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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으로 다시 보다기윤실, ‘평화를 위한 북한 바로 알기’ 세미나 개최

‘한반도 평화 분위기 속에서 남한의 기대나 편견이 덧씌워진 북한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북한을 바로 보자’는 취지의 행사가 마련됐다. 23일 저녁, 서울시 중구 열매나눔재단 나눔홀에서 ‘북한, 조선으로 다시 보다’를 주제로 열린 이번 세미나는 (사)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기획한 ‘평화를 위한 북한 바로알기’의 첫 번째 행사로, 김병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가 발제자로 나섰다.

 

23일 저녁, 서울시 중구 열매나눔재단 나눔홀에서 ‘북한, 조선으로 다시 보다’를 주제로 열린 이번 세미나에서 김병로 교수(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가 발제를 진행하는 모습 ⓒ유코리아뉴스

이날 김 교수는 발제 서두에서 “한국 땅만 벗어나면 북한은 ‘조선(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불린다”며, “우리가 투사해서 이해하는 북한이 아닌 실제 존재하는 조선에 대해 알아보자”고 밝혔다. 그러면서 본론으로 들어가 “조선(북한) 사회의 기본 구조는 ‘지역자립체제’, ‘전쟁 희생자 중심의 성분계층구조’, ‘종교로서의 주체사상’으로 구성된다”고 밝히며, 이러한 구조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설명했다.

 

조선 사회의 기본 구조① 지역자립체제

김 교수는 “조선이 정치적으로는 ‘조선노동당’을 통한 중앙집권적체제이면서, 경제적으로는 지역자립(자력갱생)체제가 된 배경”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6·25 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으로 보급로가 끊기면서 전쟁에서 패한 경험이 있는 조선은 이후 다시는 전쟁에서 패배하지 않기 위해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었다. 200개 단위의 자력갱생 단위가 그것이다. 경제적 개념이라기보단 군사적 개념에 가깝다. 예를 들어, 조선에는 간장 공장이 200개 있다. 전쟁에 대비해 같은 공장을 비슷한 시기에 전국에 일률적으로 건설한 것이다. 경제학적으로 보면 엄청나게 비효율적이다. 그걸 알면서도 6·25 전쟁의 경험 때문에 이런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다. 시장도 처음엔 200+α로 계산해 300개를 만들었는데 지금은 482개가 되었다. 이러한 시장화가 정치적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는 어디까지나 지역 분절적 시장화이기 때문이다. 전국의 유통을 국가가 관리하며, 지역과 지역 간 거래는 이뤄지지 않는다. 전국적인 통합시장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정보가 단일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조선 사회의 기본 구조② 전쟁 희생자 중심의 성분계층구조

김 교수는 또 “조선은 ‘전쟁 희생자 중심의 성분계층구조’를 형성하고 있다”면서, “북한식 보훈정책에 의해 전사자와 피살자 가족이 사회적 우대를 받으며 2대, 3대를 내려오다 보니, 사회 상류층에 이들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교수는 “이들 위에 혁명학원 출신(항일혁명가 자녀들)이 있다”며, “숫자가 적지만, 북한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최고 엘리트”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조선에선 6·25 전쟁 피해자 자녀들이 상류층인 반면, 한국에선 그들이 저소득층으로 살고 있는 것이 남북 통합 과정에서 걸림돌이 되리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이어 김 교수는 “조선의 하층민은 전쟁 때 싸우지 않고 남으로 간 이들의 가족”이라면서, “이 점 때문에 남북 이산가족 교류가 상당히 어렵다”고도 밝혔다. “북쪽에서 전사자/피살자 가족이라고 우대받으며 살아왔는데, 이산가족 교류 과정에서 남쪽에 가족이 있는 것이 드러나면 곤란하기 때문”이라는 것. “그렇기에 남쪽에 가족이 살아있다고 해도, ‘죽은 사람으로 치겠다’거나 ‘안 만난다’고 하는 이들이 많다”고도 말했다.

그런가 하면 김 교수는 “시장화가 계층 분화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밝히며, 그 과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시장이 들어서니 전문적으로 장사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경제 활동 인구의 10% 정도가 전문 상인이 됐다. 이들이 비즈니스를 하면서 돈을 벌어 상류층으로 이동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게 됐다. 그러다 보니 전통적이고 유교적인 가치가 강해 장사하는 것을 좋게 생각하지 않던 상류층과 갈등을 빚기 시작했다. 화폐개혁으로 상인들의 돈을 회수하면서 상류층의 많은 지지를 얻은 것도 이런 연유이다. 그러나 다시 시장이 오픈 됐을 땐 상류층도 장사에 뛰어들었다.”

 

조선 사회의 기본 구조③ 종교화한 주체사상

김 교수는 또 “주체사상은 이데올로기라기보단 사상, 종교에 가깝다”라면서, “사회정치적생명론(사회적, 정치적 생명은 영원하며, 모두가 그런 생명을 갖고 있다는 주장)과 10대 원칙, 생활총화(자기 반성적인 소규모 그룹모임), 수요강연회, 아침독보회, 새벽참배 등이 종교성을 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국에 10만 곳 정도 있을 것으로 추정하는 김일성-김정일주의연구실도 예배당과 같은 기능을 한다”고도 덧붙였다.

김 교수는 끝으로 “남북이 70년 동안 역사, 법, 정치체제 등에서 많이 달라져 있지만, 그 안에 들어가 보면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면서, “남과 북이 충분히 서로 대화할 수 있으리라”고 밝혔다.

 

 

정지연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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