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연구원이 8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보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과 노무현 정부의 대북포용정책을 계승하겠다고 천명한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국민들은 압도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통일연구원은 제19대 대통령 선거 한 달 후인 2017년 6월 12일부터 7월 12일까지 대면면접조사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통일·대북정책’에 관한 대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했다.(전체 응답자 1,002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

이번 조사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과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교해달라는 질문이었다. 응답자 중 63.7%가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더 선호한다고 밝혔다.(매우 선호 24.2%, 약간 선호 39.5%)

또한 응답자들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 계승을 천명한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압도적으로 찬성한다고 밝혔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공약한 남북기본협정 체결에 대한 찬반을 묻는 문항에서 응답자의 74.2%(매우 찬성 12.9%, 어느 정도 찬성 61.3%)가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으며, 통일국민협약에 대한 찬성의견도 74.4%(매우 찬성 12.5%, 어느 정도 찬성 61.9%)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응답자들은 북한과 경제협력 및 인도적 지원을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인식을 보였다. 일례로 “국제공조를 통해 북한에 대한 제재를 확실히 이행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압도적 다수가 북한 경제 제재지속에 찬성했고, “북한에 조건 없이 식량 원조를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60.4%가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며 ‘조건 없는 식량 원조’에 반대 입장을 보였다.

통일연구원이 조사한 15개 대북정책의 선호도를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북한 경제제재 지속>, <통일보다 평화공존 추구>, <평화협정 체결>, <핵동결 한다면 교류협력 재개>, <북 인권 문제 계속 제기>, <사드 배치 찬성>, <대북 심리전 적극 활용> 등 대북압박 혹은 안보 관련 문항들의 선호도가 높았다.

반면 <조건 없는 식량원조>, <인도적 지원 계속>, <탈북민 지원 강화>, <개성공단 재개>, <남북관계 협력 추구>, <개성공단 폐쇄 찬성>,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북한과 경제협력 및 인도적 지원 관련 문항들의 선호도는 낮았다.

국민들이 햇볕정책과 대북포용정책 등 이른바 대북온건정책에는 긍정적인 반면, 북과 경제협력을 추구하고 인도적 지원을 하는 부분에 선호도가 낮은 것은 다소 의외다.

이번 조사결과를 두고 이상신 통일정책연구실 부연구위원은 “국민들이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에 대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북핵 문제 해결에 진전이 없을 경우 남북관계가 협력적 관계로 전환될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부연구위원은 “대화를 통한 북핵 문제의 해결이 힘들어진 상황이라는 현실주의적 판단과 안보 문제에 대한 불안감이 교류협력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선호도가 압박 및 안보 정책보다 전반적으로 낮은 결과로 나타났다고 보는 것이 타당한 해석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민혁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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