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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과 북한의 변화

“남과 북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그 날을 위하여.”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 만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한 건배 제의였다. 문 대통령은 백두산과 개마고원을 트래킹하기를 원했다. 그렇게, 원할 때 원하는 방법으로 언제든지 남북을 오갈 수 있다면 남북은 통일된 것이나 거의 다름없다. 이름하여 「사실상의 통일」이다. 김정은 위원장과 건배한 문 대통령의 뇌리에는 남북이 앞으로 만들어 갈 관계의 그림이 그려진 것이다. 앞으로 우리가 북한하고 하게 될 모든 일은 이 「사실상의 통일」로 가기 위한 여정 속에 담겨질지도 모른다.

「사실상의 통일(de facto unification)」을 그려볼 수 있게 된 것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한반도 상황을 타개하려는 의지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김 위원장의 결단, 북한을 바꾸려는 의지에 힘입은 바가 크다. 생각해 보라. 4·27 정상회담에서 보였던 김 위원장의 행보가 하루 이틀 전의 생각해서 나온 것이었는지. 오랫동안 준비한 것임에 틀림없다. 그는 지금 북한이 당면해 있는 현실을 타파하려 한다. 그가 진정 핵을 포기하려고 한다면, 무엇을 위해 하려는 것일까? 다름 아닌 북한의 변화다. 그 변화에 모든 것이 수렴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지금 북한이 변화를 원하고 있음을 전 세계에 증명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김 위원장이 오래 전 스위스 유학시절부터 꾸어왔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북한의 비핵화와 자신의 꿈을 맞바꾸려 하고 있는 것일까? 비핵화의 결말이 미국에 의해 강토가 초토화되고 지도자가 죽는 리비아의 사례가 주는 두려움도 적지 않을진데 김 위원장은 일단 자신의 결단을 향해 가려고 하고 있는 것 같다.

북한의 변화가 지향하고 있는 것은 대체 무엇일까? 두 말 할 것도 없이 보다 잘 사는 나라의 건설일 것이다. 지난 2017년 신년사에서 김 위원장은 인상 깊은 말을 했다. 자신의 개인적 소회를 진솔한 언어로 표현한 것이 그것이다. “언제나 늘 마음뿐이었고 능력이 따라서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자책 속에 지난해를 보냈다”, “티 없이 맑고 깨끗한 마음으로 우리 인민을 충직하게 받들어나가는 인민의 참된 충복, 충실한 심부름꾼이 될 것을 새해의 이 아침에 엄숙히 맹약하는 바입니다”라고 했다. 그런 자신의 마음이 북한의 변화를 추동하려는 결단으로 이어진 것인가?

김정은의 결단은 국제사회의 오랜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이루어낸 경제적 성과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런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작용한 것이 아닐까? 1990년대 중반의 경제 위기로 북한은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던 적이 있다. 엄혹했던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어 추진한 2002년의 「7·1경제관리개선조치」. 그후 만 16년이 흐르면서 북한은 「시장화」를 통해 일련의 경제적 변화를 이루게 된다. 지금 시장은 북한 주민에게 없어서는 안 될 생명줄이 된 지 오래다. 북한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시장만 해도 800여 곳이 넘는다. 온라인 쇼핑몰이 등장했는가 하면, 카드로도 택시비 결제가 가능하다. 시장 활동에 참여하는 비율만 해도 주민의 80%를 넘고 있다. 북한의 노동당원도 70% 이상이 장사경험을 갖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장마당을 떠날 수가 없는 상황이 되었다. 장마당은 취직해야 할 일터다. 북한에는 현재 자본가라고 할 수 있는 일명 「돈주」들이 생겨나 중국과 거대 교역을 하고 있다. 대규모 임대사업을 하고 있고, 정기노선버스도 운행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은 그동안 이룬 경제변화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새로운 경제발전에 도전하려는 것이다. 북한은 그동안 당면한 경제상항을 타파하겠다는 의도를 수없이 드러냈다. 이제는 「새로운 사회주의 건설」에 대한 야심찬 희망과 의지의 결단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경제·핵 병진노선에서 이미 핵 포기를 선언하고, “새로운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매진”할 것을 결의했다(노동당 전원회의 결정서 2018.4.21.). 핵 무력을 완성했다고 자부하는 북한으로서는 이제 남은 것은 경제뿐이다.

북한의 변화와 그 변화를 촉진하는 것은 걸맞는 외부 환경의 조성이다. 북한 변화의 성공은 당장 코앞에 닥친 북미 정상회담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한의 경제개혁이 이번에는 이루어져야 한다. 가격자유화와 함께 생산수단의 소유와 관련된 개혁조치를 단행해야만 한다. 대북한 진출과 투자여건이 개선되어야 국제경제체제에의 진입이 가능하다. 북미 정상회담이 이를 담보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영윤/ (사)남북물류포럼 대표

*본 칼럼의 저작권은 남북물류포럼에 있습니다.

김영윤  kimyy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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