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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을 제3의 행정구역으로”북한 전문가 박한식 조지아대 명예교수, 『선을 넘어 생각한다』 출판기념회 개최

“평화는 분쟁의 결여가 아니라 ‘조화’이다. 동질성으로 억누르는 게 아니라 서로 다른 것들(이질성)이 상호 의존하며 보완해가는 것이 평화이다. 이질성 없인 평화가 없다. 오케스트라의 조화를 보라. 이질성이 크면 더 큰 평화가 가능하다.”

미국 조지아대 박한식 명예교수(79세)는 평화의 개념을 이같이 정의하며, “통일도 평화의 패러다임 안에서 동질성을 회복하는 것이 아닌 이질성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30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평화통일연대 포럼에서 나온 말이다. 이날 박 교수는 같은 장소에서 서울신문 강국진 기자와 공동 집필한 저서 <선을 넘어 생각한다>의 출판기념회도 가졌다.

3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박한식 조지아대 명예교수의 저서 <선을 넘어 생각한다> 출판기념회. ⓒ유코리아뉴스

“만주에서 태어나 두 차례나 전쟁을 경험하고 전쟁 후유증을 겪었다. 어린 마음에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전쟁을 왜 할까?’라는 질문이 생겼다. 내게 영어를 가르쳐준 미국인 선교사가 ‘기독교는 한마디로 ‘원수를 사랑하는 종교’라고 하더라. ‘원수 사랑하는 법을 배워서 가르치면 세상에 싸움이 없겠지!’ 하는 마음에 기독교인이 됐다. 미국으로 간 것도 기독교 사회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웬걸, 누구보다 원수를 많이 때려죽이더라. 오히려 원수(enemy)가 악마(evil)가 되어 있었다.”

박 교수는 자신이 기독교인이 된 배경과 미국으로 건너간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체제의 이질성보다는 민족 성향의 동질성에서 통일론 찾아야

그동안 50여 차례나 북한을 방문한 박 교수는 몸소 느낀 남북간 차이에 대해 “북한은 집체주의(集體主義)이다. 단체를 위해, 조국을 위해 희생하는 구조이다. 반면 남한은 미국보다 더한 개인주의이다. 이것은 기름과 물처럼 융합되기 어려운 차이이다. 북한은 민족의 우수성을 강조하지만, 남한은 ‘글로벌’을 강조한다. 북한은 평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라지만, 남한은 자유를 중요시하는 나라다”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평화로운 통일을 위해 이러한 남북간 차이를 변증법적 논리로 조화시켜 가야 한다”고 밝혔다. “정반합(正反合)의 논리는 정(正) 안에 반(反)이 있고, 반 안에 정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은 반을 적대시하지 않는다. 정과 반이 서로 배워 가며 자신을 더 높은 단계로 승화시켜간다. 그것이 바로 합(合)이다.” 한반도 평화 통일의 접근법으로 변증법적 통일론을 제시하면서 남한 사회에 북한의 이질성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을 주문한 것이다.

박 교수는 그러면서 동질성의 의미를 짚는 것도 빠뜨리지 않았다. “남북한이 모두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저 인간, 언제 사람 되냐?’, ‘저 사람은 양심도 없네’라는 말이다. 남과 북은 인간을 성장시켜 사람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상식이 있고, 양심이라는 정의할 수 없는 절대가치를 갖고 있다. 또 ‘한’과 ‘정’을 아는 민족이다.” 박 교수는 이를 근거로 “(체제의 동질성을 추구하며) 정치 이념이나 제도에서의 차이를 없애려는 것이 아닌 민족 특유의 성향에서 동질성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체제보다는 정서적으로 하나 되는 조화를 강조한 것이다.

3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박한식 조지아대 명예교수의 저서 <선을 넘어 생각한다> 출판기념회 모습. ⓒ유코리아뉴스
‘북·미 관계의 설계자’ 박한식 조지아대 명예교수 ⓒ유코리아뉴스

개성을 남북 경제 협력의 모델에서 전 세계 위한 ‘평화의 프로토타입’으로

박 교수는 “개성에 단순히 공단만 재개할 것이 아니라 개성을 평화를 원칙으로 한 제3의 행정구역으로 만들자”고 제안하며,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경쟁시키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상호 보완해갈 수 있는 낮은 단계의 연방제 내 통일 수도”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박 교수는 “(개성에) 평화대학을 설립해 평화의 본원지로 삼고, 병원을 세워 고려의학(예방의학)을 발전시키자”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개성을 전 세계를 위한 평화 모형으로 삼자는 것.

‘북·미 관계의 설계자’라 불리는 박한식 조지아대 명예교수는 1994년 북핵 위기 당시 카터 전 대통령과 김일성 주석의 만남을 중재했고, 미국 여기자 2명이 억류됐을 때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을 주선해 석방을 이끌기도 했다. 그간 50여 차례 방북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바로 잡기 위해 애써왔다. 최근 분단 70년 동안 알려지지 않은 북한의 숨은 맥락을 대담 형식으로 소개한 『선을 넘어 생각한다』를 출간했다. 

정지연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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