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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변화, 청년들의 일상 바꿔놔야”김연철 통일연구원장, ‘2019년 통일정책, 과제와 전망’ 주제로 국회서 강연

‘2019년 통일정책, 과제와 전망’을 주제로 한 김연철 통일연구원장 초청 강연이 27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김 원장은 통일정책의 주요 과제로 ‘세대 간 차이 극복’을 꼽으며, “통일의 주역이 될 청년 세대에게 남북관계의 변화가 일상의 삶을 바꿀 수 있단 걸 증명해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초청 강연은 더불어민주당 동북아평화협력특별위원회(위원장 송영길)가 주최하고 (사)평화와 먹고사는문제연구소가 주관했다.

27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2019년 통일정책, 과제와 전망’을 주제로 더불어민주당 동북아평화협력특별위원회(위원장 송영길)가 주최하고 (사)평화와 먹고사는문제연구소가 주관한 초청 강연이 열렸다. 강연자로 나선 김연철 통일연구원장은 이 자리에서 “북미 간 비핵화 개념이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비핵·평화 프로세스의 동력을 이어갈 수 있느냐가 이번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평가 기준이 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코리아뉴스

저울 위로 올려진 비핵화와 상응조치

이날 김연철 통일연구원장은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서설하면서 “비핵·평화 프로세스의 동력을 이어갈 수 있느냐가 이번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평가 기준이 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노이 회담을 통해 북미 간 비핵화·평화체제 협상의 불씨를 살려간다면 그 자체로 의미가 충분하다는 뜻. 김 원장은 “1986년 레이건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 사이의 미소정상회담도 당시엔 합의를 끌어내지 못한 실패한 회담이라고 비판받았지만, 지금은 그때 두 정상이 허심탄회한 대화를 충분히 나눈 게 핵무기 폐기에 합의한 1987년 미소정상회담의 밑거름이 됐다고 평가한다”면서,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도 긴 호흡으로 바라볼 것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김 원장은 “북한 비핵화는 다른 국가의 비핵화 사례보다 훨씬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김 원장은 “과거 구소련 지역의 비핵화는 (소련이 해체되고)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벨라루스가 독립하면서 핵은 자신들의 것이 아니라며 미국에 넘겨준 사례이고, 리비아의 비핵화는 핵개발 수준이 초보적이어서 시간도 조금 걸리고 복잡하지 않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비핵화는 백인 정권에서 흑인 정권으로 넘어가면서 핵을 자진 반납한 사례”라고 하면서, “북한은 핵개발 역사가 길고, 시설의 규모와 종류도 여타 사례와는 아주 다르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또 “마치 비핵화를 한 순간에 이룰 수 있는 마술처럼 생각하는 이들이 있는데, 핵 폐기 과정을 이해하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알 수 있다”며, “영변에 있는 두 가지 시설 중 농축우라늄 시설은 원심분리기를 잘라버리면 다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폐기가 상대적으로 쉽지만, 플루토늄 재처리 시설 폐기는 원자로 해체를 포함하는 것이어서 굉장히 까다롭다. (방사능을) 제염해서 폐기물을 처리하는 과정까지 다 포함된다. 액체연료는 (다른 지역으로) 이전해서 처리하기 어렵기 때문에 해체를 위한 시설을 별도로 지어야 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비핵화 조치와 함께 저울에 놓일 상응조치에 대해선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연락사무소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연락사무소는 1994년 제네바합의 때 3개월 내 설치하기로 합의해놓고 이행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당장 영변 핵시설 폐기를 위해 검증단을 보내려 해도, 이들을 위해 영사 업무를 담당할 연락사무소가 필요하다. 또 하나가 종전선언인데, 사실상 남북 간엔 종전선언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 지난해 9월 평양공동선언과 함께 채택된 남북군사분야 합의가 착실하게 이행되고 있어 종전선언이 작동 중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한국을 제외하고 북미 간 종전선언하더라도 우려할 만한 게 못 된다. 평화협정에 관해선 우리가 (정전협정의) 서명 당사자는 아니지만 전쟁 당사자이고, 역사적으로 이미 평화협정 당사자로 남북미중 4자가 참여한다는 국제적 합의도 존재하기 때문에 걱정할 게 없다.”

이날 강연에는 강연이 열린 장소인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을 빼곡히 채울 정도로 많은 참가자가 모였다. ⓒ유코리아뉴스

남북경제협력, 퍼주기 아닌 투자로 봐야

김 원장은 남북경제협력 분야에 있어선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고 평화가 제도화되면, 향후 경제적 기회가 더 많아질 것”이라며, 농업, 어업 분야 협력의 시급성을 밝히기도 했다. 김 원장은 “경상남도에서 회귀성 어족의 치어를 방류하면 이 치어들이 울릉도를 거쳐 북쪽으로 갔다가 큰 고기가 되어 돌아왔지만, 지금은 중간에서 중국 어선들이 다 포획해버린다”며, ‘중국과 북한의 동해어선협약’을 그 배경으로 꼽았다. 그런 만큼 남북한의 어업협약이 시급하다는 것. “기후 변화에 따라 대구에서 재배되던 사과가 강원도에서 열리는 등 생산지가 북상하는 것을 고려하면 농업 분야에서도 협력할 게 적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해수부는 지난 20일 “북방한계선(NLL)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고 안전한 어로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서해 5도 어장을 현행 1614㎢에서 245㎢ 늘어난 1859㎢까지 확장한다”고 밝혔다. 기존 어장면적의 약 15%가 증가한 것으로, 이는 여의도 면적(2.9㎢)의 약 84배에 달한다.

김 원장은 또 “향후 남북경제협력을 투자의 개념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단된 개성공단 사업을 사례로 들었다. “개성공단 사업은 북한에 주는 임금과 우리 기업이 얻는 이득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 1달러의 임금을 주면 4.6달러의 생산액을 만들어 냈다. 그곳에서 쓰는 모든 원자재, 화장실 휴지까지 남쪽에서 가져가야 했기 때문에 국내의 개성공단 협력업체만 3천 8백 곳에 달했다.”

김 원장은 비단 위탁가공 형태의 개성공단 사업만 아니라, 철도와 도로 현대화 사업도 투자의 관점으로 봐주길 주문했다. “철도나 도로가 남북한만 아니라, 러시아, 중국으로 이어진다”면서, “이러한 투자를 통해 얻는 이익을 얼마나 될지 따지는 균형감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유라시아 노선을 가진 국가들의 모임인 국제철도협력기구(OSJD)에 가입했다. 당시 북한을 포함한 모든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한국 가입을 승인했다.

통일정책의 주요 과제는 ‘남남갈등 해결’

김 원장은 또 “남남갈등 해결의 밑거름이 될 국회의 초당적 협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원도 의회가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한미군사훈련을 중단하라는 의회 결의안을 택한 것을 두고선, “당시 보수정당이 다수를 차지했던 강원도 의회가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한 매우 모범적인 사례”라고 칭찬했다. 더불어 김 원장은 “1991년 구소련의 핵무기를 폐기하기 위해 민주당의 샘 넌 전 상원 의원과 공화당의 리처드 루거 전 상원 의원이 ‘협력적 위협감소 프로그램’(일명 ‘넌-루거 프로그램’)을 공동 발의한 사례”도 소개했다. 이 두 사람은 지난해 6.12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비핵화 방안에 대해 조언하기도 했다.

끝으로 김 원장은 “통일정책 과제에 있어 세대 간 차이의 극복은 매우 중요하며, 이를 위해선 청년 세대와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들을 가르치려하기보단 그들이 안고 있는 고민과 현실을 충분히 들으면서 답을 찾아가야 한다”는 것. 젊은 세대의 통일문제 인식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선 “어떤 세대를 일반화하는 것은 위험하다”라고 지적하면서, “다양한 생각을 가진 청년이 많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충분히 서로 소통해야 한다”고 밝혔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남북관계의 변화가 청년들의 일상적인 삶을 바꿀 수 있다는 걸 증명해내는 일”이라고도 말했다.

정지연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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