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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신년사 분석] 우려했던 평화 공세가 현실이 되다

김정은 위원장은 1일 오전 조선중앙TV를 통해 녹화 방송된 2018 신년사에서 “2017년은 자력자강의 동력으로 사회주의 강국건설사의 불멸의 이정표를 세운 영웅적 투쟁과 위대한 승리의 해였다”고 선포했다.

김 위원장은 또 “지난해 우리 당과 국가와 인민이 쟁취한 특출한 성과는 국가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을 성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1월 29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 발사 직후 언급했던 “핵무력 완성”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1년 전 나는 이 자리에서 당과 정부를 대표하여 대륙간탄도로켓트 시험 발사 준비 사업이 마감단계에서 추진되고 있다는 것을 공표하였으며, 지난 한해 동안 그 리행을 위한 여러 차의 시험발사들을 안전하고 투명하게 진행하여 확고한 성공을 온 세상에 증명하였다”고 주장했다.

"핵무력 완성, 전쟁 억지력 보유"

핵무력 완성을 통해 전쟁 억제력을 보유하게 된 점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공화국은 마침내 그 어떤 힘으로도, 그 무엇으로써도 되돌릴 수 없는 강력하고 믿음직한 전쟁 억제력을 보유하게 되었다”며 “우리 국가의 핵무력은 미국의 그 어떤 핵 위협도 분쇄하고 대응할 수 있으며 미국이 모험적인 불장난을 할 수 없게 제압하는 강력한 억제력으로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결코 나와 우리 국가를 상대로 전쟁을 걸어오지 못한다”며 “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의 핵 타격 사정권 안에 있으며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 있다는 것, 이는 결코 위협이 아닌 현실임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위협했다.

김 위원장은 이 같은 전쟁 억지력에 대해 “나라의 자주권을 믿음직하게 지켜낼 수 있는 최강의 국가 방위력을 마련하기 위하여 한평생을 다 바치신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의 염원을 풀어드”린 것이며, “전체 인민이 장고한 세월 허리띠를 조이며 바라던 평화 수호의 강력한 보검”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일 오전 조선중앙TV를 통해 2018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YTN 화면 캡처

2017 신년사에서는 ‘핵강국’, ‘군사강국’이라는 표현을 썼었다. “지난해(2016년)에 주체조선의 국방력강화에서 획기적 전환이 이룩되여 우리 조국이 그 어떤 강적도 감히 건드릴 수 없는 동방의 핵강국, 군사강국으로 솟구쳐 올랐다.”

아울러 2016년 1월과 9월에 각각 실시한 4차, 5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실험을 언급하며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이 마감단계에 이른 점도 지난해 신년사에서 언급됐다. “제국주의자들의 날로 악랄해지는 핵전쟁위협에 대처한 우리의 첫 수소탄시험과 각이한 공격수단들의 시험발사, 핵탄두폭발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였으며 첨단무장장비연구개발사업이 활발해지고 대륙간탄도로케트시험발사 준비사업이 마감단계에 이른 것을 비롯하여...”

하지만 1년 만에 김 위원장은 ‘핵무력 완성’, ‘전쟁 억제력 보유’ 등을 기정사실화 한 것이다.

"집권 여당은 물론 각계각층 단체들과 대화와 접촉 내왕의 길 열어 놓을 것" 

 

올해 신년사에서는 남한을 향해 적극적인 대화, 협상 공세를 펼쳤다.

김 위원장은 “남조선에서 분노한 각계각층 인민들의 대중적 항쟁에 의하여 파쇼통치와 동족대결에 메달리던 보수 정권이 무너지고 집권세력이 바뀌었으나 북남관계에서 달라진 것이란 아무것도 없다”며 “오히려 남조선 당국은 온 겨레의 통일지향에 역행하여 미국의 대 조선 적대시 정책에 추종함으로써 정세를 험악한 지경에 몰아넣고 북남 사이의 불신과 대결을 더욱 격화시켰으며 북남 관계는 풀기 어려운 경색국면에 처하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가 미국과 공조해 대북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것을 비판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런 비정상적인 상태를 끝장내지 않고서는 나라의 통일은 고사하고 외세가 강요하는 핵전쟁의 참화를 면할 수 없다”며 “조성된 정세는 지금이야말로 북과 남이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북남관계를 개선하며 자주통일의 돌파구를 열기 위한 결정적인 대책을 세워 나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절박한 시대적 요구를 외면한다면 어느 누구도 민족 앞에 떳떳하게 나설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언급한 대목은 눈길을 끈다. 김 위원장은 “새해는 우리 인민이 공화국 창건 70돌을 대경사로 기념하게 되고 남조선에서는 겨울철 올림픽 경기대회가 열리는 것으로 하려 북과 남에 다 같이 의의있는 해”라며 “민족의 존엄과 기상을 내외에 떨치기 위해서도 동결상태에 있는 북남관계를 개선하여 뜻깊은 올해를 민족사에 특기할 사변적인 해로 빛내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북과 남은 정세를 격화시키는 일을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하며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적 환경을 마련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하여야 한다”면서 “남조선 당국은 온 겨레의 운명과 이 땅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미국의 무모한 북침 핵전쟁 책동에 가담하여 정세 격화를 부추길 것이 아니라 긴장 완화를 위한 우리의 성의있는 노력에 화답해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도 피력했다. 김 위원장은 “북남 관계 개선은 당국만이 아니라 누구나 바라는 초미의 관심사이며 온민족이 힘을 합쳐 풀어나가야 할 중대사”라며 “북과 남 사이 접촉과 내왕 협력과 교류를 폭넓게 실현하며 서로의 오해와 불신을 풀고 통일의 주체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진정으로 민족적 화해와 단합을 원한다면 남조선의 집권 여당은 물론 각계각층 단체들과 개별적 인사들을 포함하여 그 누구에게도 대화와 접촉 내왕의 길을 열어 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평창올림픽 대표단 파견, 북남 당국 회담 가능"

깜짝 제안도 했다. 평창올림픽 대표단 파견과 이를 위한 남북 당국 회담이다. 김 위원장은 “지금은 서로 등을 돌려대고 자기 입장이나 밝힐 때가 아니며 북과 남이 마주앉아 우리민족끼리 북남 관계 개선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하고 그 출로를 과감하게 열어 나가야 할 때”라며 “남조선에서 머지않아 열리는 겨울철 올림픽 경기대회에 대해 말한다면, 그것은 민족의 위상을 과시하는 좋은 계기로 될 것이며 우리는 대회가 성과적으로 개최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러한 견지에서 우리는 대표단 파견을 포함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남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핏줄을 나눈 겨레로서 동족의 경사를 같이 기뻐하고 서로 도와주는 것은 응당한 일”이라며 “나는 이 기회에 해외의 전체 조선 동포들에게 다시 한번 따뜻한 새해 인사 보내면서 의의 깊은 올해의 북과 남에서 모든 일이 잘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2017년 신년사에서는 당시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적대시 정책, 한미연합 군사훈련의 강화 등을 강도 높게 비판했었다.

김 위원장은 “올해는 력사적인 7.4공동성명발표 마흔다섯돐과 10.4선언발표 열돐이 되는 해이다. 올해에 우리는 온 민족이 힘을 합쳐 자주통일의 대통로를 열어나가야 한다”며 “북남관계를 개선하고 북과 남사이의 첨예한 군사적충돌과 전쟁위험을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2017년 신년사는 곧바로 대북 적대시 정책의 중단을 요구하며 대남 비판으로 일관했다. 김 위원장은 “상대방을 자극하고 대결을 고취하는 온갖 비방중상은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제도전복과 변화에 기대를 걸고 감행되는 불순한 반공화국모략소동과 적대행위들은 지체 없이 중지되여야 한다”면서 “남조선을 타고앉아 아시아태평양지배전략을 실현하려는 미국을 비롯한 외세의 침략과 간섭책동을 끝장내며 진정한 민족의 주적도 가려보지 못하고 동족대결에서 살길을 찾는 박근혜와 같은 반통일사대매국세력의 준동을 분쇄하기 위한 전민족적투쟁을 힘있게 벌려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또 “우리는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핵위협과 공갈이 계속되는 한 그리고 우리의 문전 앞에서 년례적이라는 감투를 쓴 전쟁연습소동을 걷어치우지 않는 한 핵무력을 중추로 하는 자위적국방력과 선제공격능력을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경제분야, 커다란 전진 이룩했다"

이밖에 경제분야에서는 지난해 신년사가 주로 ‘하여야 한다’는 미래적 당위성을 강조했다면, 올해 신년사는 “이룩했다”는 현재 완료형으로 구분된다.

올 신년사에서 김 위원장은 “지난해 국가경제 발전 5개년 전략수행에서도 커다란 전진을 이룩하였다”며 금속공업, 기계공업, 과학문화 부문 등 전반에 걸쳐 성과를 이룩했다고 밝혔다.

반면, 지난해 신년사에서는 전력, 금송공업, 기계공업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하여야 한다”고 표현했었다. 그만큼 북한의 성과를 대내외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게 올 신년사의 특징이다.

북한의 올해 신년사에 대해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인민경제 활성화, 핵무력 강화, 통남봉미(通南封美)가 특징”이라며 “2018년은 핵무력 완성을 바탕으로 경제발전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인민경제 분야에 대한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혁명적인 총공세로 사회주의 강국 건설의 모든 전선에서 새로운 승리를 쟁취하자’를 새로운 구호로 내세운 점을 근거로 꼽았다.

김동엽 교수, "군사·대남·대외 분야 가장 걱정하고 우려했던 게 현실로"

김 교수는 이번 신년사에서 “군사·대남·대외 분야는 가장 걱정하고 우려했던 모습으로 나타났다”고 봤다. 김 위원장이 ‘남조선 겨울 올림픽이 성과적으로 열리길 진심으로 바라고, 대표단 파견 등 충분히 가능하며 시급히 만날 수 있고, 동족 행사 돕는 것 응당한 일’이라고 언급한 점을 들어 적극적인 대화·협상 공세에 나섰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을 향해서는 김 위원장이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 있다는 것, 이는 결코 위협이 아닌 현실임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한 점을 들어 “(핵무기를)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오히려 대량생산 실전배치를 더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며 “2018년에도 전력화 실전배치를 명분으로 핵무력의 기술적 완결성을 달성하기 위해 계속 발사하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결과적으로 2018년에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 트럼프 정부에 대해 크게 기대하지 않겠다는 점을 내비치면서 대신 우리 쪽으로 적극적 평화공세를 해 온 것으로 보인다”며 “통미봉남이 아닌 통남봉미에 대해 우리가 과연 받을 수 있을지, 준비는 되어 있는지 걱정이고 미국이 그냥 보고만 있을지도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무엇보다 우리 스스로 그저 북한의 한미동맹 균열이나 이간, 우리 정부 흔들기, 미국 압박술 정도로만 치부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이러한 북한의 자세가)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고 위기일 수도 있다. 결국 우리가 어찌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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