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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폐쇄 그후 1년‘개성공단 재개’가 답이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이던 지난해 2월 10일 오후 5시, 느닷없는 뉴스 속보가 떴다. 개성공단을 전면 중단한다는 홍용표 통일부장관의 긴급 발표였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북한 주민들의 삶에 도움을 주고, 북한 경제에 단초를 제공하며, 남북한이 공동 발전할 수 있도록 북한의 거듭된 도발과 극한 정세에도 불구하고 개성공단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또한 개성공단을 국제적 규범에 부합하는 공단으로 조성한다는 입장하에, 개성공단이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왔다. 그러나 그러한 지원과 우리 정부의 노력은 결국 북한의 핵무기와 장거리미사일 고도화에 악용된 결과가 되었다.”

지난해 1월 6일은 북한이 첫 수소탄 시험이라고 주장한 4차 핵실험이 있었고, 정부의 긴급발표 3일 전인 2월 7일엔 광명성4호를 탑재한 광명성호를 발사했었다.

정부는 긴급발표에서 2015년 한 해에만 1320억원(1억 2천만불)에 이르는 등 개성공단 개시부터 2015년 말까지 개성공단을 통해 총 6160억원(6억 6천만불)의 현금이 북한에 유입되었다고 밝혔다. 정부와 민간에서 총 1조 190억원을 투자했는데 이것이 결국 핵무기와 장거리미사일 고도화에 쓰여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정부는 “이제 우리 정부는 더 이상 개성공단 자금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이용되는 것을 막고, 우리 기업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개성공단을 전면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2월 10일 개성공단 완전중단을 발표하고 있는 홍용표 통일부장관. ⓒ통일부

그렇다면 정부의 설명대로 개성공단 폐쇄는 북한으로의 현금 유입을 끊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막고 우리 기업들의 희생을 막았을까?

개성공단입주기업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9일 개성공단 폐쇄 1년 기자회견을 열어 “즉각적인 개성공단 재개”를 촉구했다. 이날 비대위는 개성공단 입주기업 123개사를 대상으로 한 ‘개성공단 입주기업 현황과 요구 사항’ 설문 결과를 공개하며 “67%가 개성공단에 재입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이는 입주기업이 들어갈 마음이 없기에 재개를 검토할 시기가 아니다는 정부의 주장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설문 결과 26%의 기업들은 상황을 보고 (개성공단 입주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비대위는 “여건이 조성된다면 재입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실제 93%가 재입주 의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반면 개성공단이 재개되더라도 재입주가 힘들 거라고 답한 업체는 7%에 불과했다.

지난 7일 통일부는 <개성공단 1년, 설명자료>를 통해 “매출이 20% 내외만 하락해 정상화에 이르고 있다”고 했지만, 비대위는 “손실을 보면서도 재하청 등을 통해 매출을 일정수준 유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정기섭 비대위원장은 “정부가 발표한 <개성공단 1년, 설명자료>는 일부의 통계수치만 인용해 자신들의 주장을 합리화한 설명일 뿐”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기업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없다. 위원장인 나에게도 문의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개성공단 폐쇄 후 1년간 우리 기업들의 손실액은 입주기업당 약 20억원, 전체 2500억원 가량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평균 31.4% 줄었다. 개성공단 기업들은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해 취해야 할 가장 우선적인 조치로 △남북 정부 당국간 재가동 합의 △설비점검을 위한 기업인의 현장 방북 △기업인과 북측 당국간 협의를 꼽았다.

한편, 박근혜 정부 초대 통일부장관이었던 류길재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개성공단을 여는 게 답”이라고 밝혔다. 류 교수는 통일부장관 시절이던 2013년 4월 북한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이유로 북한 근로자들을 철수하자, 6개월 만인 9월에 남북 당국간 협상을 통해 개성공단 재가동을 이끌어냈다.

어렵게 재가동했던 개성공단이 완전중단(폐쇄) 이후 1년을 흘러온 데 대해 류 교수는 “우리 정부가 최선을 다해서 다시 재가동을 시켰던 이 공단이 어떻게 보면 지금은 사실상 거의 영구폐쇄 수순으로 가고 있는 그런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을 보면서 여러 가지로 좀 착잡한 그런 마음을 갖고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정권에 따라서 통일정책이 바뀌는 것에 대해 류 교수는 “통일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좀 더 근본적인 그런 문제들에 대해서 얘기하고 나서, 그러면 거기에 맞는 정책들을 만들어내면 되는 것”이라며 “그렇게 했을 때 개성공단을 어떻게 볼 것이냐, 저는 답이 나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즉, 개성공단을 재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외교·안보·통일 등 전방위 국정 농단 의혹과 관련해서는 “(대통령은) 얼마든지 다른 사람에게 의견을 물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지금 이 정부에서 벌어졌던 그런 부분들 같은 경우에는 저는 좀 문제가 심각하다고 본다”며 “밖으로 나가서는 안 되는 그런 문건들이 이렇게 공공연하게 나갔던 사실은 이건 가장 보안을 중하게 여겨야만 되는 외교, 안보, 통일 정책에 있어서는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면보고를 받지 않는 박근혜 대통령과 관련해서는 “기본적으로 그런 어떤 비선인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장관이나 수석들과의 독대나 대면보고 자리가 없었던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을 할 수가 있다”고 했다.

경실련통일협회(협회)는 9일 발표한 <개성공단 폐쇄 1년, 경실련통일협회 입장>에서 “지난 10년간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이 얻은 이익은 약 3.8억 달러였으나 북중 교역의 규모는 2015년 한해 57억 달러에 달하고 그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때문에 개성공단이 북핵의 자금줄이라는 주장은 근거가 매우 부족하다. 오히려 125개 입주기업들과 입주기업들을 지원을 해온 영업기업 등은 1조원이 넘는 피해를 입었으며, 수많은 기업들이 도산하거나 극심한 경영 위기에 놓이고 말았다. 여기에 5,000여개의 협력업체의 피해 또한 막대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개성공단 전면 폐쇄 등 대북제재를 통해 우리가 얻는 것은 제한적이지만 이로 인해 우리가 입는 피해는 실로 막대하다는 것이다.

협회는 그러면서 “백약이 무효한 대한민국 경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개성공단을 정상화해야 하며, 금강산관광 재개 등 추가적인 남북경협 확대도 필요하다”며 “또한 개성공단의 운영이 정치 상황에 따라 영향을 받지 않도록 정경분리 원칙의 법제화를 통해 개성공단 운영에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성공단 폐쇄와 관계 없이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실험으로 정점을 향해 달리고 있다. 황교안 권한대행은 지난 7일 국무회의에서 “김정일의 75주년 생일(2. 16)이 있는 이번 달은 어느 때보다도 북한의 전략적 도발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스스로 북한의 핵실험이나 ICBM 발사 실험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을 막겠다며 취했던 개성공단 폐쇄가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는 걸 자인한 셈이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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