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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은 난민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4대 종단 이주·인권협의회, ‘종교인의 관점으로 보는 난민’ 주제로 심포지엄 개최

종교인의 관점으로는 난민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4일 오후,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이같은 주제로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4대종단(천주교, 원불교, 개신교, 불교) 이주·인권협의회가 주최한 이번 심포지엄에선 난민 문제에 대한 각 종단의 입장을 확인하고, 종교의 역할에 대한 공감대를 쌓는 시간을 가졌다. 

4일 오후,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4대 종단(천주교, 원불교, 개신교, 불교) 이주·인권협의회가 주최한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이날 심포지엄에선 이일 변호사(공인법인센터 어필), 심유환 유스티노 신부(천주교), 강현욱 교무(원불교),  홍주민 목사(개신교), 혜찬 스님(불교)이 발제를 했다. ©유코리아뉴스

종단별 입장을 듣기에 앞서 이일 변호사(공인법인센터 어필)는 ‘난민의 현황과 한국 사회의 인권 과제’라는 주제로 기조발제를 진행했다. 이 변호사는 “1994년 이후로 약 4만 명이 한국 정부에 난민 신청을 했고, 올해 들어 그 숫자가 급증했다. 그동안은 한국 사회에 난민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는데, 난민 신청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난민에 대한 혐오와 무지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변호사는 “난민 신청자가 늘어난 것은 한국의 난민법이 잘 돼 있어서가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난민이 증가하는 추세에 따른 것”이라면서, “한국 정부의 난민 관련 정책은 오히려 공백에 가까운 상태로, 이 빈자리를 혐오세력의 목소리가 대신 채웠다”라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또 “난민에 대한 혐오나 무지는 일반 시민뿐 아니라 정부 당국자나 국회의원에게도 만연하다”면서, “지난 2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에서 난민 관련 예산을 심의하면서 야당의원은 난민 예산을 전액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여당의원은 가짜 난민을 골라내야 하니 예산을 줄여선 안된다고 하는 ‘말도 안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이 변호사는 “향후 난민 제도 자체의 후퇴가 아닌, 명확한 난민 보호 취지 방향으로 제도가 개선돼야 하며, 이를 위해 난민 심사 자체를 난민 정책과 분리한 독립된 단위에서 다루도록 하는 방안이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이 변호사는 “혐오에 대한 역치가 낮아져 이주민과 난민에게 차별적이고 혐오적인 발언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이들의 트라우마 치유와 정착을 돕는 역할을 시민사회와 종교계가 해줄 것”을 당부했다.

심유환 유스티노 신부(예수회 난민봉사기구 한국 대표)는 “가톨릭의 사회교리는 국가 이익이나 국가법의 관점보다 인간 존엄성의 원리, 공동선, 연대성, 보조성의 원리와 같은 인간 존엄성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근거로 한다”면서, “이것은 국가의 법이나 영토의 주권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모습대로 창조된 모두가 소중한 사람이기에 인권의 중요성을 세상에 알리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심 신부는 “가톨릭 교회의 리더들은 난민과 이주민에 대한 옹호에 적극적이며,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 이 지속해서 난민 이슈를 세계에 던지며 난민 문제를 관심과 사랑으로 해결하기를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황청은 올해 ‘난민을 위한 20가지 행동지침’을 발표하고, 이를 환영하기, 보호하기, 증진하기(교육, 주거, 의료, 종교 등 보장), 통합하기(고유의 문화로 사회적 다양성에 기여)라는 4가지 동사로 분류해 비전 제시한 바 있다. 

강현욱 교무(원불교 인권위원회)는 “현시대, 종교인에게 가장 큰 벽은 혐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다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이 좁은 한국에서 지금이라도 혐오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또 다른 소수자를 희생자로 삼게 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강 교무는 “지난 103년 동안 원불교는 교단을 살리는 데 집중하다 보니 사회 참여를 많이 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난민 문제에) 실질적 도움을 줄 방법을 자신할 순 없으나, 교단 내에서 소수자에 대한 인식 변화에 적극 참여하고 ‘대동’이 실천적 신앙의 방법이라는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주민 목사(한국디아코니아 연구소장)는 “예수는 자신을 ‘디아코노스(이웃을 섬기는 자)’라고 고백했다”면서,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개신교에 디아코니아적인 책임이 막중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홍 목사는 “예멘 사태가 났을 때 한국 개신교는 몹쓸 짓을 많이 했다”면서, “가짜뉴스 등을 옮기며 난민 혐오에 앞장섰던 부류, 악이 횡행하는데 침묵하고 있던 방관자 부류, 예멘인들을 전도의 대상으로 삼으려는 부류로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홍 목사는 “디아코니아의 핵심을 담고 있는 마태복음 25장에는 예수가 “내가 나그네 되었을 때 영접해주지 않은 것을 심판하리라”고 한 말씀이 나온다”라면서, “한국 개신교는 그동안 난민을 배척한 것을 회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혜찬 스님(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은 “난민 문제는 세계일화(世界一化)”라고 밝혔다. 불교에서 세계일화는 ‘홀로 핀 꽃이아니라 함께 핀 세계는 한송이 꽃과도 같음’을 의미한다. 혜찬 스님은 “어떤 꽃이든 씨를 맺고 꽃씨를 퍼트리려면 벌과 나비 같은 매개자가 있어야 하는데, 이번 예멘 난민 사태는 한국 사회에 극락정토라는 이상향의 세계를 건설하기 위해 벌과 나비처럼 매개자의 역할을 한 기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혜찬 스님은 “혐오와 증오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느끼는 감정의 표출이 아니라 집단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으로, 사랑과 포용 마찬가지”라며, “어둠을 탓하기보단 촛불 하나를 밝히는 종교인이 되자”고 주문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난민 문제 당사자인 아미아타 핀다 씨(동두천난민공동체 대표)도 참석해 자신이 경험한 어려움을 알리고 한국 정부의 난민 정책 개선을 요구했다. 아프리카 서부에 있는 라이베리아에 살던 아미아타 핀다 씨는 여성할례를 피해 지난 1990년 시에라리온으로 도망쳤으며, 기니와 가나를 거쳐 2012년 한국으로 왔지만 난민 지위를 인정받진 못했다.

정지연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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