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반도 정세를 격랑으로 몰아갈 장거리 로켓발사 계획을 발표했다. 1일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대변인은 10일~22일 사이에 김정일의 유훈을 받들어 자체의 힘과 기술로 제작한 실용위성을 쏘아 올리게 된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과학자,기술자들은 지난 4월에 진행한 위성발사에서 나타난 결함들을 분석하고 위성과 운반로케트의 믿음성과 정밀도를 개선하기 위한 사업을 심화시켜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준비를 끝냈다”고 밝혀 그동안 꾸준히 장거리로켓 재발사 준비를 진행해 왔음을 시사하고 있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북한은 남한의 대선과 주변 4강의 리더십이 교체되는 시점에 장거리 로켓 발사를 강행하려고 할까? 그 이유를 김정일의 3대 유산과 연결시켜 해석해보려고 한다. 통일비전연구회는 올해 북한의 신년 공동사설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김정일의 3대 유산(핵, 인공위성, 일심단결)이 북한의 대남정책과 대외정책의 뿌리가 될 것임을 예측한 바 있다(최경희＂인공위성 쏘겠다는 북한, 우리의 대응책은“ 『중앙일보』 칼럼, 2012년 1월 14일자, 통일비전연구회 분석보고 ”북한의 대남정책의 뿌리는 김정일 3대혁명유산“ 2012년 1월 7일 을 참조).

이 칼럼에 따르면, 2011년 12월 28일 북한의 『로동신문』은 정론 “김정일 동지의 유산” 이라는 제하의 글에서 “인공지구위성의 제작 및 발사국의 자랑에 핵보유국의 존엄, 지식경제시대의 새 세기 산업혁명, 민족의 정신력”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번 로켓 발사의 목적은 김정일의 사망 1주년을 맞으며 김정일의 3대 유산 가운데 하나인 ‘인공지구위성 제작 및 발사’를 완성함으로서 김정은의 충성심을 과시하고, 지난 4월의 로켓 발사 실패로 구겨진 김정은의 체면을 세워 흐트러진 내부의 결속을 다지려는 데 있다. 내부결속은 북한주민들이 김정은의 정치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 김정은에 대한 인민들의 충성의 열의를 끌어내려는 의도가 핵심부분이라 하겠다.

또한 김정은이 장거리로켓 발사로 김정일에 대한 충성심을 과시하려는 이유는 후계자로서 선대수령의 사상과 노선, 유훈을 그대로 계승해 정통성을 강조하려는 데 있다. 김정은은 올해 4월 김정일을 영원한 당총비서, 국방위원장으로 추대하고 당의 지도사상을 김일성주의에서 김일성-김정일주의로 개정했을 뿐 아니라 ‘김정일 애국주의’ 사상을 만들어 김정일을 신격화, 올해 4월 개정된 헌법에 김정일의 혁명유산인 ‘핵보유국’의 지위를 명시했다.

그러나 금년 4월 13일 아침에 조용히 쏘아올린 인공위성 발사에는 실패함으로서 2012년 ‘강성대국’의 대문진입을 선포하는 경축행사의 축포를 불발탄으로 만들었다. 북한에서의 로켓 발사는 단순한 로켓 발사가 아니라 김정일의 유산으로 규정된 고도의 정치행위이기 때문에 이를 진두지휘한 김정은의 이미지도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북한이 로켓 발사를 규탄하는 남한시민단체들의 행위를 구실로 ‘최고사령부특별작전소조’로 응징을 가하겠다고 협박한 것도 김정은의 분노가 얼마나 컸을지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올해 김정은은 유일영도체계와 당권 강화를 위해 김정일의 영구차를 운반하던 군부 4인방을 1년도 안된 기간에 숙청하거나 좌천시켰다. 이는 자칫 ‘군대는 당이자 국가이며 인민’이라는 ‘선군정치’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 따라서 침체된 군대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주민의 역량을 하나로 결집시키기 위해 김정일 사망 1주기를 맞아 장거리로켓을 발사하려는 것이다.

주목되는 점은 북한이 위성발사 계획을 대외에만 공표하고 주민들에게는 알리지 않았고, 12월을 김정일 애도기간으로 선포하고 주민통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4월에 이어 이번에도 실패하면 오히려 주민들의 실망감만 키워 김정은에 대한 이미지만 나빠지기 때문에 성공이 확실시되면 김정은의 업적으로 홍보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또한 최근에 한국의 “나로호” 발사가 2차례 실패함에 따라 성공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만약에 북한이 먼저 로켓 발사에 성공한다면 남한에 대한 정통성과 우월성을 확보할 수도 있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거기다 한국 내부의 안보불안감을 높여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도 갖고 있다.

한편 핵보유국으로서 미국 본토까지 도달 가능한 장거리 로켓 발사로 미국과의 협상력을 높이는 데 있으며 중국을 비롯한 대국에 끌려가는 종속외교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당총서기의 특사격인 리젠거 정치국위원이 이끄는 중국의 당대표단이 평양에 체류하고 있는 시점에 장거리로켓 발사계획을 발표한 것은 앞으로도 중국에 할 말은 하면서 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정은은 ‘신경제계획수행’을 위해 지난 8월 장성택을 중국에 보내 10억불을 받아오려고 했지만 중국의 거절로 실패하면서 새로운 ‘고난의 행군’을 가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최근 북한이 70년대 정신을 강조하고 ‘생눈길정신’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고난의 행군’정신으로 난관을 극복해 가겠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로켓발사는 북한에 제2의 ‘고난의 행군’을 부르는 신호탄이라 할 수 있다.

<통일비전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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