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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세스 본격 시동…완벽한 마무리를 위해서는?

한반도의 내외부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본격적인 평화체제 준비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평화재단 평화연구원이 1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정전에서 평화로’ 주제의 심포지엄은 이 묵직한 질문에 대한 고민의 시간이었다. 김형기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정전에서 평화로 가는 길목에서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우리가 스스로 나서야 한다”면서 “이번 심포지엄은 동아시아 신안보질서 도래를 대비해 우리의 비전과 설계를 착실히 준비해야 하리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일종의 화두를 던지는 시도”라고 밝혔다.

19일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된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심포지엄에는 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정세 변화에 대한 큰 관심을 반영하듯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다. ⓒ유코리아뉴스

북한 비핵화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1부에서는 ‘새로운 출발점에서 한반도 평화’라는 주제로 발제와 토론을 진행했다. 박영호 강원대 정치외교학과 초빙교수는 먼저 지난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비핵화에 대한) 구체성은 부족하지만, 북한을 한반도 비핵화의 행위 주체로 명시했다는 점과 북한을 협상의 자리로 끌어낸 점에선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과거 북한이 핵을 보유하지 않을 때도 협상에서 실패했던 전력을 고려하면 핵보유국인 북한을 비핵화로 이끄는 것은 지난한 과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국제 관계를 연구하는 입장에선 북한이 전략적으로 완전한 비핵화를 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최근 북한과 중국이 석 달 사이 3차례나 정상회담을 한 것을 볼 때,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있어 미중 갈등이 생각했던 것 이상의 변수가 될 수 있으리라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은 2012년 4월 15일 첫 공개연설이후로 지속해서 인민 생활 향상을 강조해왔다”면서 “김 위원장이 경제건설 의지를 가진 만큼 반드시 비핵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 교수는 “북한은 기존 핵과 미사일 개발에 투입했던 재원과 자원을 인민들의 생활 향상에 투입할 것이며, 나아가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기 위해 법적으로 필요한 인권 개선, 시장경제로의 체제 전환, 주민 통제방식의 변화 등도 이뤄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토론자로 나선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앞선 박 교수의 의견에 동의한다”면서 “파키스탄처럼 김정은 정권도 핵을 보유한 채로 경제발전을 해나가려고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신 센터장은 “북핵 문제를 남겨둠으로써 자칫 다음 세대에 불확실성을 물려주는 상황을 만들어선 안 되기에 지속적으로 북한 비핵화 의제를 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은 “임을출 교수의 의견에 거의 동의한다”면서 “북한은 사회주의 정상국가화를 위해 경제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원장은 “김일성 주석은 주체의 길, 김정일 위원장은 선군의 길, 김정은 위원장은 사회주의의 길을 추구했다”면서 “아버지와 다른 길을 선택한 김 위원장은 앞으로 ‘자주와 자립간의 모순 해소’, ‘주적 개념 양화 상실로 인한 새로운 주민통합 메커니즘 도입’, ‘군부의 발발 해소 및 지속적 포섭’ 등의 과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승렬 한국외국어대 중국외교통상학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심포지엄 2부 순서에선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희옥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최희식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 이상준 국민대 유리사이연구소장(왼쪽부터)이 한반도 주변 4대 강국의 외교전략을 분석했다. ⓒ유코리아뉴스

한반도 평화와 맞물린 주변 4대 강국의 외교 전략

2부에서는 ‘동아시아 신안보질서와 한국의 외교전략’이란 주제로 한반도 주변 4대 강국의 외교 움직임을 분석했다.

먼저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발제를 통해 “6·12 북미 정상회담 합의문에 김정은 위원장의 체제 보장에 관한 내용이 들어간 것은 과거 미국이 베트남전 실패와 이라크전 실패를 경험한 후 다른 국가의 정권 교체에 관여하지 않기로 한 배경에서 나온 쉬운 결정이었다”고 설명하면서 “앞으로도 종전선언, 평화협정, 연락사무소 설치, 국교선언 등 행정협약을 통한 다양한 체제 보장은 가능하겠지만, 의회정치의 영역인 불가침 조약은 성사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희옥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재 중국은 북한에 대한 일관된 외교정책이 한반도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차이나 패싱을 우려해 북미회담 전에 북한을 불렀다’는 일부 분석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북한은 북중 관계를 안정화해 (대미) 협상력을 높이고자, 중국은 북한을 끌어들여 내 동맹은 강화하고 남의 동맹은 약화시키면서 동시에 북한의 베트남화도 막고자 서로 관계를 개선했을 것”이라고 봤다.

최희식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마무리는 북일 관계의 정상화”라며, “남북한 체제 경쟁으로 인해 피해 입은 재일동포들이 남북한 관계의 종속변수가 아닌 독자적으로 단합된 커뮤니티를 구성할 수 있게끔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또 “최근 들어 일본이 북한과의 대화를 원한 것은 9월 자민당 총재 선거 때문으로, 동아시아의 새 판 짜기에 나선 것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일본이 더불어 동아시아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내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준 국민대 유라시아연구소 소장은 “러시아가 6자 회담에 속했다가 4자 회담에서 배제되면서 얻은 트라우마를 해소해줘야 한다”면서 “(21일로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은 바람직한 시점에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소장은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에 러시아의 적극적인 참여는 매우 중요할 것”이라며, “9월에 있을 동방정치포럼에 우리 정상과 김정은 위원장이 같이 참여하면 남북러 회담도 가능할 수 있으리라”고 내다봤다.

19일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된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심포지엄에는 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정세 변화에 대한 큰 관심을 반영하듯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다. ⓒ유코리아뉴스

평화재단 이사장인 법륜 스님은 이날 심포지엄을 마무리하며 “과거 100년을 돌아보면 동아시아의 새로운 질서 재편이 우리에게 희망보다는 절망을 가져왔음을 알 수 있다. 냉전체제가 종결되는 것만 반가워하기보단, 미래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종결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정지연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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