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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민화협 상봉대회에 다녀와서
금강산호텔 2층 연회장을 빼곡히 채운 남북 민화협 상봉행사 참가자들. 사진진제공 : 민화협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 민화협 연대 및 상봉대회’. 행사의 제목에서 그대로 읽히는 것처럼 이번 금강산 남북 민화협 상봉행사는 남북 정상간 합의한 내용을 민간 차원에서 활성화시키고자 하는 취지에서 이루어졌다. 11월 3일 금강산호텔 2층 연회장에서는 남북 인사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0년 만의 공식행사가 진행됐다.

남북 인사들의 발언이 있은 후 결의문이 선포됐고 통일음악단의 공연도 이어졌다.

‘평화의 주인은 우리 자신이다. 마음 먹고 달라 붙으면 더 좋은 내일이 펼쳐질 것이다. 북남 수뇌분들이 합의한 대로 우리 서로 손잡고 위풍당당 힘차게 걸어나가자.’

김영대 북측 민화협 회장이 한 모두 발언의 요지이다.

‘남북은 따로 헤어져 살 수 없는 혈육이요 형제다. 더 이상 전쟁은 없어야 한다. 우리는 4.27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공동번영을 엄숙히 선언했다. 1998년 민화협 창립 이후 노동, 여성, 학술, 청년, 종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가 이어졌다면 많은 성과가 있었을 것이다. 앞으로 일회성 행사가 아닌 연계성을 가지고 만남이 이어져야 한다.’

김홍걸 남측 민화협 회장이 재차 강조한 내용이다. 양철식 북측 민화협 부의장, 김명숙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 부위원장, 백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의 발언이 이어졌고 내용은 한결같이 한반도 평화 염원의 면면을 담았다.

김명숙 부위원장은 각계 각층의 폭넓은 연대를 강조하면서 ‘동족 대결의 사나운 강풍을 이겨내야 한다’며 과거를 묻지 않고 손잡자고 했다. 김주영 위원장 역시 남남갈등이 있더라도 중단 없는 전진을 위해서는 사상과 제도의 차이를 넘어서서 남북 공존을 위해 대동단결하자고 주문했다.

미국과 국제 사회 대북제재가 여전한 가운데 남북간 연대를 강조한 북측 인사들의 발언은 남북정상선언을 충실히 이행하자는 제안으로 모아졌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합의만 하면 뭐하냐. 실천해나가자.” 행사 말미에 발표된 공동결의문에서도 올 해 채택한 4.27, 9.19 정상선언을 <공동이정표>로 정하고 화해와 협력을 통해 우리 민족의 평화 번영의 전성기로 나아가자는 결의가 담겨져 있었다. “각계각층의 폭넓은 연대와 민족적 단합을 실현하는 것은 북남관계 개선과 선언이행의 굳건한 담보를 마련하는 중요한 문제”라는 것이다.

합의 이행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과거를 묻지 않고 손잡자는 북측 인사의 발언은 그만큼 시급한 북측 사정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지만 어느 때보다 민족공조를 중시하는 모습은 예전과 확연하게 달라진 모습이다. 과거 통미봉남식 태도는 찾아볼 수 없다.

일부 언론에서 금강산 남북 민화협 결의문에 담긴 민족자주와 민족자결 내용을 문제시하려는 시각은 국제관계나 남북관계를 근본적으로 이해하지 못한 소치이다. 국제 사회에서 작동하는 원칙은 자국의 이해를 따라 행동한다는 것. 한미동맹에 기반한 군사안보를 추구하는 우리는 남북관계와 한미관계 균형을 맞추면서 북미관계도 조율해야 하니 3차 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입장이다. 탄탄한 역사적 경험과 전문성 없이는 풀기 어려운 난제다. 그 어려운 길을 정부도 민간도 조심스레 걸어야 한다.

북측에서는 십분 이해하고 있는 듯하다. ‘각계 각층의 폭넓은 연대’, ‘과거의 타성에서 벗어나’, ‘과거를 묻지 않고’ 등 자주 언급되는 말 속에는 남남갈등과 남북갈등 등 동족대결의 사나운 광풍을 이겨내고 민족의 대단결을 이루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김영대 북측 민화협 회장이 발언하는 모습. 사진제공 : 민화협
김홍걸 남측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이 발언하는 모습. 사진제공 : 민화협

김홍걸 민화협 대표상임의장 역할도 돋보인다. 이번 민화협 상봉행사를 주도했을 뿐만 아니라 보다 활발한 교류를 위해 북측 민화협에 사회문화교류공동위원회 설립과 사회교류협약 체결을 제안했다. 또한 3.1운동 100주년 기념 사업의 일환으로 일제 강제동원 실체 규명을 위한 남북공동추진위원회 구성도 제안했다. 이미 남북 민화협은 지난 7월 일제 강제징용자 유골송환 공동으로 추진하자고 합의한 바 있다. 김 대표상임의장은 이날 행사에서 남북이 힘을 합하니 일본도 태도에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남북 민화협이 사회교류협약을 체결하고 민간교류 플랫폼으로서 새로운 민관협력의 틀을 구축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윤은주/ 북한학 박사, 뉴코리아 대표

윤은주  ejwarrio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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