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DD) 배치 비용 요구를 지난해 말부터 파악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한민구 국방부 장관 등 외교안보라인 수장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요구를 알면서도 사드 배치를 강행한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외교안보라인 수장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사드 배치 비용 요구를 알면서도 이를 은폐한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2일 한국일보는 한 정부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지난해 12월 미 정부 인수위 측이 문서로 우리 측에 사드 비용을 논의하자고 제안해왔다. 국회 탄핵안 가결로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상황에서 김 실장(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이 문제를 처리한 것으로 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김 실장이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사드 비용 부담을 우리가 질 수도 있다’며 구두로 언질을 줬지만 그뿐이었다. 사드 배치를 서둘러 끝내기 위해 전략적으로 비용 문제를 뭉개면서 덮어버린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각)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사드는 10억 달러짜리 시스템이다. 한국이 사드 비용을 내는 게 적절하다고 한국 측에 통보했다”고 발언해, 파장을 일으켰다. 이에 우리 정부는 “사드 비용 부담 통보를 받을 적이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전면 부인해 왔다.

하지만 정부관계자의 증언이 나오면서 김관진 실장과 한민국 장관 등 외교안보라인 수장들이 사드 배치를 서두르기 위해 트럼프 측의 사드 비용 요구를 은폐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2일 우리 정부의 사드 배치 강행과 관련,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윤병세 외교부 장관, 김 실장, 한 장관 등 4명을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조치하기로 했다.

이민혁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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