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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들, “성급한 DMZ 둘레길 조성 안돼”

환경단체들이 행안부, 문체부, 국방부, 통일부, 환경부 등 5개 부처가 공동으로 추진 중인 ‘DMZ 평화둘레길 조성사업(가칭)’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DMZ 생태평화가치 보전을 위한 토론회>에서 환경단체 대표자들은 “생태적 가치가 높은 DMZ에 둘레길을 조성하겠다는 현 정부의 정책이 구체적 준비 없이 성급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제라도 DMZ 일원의 생태 환경을 조사한 시민단체의 모니터링 결과를 평화둘레길 사업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토론회는 관계기관·전문가·시민단체가 DMZ 일원의 자연환경 가치와 훼손위협을 진단하고 보전원칙 및 공간관리 체계의 정립방안 등을 심도있게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민홍철 국회의원, 환경부, 국립생태원이 공동 주최했다.

10일 오전, 국회에서  <DMZ 생태평화가치 보전을 위한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 2월 DMZ 및 그 일원의 자연환경 보전과 평화적 이용을 위한 ‘생태평화지역의 보전 및 이용에 관한 특별법’을 대표 발의한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환경부, 국립생태원이 공동 주최했다. ©유코리아뉴스

이날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국방위 간사)은 “DMZ로 향하는 시선이 하나로 모아져야 한다”면서, “사람이 들어가면 자연이나 환경에는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변화를) 최소화하는 범위에서 인간에게 이롭게 할 수 있는 지혜를 모으자”고 밝혔다. 민 의원은 지난 2월 DMZ 및 그 일원의 우수한 자연환경을 보전하고, 평화적인 이용 도모를 주 내용으로 하는 ‘생태평화지역의 보전 및 이용에 관한 특별법’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DMZ 생태가치 진단 및 훼손위협 현황’에 대해 발제한 DMZ 생태연구소 김승호 소장은 “공사 자재가 부족하다고 해서, 다이아몬드를 모래에 섞어 쓸 순 없는 노릇”이라며, “분단의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을 가치가 있는 DMZ에 (관광 목적만으로) 준비 없이 평화둘레길을 조성하면, 생태도 망가지고 관광자원도 없애버리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소장은 또 “(평화둘레길 조성사업 외에도) 비무장지대의 생태적 구조에 대한 이해 없이 만들어진 여러 정책이 추진되고 있어, 현장에서 지켜보는 입장에선 매우 답답하고 고통스럽다”고 토로하며, 그 예로 비무장지대의 생태계 떠받들고 있는 장단반도 사천강 줄기에 7개의 다리를 놓는 문산-도라산 고속도로 사업과 생물다양성이 높은 성동리 일대에 들어설 예정인 개성공단 물류복합센터 등을 들었다. 그런가 하면 김 소장은 한강하구 중립수역을 남북 공동으로 람사르 습지에 등재하는 방안 등을 제안하면서, “생물자원 미래세대를 위해 반드시 보호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은진 국립생태원 실장은 ‘DMZ 일원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방안’에 대해 발제하면서, “DMZ를 국가생태축으로 설정하고, 관리체계를 법제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실장은 “그동안 DMZ는 군사안보의 공간으로서만 제약받았기 때문에, 이용 및 관리에 대한 법적기반은 부재하다”면서, “DMZ 개발사업에 있어 환경영향 최소화 기본원칙을 정립하고, 법적보호지역을 확대하는 등 관리체계를 법제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국회 토론회는 관계기관·전문가·시민단체가 한 자리에 모여  DMZ 일원의 자연환경 가치와 훼손위협을 진단하고, 보전원칙 및 공간관리 체계의 정립방안 등을 심도있게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유코리아뉴스

명수정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연구위원은 “둘레길은 어떤 개발사업 못지않게 자연을 많이 훼손하는 사업”이라면서, “DMZ 둘레길을 조성할 때 이 점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명 연구위원은 “DMZ 보존과 개발에 독일의 자연침해조정제도(사업시행 전에 자연환경의 보전이나 복원 계획을 세우도록 하는 제도)를 참고할 수 있으리라”고도 덧붙였다.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국방부는 미션이 명확하기 때문에 그렇다 치지만, 행안부와 통일부는 DMZ에 대해 잘 모르면서 평화둘레길 사업을 발표했다”고 비판하며, “환경부가 (DMZ 둘레길 조성사업을) 제어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노현기 임진강지키기 시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시민과학이 국가보고서에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번 DMZ 둘레길 조성사업도 시민단체의 생태환경 모니터링 결과를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 위원장은 또 “DMZ 접경 지역이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더라도, 이는 국내법 저촉을 받진 않는다”며, “DMZ를 보호할 수 있는 국내법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임을출 교수(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는 “유엔사가 DMZ 관할권 갖는 상황에서 우리가 독자적으로 DMZ의 보존, 개발 범위를 설정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DMZ의 가치에 대한 국민 공감대 확산과 국제기구와의 협업으로 한 목소리 내는 게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이은엽 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은 “다양한 부처와 기관, 시민단체가 수집한 정보를 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강민조 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강력한 컨트롤 타워로서 접경지역 보존 및 활용방안을 논의할 수 있는 범부처협의체 운영”을 각각 강조했다. 

한편, 국방부는 4일 정례 브리핑에서 DMZ 평화둘레길과 관련해 “현재 유엔군 사령관의 공식 승인 절차만을 남겨두고 있다”라고 밝혔다. 유엔사가 최종 승인하게 되면 정부는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처음으로 DMZ 내부로 들어갈 수 있는 평화둘레길을 GOP철책선 이남의 고성지역에서 이달 말 시범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환경부 유승광 자연생태정책과장은 “DMZ 평화둘레길은 관광이라기보단 평화프로세스의 일환으로 이뤄지는 것”이라며, “시민단체들의 우려가 반영돼 현재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정지연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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