정할 문제지, 국회에 책임전가 하는 것은 무책임한 모습”이라며 “국정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국회는 즉각 탄핵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국회는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반영하는 탄핵절차에 나서고, 탄핵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국정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헌법재판소는 신속한 결정에 나서야 한다”며 “국정수행능력을 상실한 박 대통령의 즉각적인 탄핵만이 도탄에 빠진 우리 경제와 민생을 빠르게 회복하는 유일한 길이다. 국민의 요구를 거부한 박근혜 대통령의 말로는 비참할 뿐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 후 정치권에서도 ‘탄핵 강행’ 목소리가 폭발하고 있다.

노회찬 정의당 의원은 ‘박근혜 3차담화의 5대술책’ 제목의 트윗 글에서 “1.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지 않고 2. 스스로 책임지는 방법을 제시하지 않고 3. 국회에 공을 넘겨 4. 새누리당 탄핵대오를 교란하고 5. 개헌으로 야권 분열시키려는 술책”이라고 지적했다.

표창원 민주당 의원도 “국민과 함께 박근혜 탄핵 - 특검 수사 - 국정조사를 통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헌법 절차 준수 및 국정 정상화와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에 추호의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의원 모두의 결의입니다”라고 밝혔다.

정청래 전 민주당 의원도 ‘박근혜, 국민과 끝까지 싸우자 하네요’ 제목의 트윗 글에서 “국민은 국회와 헌재의 소모적 탄핵절차보다 즉각 퇴진을 원했지만 박근혜는 이를 거부했다”면서 “국회에 모든 공을 넘기고 자신은 시간벌기를 택했다. 국민의 피곤함과 스트레스는 안중에 없다. 국민은 죽든 말든 내 길을 가겠다고”라며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문제삼았다.

민주당 소속 이석현 국회부의장도 “박 대통령 담화는 두 가지 뜻이 있다. 1. 측근 잘못이지 나는 죄없다! 2. 새누리당이여, 탄핵을 막아달라!”라면서 “우리당 의원들은 방금 탄핵소추서에 서명 마쳤습니다. 하야 그날까지 여러분과 함께 투쟁하겠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도 “박근혜 탄핵소추발의안 금방 서명했습니다. 대한민국 헌법수호 사명감을 가지고”라며 트윗에 탄핵안 발의 서명을 사진으로 올리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29일 올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발의 서명문. ⓒ송영길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페북에 올린 글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역시 무서운 분이다.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이 집권 18년 동안 군부독재 통치에 대한 국민적인 저항을 인혁당 사건 등 갖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권력을 수성하는 방법을 온몸으로 체험했기에 역시 권력 수성의 귀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퇴진하지 않고, 국회에 퇴진 거취를 퉁치고, 기자들의 질문은 거절하고, 사실은 나중에 밝히겠다고 빠져버린다”며 “검찰 수사는 거부하고 나중에 사실을 밝히겠다는 것은 국민을 무시한 파렴치한 변명, 책임회피이며 또 하나의 헌정파괴 국기문란”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검찰 조사를 받아서 진실을 밝히는데 협조하고, 즉각 퇴진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1500여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29일 오후 운영위를 열고 오는 3일을 박근혜 퇴진의 날로 선포했다. 비상국민행동 측은 이를 위해 3일 최대 인원 참가를 목표로 홍보하겠다고 밝혔다. 3일 저녁 8시엔 청와대 행진도 예고했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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