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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핵의 북한과 어떻게 관계개선해야 하나?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으로 강대강 충돌이 예상되던 동아시아 정세가 4월 미·중 정상회담 이후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미·중 정상회담에서는 양국 현안뿐만 아니라 북핵 문제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그 뒤 미국은 ‘최대의 압박과 관여(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라는 대북정책을 내놓았다. 중국은 기존 구상을 구체화시킨 ‘쌍궤병행(双軌竝行), 쌍잠정(双暫停)’ 방안을 이미 내놓은 상태다.

미국의 칼빈슨 항모 전단이 한반도 부근해역으로 전개하고, 북한은 이에 반발해 대규모 군사훈련을 강행하는 바람에 한반도 4월 위기설이 고조되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당사자인 한국의 역할은 보이지 않았다. 한국의 리더십이 장기간 부재한 가운데 이른바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이 현실화되었다. 이제 새 정부가 출범하게 되면 새로운 대북정책을 통해 “코리아 패싱”을 극복하고 한반도문제 해결의 주도권을 발휘해야만 한다. 새 정부가 한반도문제를 주도적으로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국을 방관자의 위치로 전락시킨 ‘전략적 인내’를 과감하게 버리고 ‘전략적 견인’으로 대북정책을 바꿔야 한다. ‘전략적 견인’이란 대북 억제력의 토대 위에서 각종 대화와 협상을 통해 북한을 외교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고 국제사회의 관여를 점차 높여 나감으로써 북한 스스로 핵무기 없이도 체제가 안전하다는 인식을 갖도록 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북핵문제 출구에 놓고 풀어야

그렇다면 국제제재를 받으면서도 핵보유국이 되려고 하는 북한과 과연 어떻게 관계를 개선해 나갈 것인가? 북한을 전략적으로 견인하기 위해서는 북핵문제를 출구에 놓고 풀어나가야 한다. 북한은 생존을 위해 생존 그 자체를 걸 수 있는 위험성을 안고 있기 때문에 북핵문제를 입구에 놓을 경우 해결이 그만큼 어려울 수밖에 없다. 여기서 관건은 남북관계 개선과 북핵문제 해결을 어떻게 연관 지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햇볕정책은 이 문제를 ‘병행론’의 입장에서 접근하였다. 이에 비해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 구상은 북한 핵문제가 진전되어야 관계개선할 수 있다는 긴밀한 ‘연계론’의 입장이었다.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구상은 ‘느슨한 연계’에서 시작해 ‘긴밀한 연계’로 나아간다는 ‘2단계 연계론’이었다.

북한의 핵개발이 상당히 진행되어 있고 국제제재를 받고 있는 만큼 연계는 불가피하지만, 새 정부는 일단 비연계 병행의 방법으로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북핵문제와 연계하지 않은 채 남북대화를 통해 신뢰를 마련한 뒤, 어느 정도 신뢰가 조성되면 남북관계와 북핵문제를 단계적으로 연계해 나가는 ‘비연계 병행→느슨한 연계→긴밀한 연계’의 3단계 접근법을 취하는 접근법이 바람직하다.

비연계 병행 방식으로 남북관계를 재출발해 북한이 태도 변화를 보인다고 해도 북한에게 경제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북핵문제 해결을 진전시키기 어렵다. 북한지도부가 ‘핵무기 없이도 체제안전이 가능하다’는 확신을 가져야만 핵포기를 결단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북한 핵문제를 비롯한 안보문제의 해결을 위해 한·미는 안보인센티브를 준비해야 한다.

연성균형을 통한 안보·안보교환이 바람직

남북한을 포함해 6자회담 참가국들이 합의한 안보인센티브의 내용은 ‘9.19공동성명’에 나와 있다. 이 성명에서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계획을 포기하는 대가로, 한·미 양국은 대북 불가침, 한반도 평화협정과 북·미 수교, 북·일 수교 및 에너지제공을 교환하는 연성균형(soft balancing)에 기초한 ‘포괄적 안보-안보 교환’을 약속했다. 하지만 6자회담이 공전되는 동안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시킨 북한은 지금 연성균형 방식을 거부하고, 핵포기와 미국의 핵우산을 맞바꾸는 경성균형(hard balancing) 방식의 안보-안보 교환을 요구하고 있다. 북한은 이미 2009년부터 비공식적으로는 핵 포기의 대가로 주한미군 철수 또는 핵우산 철거를 요구했었고, 지금은 핵보유를 기정사실화하면서 미국과의 핵감축 협상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새 정부의 우선과제는 북한지도부로 하여금 ‘9.19공동성명’에서 합의한 대로 연성균형을 통한 포괄적 안보-안보교환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하는 것이다. 새 정부가 북한을 설득하기 위해서도 대화 재개가 필요하지만, 그렇더라도 북한이 연성균형을 받아들일 때까지는 국제공조를 취하며 일정 기간 대북 제재와 압박의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 결국 남북관계의 개선은 새 정부의 노력과 북한의 태도가 서로 조화를 이룰 때 가능할 것이다.

이 칼럼은 (사)남북물류포럼에서 제공했습니다. (남북물류포럼 홈페이지 바로가기)

조성렬 박사 /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조성렬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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