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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해법, 나무심기운동에 있다

최근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은 한반도의 상황은 물론이고, 동북아시아와 세계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격렬한 말들이 오가며, 이른바 ‘8월 위기설’이 공공연히 회자된다. 우리의 생존권이 무시되며 고조되는 북한과 미국 사이의 극한 대립과 갈등 상황에서 정작 우리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반도의 평화는 남이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시급한 과제임을 실감하게 한다.

지금 북한의 세습독재자 김정은이 관심을 두고 있는 사항은 두 가지다. 하나는 권력유지고, 다른 하나는 산림녹화다.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이면에는 정권 안위의 위기가 숨겨져 있다. 그러나 전체 당원과 전체 주민, 전체 군인이 산림녹화에 전투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북한의 현실은 홍수와 가뭄 등 자연재해의 악순환에서 벗어나 생존을 증진하려는 몸부림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교회는 1990년대 이래로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인 지원을 하는 일에 앞장서 왔다. 한국교회는 민간 차원의 교류와 지원의 상당한 부분을 감당함으로 남북간의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통일의 과정에 적지 않게 기여했던 것이다. 지난 10년의 보수정권 하에서 한국교회의 역할은 이전보다는 약화되었다. 하지만 한국교회가 그동안의 경험과 노하우에 기초하여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상호평화를 위해서 의미 있는 일을 한다면, 직접적인 접촉의 기회가 차단된 남북한 정부를 크게 도울 수 있을 것이다.

한국교회가 북한에 나무를 심는 운동을 전개한다면, 새로운 변화를 위해 물꼬를 트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민둥산으로 대변되는 북한의 척박한 환경을 생명의 푸른 환경으로 바꾸는 일이기 때문이다. 나무심기는 홍수를 방지하고, 땅을 비옥하게 하며, 사람들에게 풍요로운 삶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척박한 환경에서 황폐하게 바래진 마음의 앙금을 제거하고, 부드럽고 여유로운 평화의 마음으로 바꾸어 줄 것이다. 마음이 넉넉하고 평화로워야 다른 편의 사람도 만나고, 좋은 관계도 형성할 수 있지 않겠는가?

중국의 황사가 주변 국가들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듯이, 환경문제는 어느 특정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북한에서 야기되는 환경문제 역시 북한만의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이는 남한의 환경문제로 직결된다. 북한이 홍수가 나서 댐의 물을 갑자기 방류하게 되면, 임진강과 한강으로 유입된 많은 물은 남한에 직접적인 피해를 줄 것이 분명하다. 북한에서 발생한 병충해가 남한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북한의 척박함에서 비롯된 기후변화는 남한의 기후변화에 오래지 않아 영향을 끼칠 것이다.

이제 한국교회는 북한에 나무를 심는 운동을 위해서 앞장서야 한다. 북한이 시급하게 생각하며 도움을 요청하는 나무심기에 대해서 한국교회가 하나님의 창조질서의 보전과 남북화해의 차원에서 교계 전체적으로 응답한다면, 그것은 남북한 관계의 복원과 발전을 위한 출발이 될 것이다. 더욱이 극악한 남북관계 속에서 한국교회가 남북한의 만남과 교류에 마중물이 될 수만 있다면, 사회적으로 질타를 당해온 한국교회의 부끄러움도 어느 정도는 상쇄될 수 있을 것이다.

나무심기는 지금까지 논란이 되고 있는 퍼주기나 핵무기 자금으로의 전환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나무심기에 지원하는 만큼 그 결과를 당장 눈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게다가 북한의 환경에만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남한의 환경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한국교회가 북한의 주요 지역마다 묘목장을 만들고, 묘목장을 중심으로 각종 시설을 만들어 운영을 돕는다면, 나무심기는 남한에 평화로 되돌아올 것이다. 한국교회여, 북한에 나무를 심는 것을 통해 평화의 사도로 나아가자!

정종훈 / 연세대 교수·연세의료원 원목실장

*이 칼럼은 국민일보에도 게재됐습니다.

정종훈  chjeong59@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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