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가 지난 12일 MBN 방송에 출연해 ‘북한 지도부도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원한다’고 말했던 내용이 화제다. 발언 내용이 SNS로 확산되면서 누리꾼들 사이의 해석도 엇갈리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 “탈북자들은 박근혜 후보를 전적으로 지지한다”라고 발언해 패널들로부터 선거법과 관련해 ‘톤을 낮춰달라’는 제재를 받은 박 대표는 이어 “북한에서도 박근혜 후보가 출마한 것에 대해 아주 관심이 높다”며 운을 띄웠다. 일주일 전부터 북한 지도부에서 북한 주민들에게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나쁘다’거나 ‘독재자의 딸’이라는 말을 공개적으로 하지 말라고 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는 것이다.

▲ MBN 방송에 출연한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사진=MBN 방송캡쳐)

그 이유에 대해 박 대표는 “북한이 자기 체제 유지를 위해서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게 아주 유리하다. 왜냐하면 북한은 3대까지 세습하지 않았나? 그러니 북한 지도부도 자유 민주주의라는 남한에서도 세습을 하지 않느냐고 몰고 간다는 거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박 대표의 발언을 듣고 사회자는 당황한 듯 “이런 발언은 박상학 대표의 개인적인 생각일뿐 MBN과는 관계가 없다”고 마무리 지었다. 해당 동영상이 SNS를 통해 급속하게 확산되면서 누리꾼들은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북한의 3대 세습에 대한 명분이 생긴다는 것이냐’ ‘누구를 위한 발언인지 모르겠다’ ‘실수 한 것 아니냐’는 식의 의견들이 잇따랐다. 북한 지도부가 박근혜의 당선을 지지한다는 내용이 박근혜를 지지하는 보수층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텐데도 박 대표가 이런 발언을 할 이유에 대해 다양한 추측이 오갔다.

이에 (사)북한전략센터의 한 관계자는 “박 대표가 당중앙위원회에서나 알 수 있는 결정을 어떻게 알 수 있었는지부터가 의문”이라며 정보의 진위여부에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박 대표의 추측일 가능성이 높다”고 단정 지었다.

반면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예전부터) 북한은 절대로 남한에 민주 정부 들어서는 것을 원치 않는다. 정통성 없는 정부가 들어서야 딜이 쉽기 때문이다. 얻을 것이 많기 때문이다. (박 대표의 말은) 상당히 일리 있는 분석이다. 북한이 사실 (남한이) 독재정권 아래 있을 때 물밑으로 다 받았다. 거래가 있었다. 나는 (박 대표의 발언이) 금방 이해가 되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은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16일자)을 통해 ‘악몽의 5년은 절대로 되풀이되지 말아야 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에 대해 “동족대결의 험담과 독설들이 묻어 있다. 이러한 동족대결패당이 집권하면 북남관계가 한층 파국에로 치달아오를 것이다. 다른 분야에 대해서는 미사여구 공약을 늘어놓으면서도 ‘대북정책’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대결노선을 그대로 답습한다는 것을 숨기지 않고 있다”라며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박상학 대표의 발언과 상반되는 모습을 내비친 것이다. 이에 대해 김형덕 한반도평화번영연구소 소장은 “남한 민심의 분열을 노리는 것 같다”며 “실제로는 대결주의 정권 출현을 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범진 기자  poemgene@ukore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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