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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에 임하는 대통령에게

혼수상태로 미국으로 송환된 ‘오토 웜비어’의 사망 소식에 미국은 극도로 격양되어 있다. 그가 억류된 1년 5개월이란 시간 속에 어떤 진실이 숨어 있는지 알 수가 없으나, 호기심 많은 미국 청년의 미스터리한 죽음이 이념 전쟁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있다. 축 늘어진 채 비행기에서 실려 내려오는 ‘웜비어’의 모습에서 인권을 유린한 북한의 무모한 모습을 본다. 동시에 세계질서를 주도해 온 미국의 위상 또한 방전된 배터리와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미국인의 삶은 테러의 공포를 안고 사는 삶이다. 이제는 아무도 미국인으로 태어난 것을 부러워하지 않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호기심 많은 젊은 여행자 ‘오토 웜비어’를 죽음으로 내몬 자들은 분명 북한 김정은 정권이다. 그러나 그를 죽음에 이르도록 방치한 책임은 미국정부에도 있다. 그는 어쩌면 붕괴만을 목표로 한 미국의 북한 목조르기 전략의 희생양인지도 모른다. 체제 보장을 요구하며 협상을 원했던 북한에 대해, 미국 정부가 내세운 ‘전략적 인내’가 미국의 건장한 청년이 맥없이 허물어지도록 한 것은 아닐까? 북한을 위험한 국가라고 강조하면서도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주장에만 몰입, 적극적인 구출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북한의 속셈이 대화에 있었던 것이 뻔했지만 그래도 응대하는 시늉이라도 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그랬다면 적어도 그가 북한 공안에게 별일 아닌 듯 웃으며 끌려갔던 것처럼 웃으면서 미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을 것 같다. ‘비핵화’ 없이는 북한과는 대화하지 않겠다는 정치적 억지가 결국 그를 죽게 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북한의 반인권적 행위를 비난하고 이에 상응하는 보복을 가하겠다는 의지만으로는 윔비어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 않다. 한국의 새 정부가 원하는 평화 분위기 조성에도 찬물이 끼얹을 여지가 충분하다. 미국이 이 사건을 문재인 정부 압박용 카드로 사용하지 않을지 우려된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의 몰염치도 마찬가지다. 북한 테러집단과 대화하는 ‘종북좌파’ 정부로 낙인찍으며 문재인 탄핵까지 서슴없이 거론하고 있으니 말이다.

잊어서는 안 될 것이 하나 있다. 북한 도발의 원인을 제대로 찾는 일이다. 누구든지 또 어떤 국가든지 궁지로 내몰릴수록 반발과 위기의식은 커지기 마련이다. 자신과 반대되는 상대방을 자신이 바라는 방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포기하지 않는 설득이 있어야 한다. 여당 발목잡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야당은 북한 설득의 걸림돌이다. 그래도 새 정부는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남북관계를 개선하려는 정책적 신념을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되며 소신 있게 대처하는 용기를 가지기 바란다. 진보정부에 대한 미국의 불신에 당당하게 맞서 협상을 리드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싶다. 난기류 비행기 속에서도 의연하게 대처하는 특전사 출신 대통령답게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협상을 주도해 주기 바란다.

정경화/ 남북물류포럼 사무국장

*이 칼럼은 남북물류포럼에서 제공합니다.

정경화  kolofo.or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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