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력자강의 위대한 동력으로 사회주의 승리적 전진을 다그치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2017년 새해 벽두 발표한 신년사에 담긴 구호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를 통해 한국시간 12시 30분(북한시간 12시)부터 30분간 거행된 신년사에서 김정은은 북한이 ‘자력자강’의 길을 가야할 것을 제시했다. 그리고 올 한 해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수행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짙은 남색 양복에 흰 와이셔츠, 줄무늬 남색 넥타이를 매고 안경을 쓴 김정은은 신년사를 발표했던 아버지 김정일과 달리, 권력을 잡은 2013년부터 줄곧 5년 연속으로 육성 발표를 했다.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하곤 했던 할아버지 김일성 따라 하기다.

예년과 별다름 없는 경제건설 내용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은 자력자강의 실천적 수단이다. 2016년 5월 제7차 당 대회 사업총화(결산)보고에서 북한이 제시한 2016년부터 2020년까지의 국가경제발전계획이다. 이 전략의 목표는 “인민경제전반을 활성화하고 경제부문사이의 균형을 보장하여 나라의 경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데 두고 있다. 그러나 정작 그 내용은 예년의 신년사에서 언급하고 있는 경제건설의 내용과 별반 다름이 없다. 이는 대외적으로 고립되어 있고, 직접적 재제에 직면해 있는 북한으로서는 자력갱생이 아닌 방법으로 경제발전을 추구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도 이를 자인하고 있는 모양새다.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수행에서 전환을 일으키자면 경제지도와 기업관리를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혁신적으로 해나가야 합니다. 내각과 경제지도기관들이 인민경제전반을 상승궤도에 확고히 올려 세워 나라의 경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책략을 세우고 완강하게 실천해나가야 합니다.”

기껏해야 “경제지도와 기업관리의 혁신적 추진”이다.

신년사에서 김정은은 제7차 대회에서 제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추진을 위한 수단이었던 ‘70일 전투’와 ‘200일 전투’의 성과를 거론하면서 이것이 나라 경제발전의 새로운 돌파구가 열리게 되었음을 치하했다. ‘전투’는 인민의 노력동원 강제화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주민동원을 극대화하기 위한 속도전 사업이다. 성과 달성 과정에서 당면하게 되는 고난을 정신적으로 극복할 수 있도록 반복 사용된다. 전투사업은 제7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이미 2월 ‘70일 전투’ 사업으로부터 시작했다. 그 여세를 몰아 지난해 6월부터 다시 200일 속도전 사업에 돌입했다. 당초 200일 전투의 중심 사업은 ‘평양 려명거리’ 조성이었다. 그러나 2016년 8월 말 함경북도 지역의 대규모 홍수로 이의 ‘주 타격 방향’을 수해 복구에 돌린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 신년사에서도 북한은 이런 ‘전투’가 “사회주의 강국건설을 위한 새로운 시대정신을 창조”하고, “인민들의 마음속에 당에 대한 믿음과 사회주의에 대한 신념이 더욱 깊이 뿌리내리게 되었다”고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이와는 판이한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신년사를 이용, 인민들의 계속적인 행군 독려만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북한식 ‘전투’를 “승리를 안아오기 위해, 혁명의 전성기를 대번영기로 이어나가기 위해” 벌일 것으로 독려하고 있다. 보라.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수행’은 “지난해에도 중요하지만 올 해는 ‘관건적’으로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하지 않는가.

경제발전 위해 남북관계 개선 희망

2017년 ‘자력자강’의 위력으로 5개년 전략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북한 인민이 총돌격하여 벌이는 주요사업은 다음과 같다.

1. 과학기술부문에서의 원료와 연료, 설비의 국산화와 대중적 기술혁신 운동을 통한 생산 확대와 경영관리개선.

2. 전력부분에서의 발전설비와 구조물보수를 통한 전력생산과 국가통합전력관리체계의 운영, 전력생산과 소비사이의 균형.

3. 금속·화학공업부문에서의 철강재 생산원가의 인하와 증산, ‘2.8비날론련합기업소’의 생산증가, 중요화학공장들의 능력 확장.

4. 석탄공업과 철도운수부문에서는 발전소와 금속·화학공장들의 석탄과 수송수요의 최우선적 보장 등이다.

더 나아가 북한은 올해에도 예년과 같이 “경공업과 농업, 수산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인민생활향상에서 보다 큰 전진을 이룩”해야 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경공업부문에서 원료와 자재의 국산화, 인민소비품의 다종화·다양화하고, 농업분야에서는 과학농사열풍 및 다수확 운동을 전개하는 것이다. 수산부문에서는 양어와 양식을 비롯해, 현대적인 어선 제작과 어구생산기지의 건립을 추진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종합하면, 2016년 신년사에서만 해도 북한은 달랐다. 2017년 경제부문의 신년사와는 같지 않았다. 2015년의 성과, 교통 및 인프라 부문에 이르기까지 여러 성과를 제시했으며 특히, 주변국과의 협력이 활성화하고 있는 모습도 그렸다. 2017년 신년사에서는 그와 같은 부분의 언급 없이 일반적 수준의 무기력한 언급에 그친 것은 그동안 진행된 대북 제재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기 어려웠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금년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추진 또한 내부 동력만으로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 예상된다. 실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국제사회로부터 외자유치 등 대규모 투자를 받아야 하나, 현 북한의 상황으로는 이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북한이 이번 신년사에서 남북대화와 관계개선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런 상황을 감안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김영윤 / (사)남북물류포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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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윤  kimyy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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