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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과 북한에 대한 믿음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이 한반도 평화의 도화선이 될 것인가? 기대가 큰 만큼 오히려 예상하지 않는 돌발변수가 나타나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존 볼턴과 마이크 폼페이오를 비롯, 니키 헤일리 등 대북 강경파 3인을 포진시켰다. 북한을 향한 압박정책이 여전히 유효함을 보여 주는 과시적 행보다. 미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정상회담을 끌고가겠다는 의지의 표출이라고 할 수 있다. 남·북 정상회담이 낙관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는 그리 어렵지 않을 것 같다. 적어도 북·미 정상회담과 비교한다면 말이다.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는 어떻게 될까? 낙관할 수 있을까? 회담 중 미국이 북한을 상대로 돌발변수를 발생시키지 않는다면 그 대답은 “YES”라고 말하고 싶다. 그 이유는 북한이 다가올 이 “세기의 협상”을 스스로 파국으로 몰아넣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북한이 정상회담을 파국으로 몰고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의 근거는 무엇인가?

첫째, 대미관계에서의 자신감이다. 북한은 엄청난 자신감을 가지고 한국과 미국을 상대로 정상회담을 제의했다. 이 자신감은 북한 스스로가 ‘힘’을 갖게 되었다는 생각에서 비롯된다. 다름 아닌 핵 무력이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지속되는 동안 북한은 끈질기게 핵·미사일 기술을 개발해 왔고, 그 완성을 드러내놓고 천명했다(2017.11). 미국이 정상회담에 응한 것을 북한은 어떻게 생각할까? 그들이 가진 핵·미사일 기술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 같다. 따라서 회담이 이루어지게 한 것은 북한이다. 그런 위치에서 회담에 임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북한이 한국과 미국과의 협상을 스스로 파국으로 몰 이유가 없지 않겠는가?

둘째, 북한은 경제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라도 북·미 정상회담을 성공시켜야 한다. 자신의 핵무력을 믿는 북한. 이제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경제문제의 해결이다. 미국은 정상회담의 초점을 북한의 비핵화에 맞추겠지만, 북한에게는 오히려 경제문제가 더 중요하다. 북한은 현재 경제·핵 병진노선의 첫 번째 부분을 달성하고 싶어 한다. 북한으로서는 정상회담이 경제로 이어지는 협상이 되기 위해서라도 비핵화를 보장해야 할 판이다. 북한은 이미 형식적으로나마 비핵화에 동의했다. 미국이 북미 정상회담을 수락하는 데에는 한국의 특사가 가져온 북한의 비핵화 의향이 주효했던 것이 아닌가. 물론, 비핵화에는 단서가 붙어 있다. ‘조건만 맞는다면’이라는 단서가 붙어 있지만 그 의지를 보인 것에는 틀림이 없다. 경제를 우선하려는 북한이 먼저 정상회담에 파투를 놓을 것 같지 않다.

셋째, 북한 비핵화의 과정은 길다. 하루 이틀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포괄적이며 일괄타결 형식의 비핵화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질 수는 있으나, 그 과정에는 북한은 물론, 미국의 성실한 조건 이행이 담보되어야 한다. 비핵화에 대한 합의가 일단 이루어지면 북한에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가장 먼저 올 것이 대북 제재에 대한 해제일 것이다. 대북 제재는 큰 변수가 없는 한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북한 또한 대북 제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비핵화의 첫 걸음을 먼저 떼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아마 동시에 이루어질지도 모른다. 물론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경제적 지원도 포함될 것이다. 경제적 지원은 장기간 소요되는 비핵화가 완성되고 난 다음 추진될 사안이 아니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적 보상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대북 제재가 북한으로 하여금 가난하게 살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고 믿기 때문이다. 비핵화 과정이 이루어지면 북한 경제는 변할 수밖에 없다. 대북 지원과 경협사업은 어려운 북한경제에 단비로 작용할 것이다. 이처럼 바로 앞의 경제적 이익을 두고 북한이 정상회담을 걷어찰 이유가 없지 않겠는가.

넷째, 남북 정상회담이 북한으로 하여금 돌발 행위를 하지 않도록 할 것이기 때문이다. 남북 정상회담은 북미 정상회담으로 가는 예비과정이다. 본 게임을 치르기 전 담금질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과 해결해야 할 가장 절박한 문제가 비핵화라면 남북 정상회담은 북한의 비핵화를 확인받는 회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 남북관계를 개선하려는 강한 의지의 북한이 남한이 제시하는 비핵화 문제를 조율하고 실천하기 위한 결단을 가지고 북·미 정상회담에 임할 가능성이 크다. 남북 정상회담이 성공을 바탕에 두고 북한은 북·미 정상회담도 성사시키려고 할 것이다.

문제는 미국이다. 변덕스럽고 즉흥적인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진행과정에서 참을성 없는 태도를 보이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북한은 이 점을 충분히 감안하고 있을 것 같다. 미국과 “세기의 담판”을 벌이려는 북한이 아닌가? 문 대통령도 북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돌발적인 행동을 하지 않도록 멋진 외교력을 발휘할 것이라 믿는다. 문 대통령이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본 ‘남북미 3자 회담’은 미국의 돌출행동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꽃피는 5월, 한반도에 평화의 향기가 실려 오기를 기대한다.

정경화/ 남북물류포럼 사무국장

*본 칼럼의 저작권은 남북물류포럼에 있습니다.

정경화  kolofo.or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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