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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협정으로 가는 과정에서 종전선언은 불필요”구갑우 교수, 통일비전세미나에서 강조…“미중 갈등이 가장 큰 변수”

정전협정에서 평화협정으로 과는 과정에서 종전선언은 굳이 필요없을 거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11일 저녁 서울 청파동 카페효리에서 열린 (사)뉴코리아 주최 2019 통일비전세미나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과 시민사회의 역할’ 주제 강연 중 ‘질의 응답’에서 ‘최근 미국 의회에서 종전선언을 발의했는데 이게 통과된다면 사실상의 종전선언으로 볼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 “정전협정에서 평화협정으로 가는 길이 쉽지 않으니까 중간단계를 만든 것”이라며 “제 생각엔 종전선언이란 절차를 다시 하나 밟아야 되는지 아닌지는 논란거리”라고 밝혔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가 11일 저녁 서울 청파동 카페효리에서 열린 (사)뉴코리아 주최 2019 통일비전세미나 에서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과 시민사회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구 교수는 그러면서 “미국에서 종전선언 한다면 나쁜 건 아니다. 하지만 종전선언에서 당사자를 누구로 할 것인지, 중국을 넣을 건지 뺄 건지 문제가 된다”며 “남북은 사실상 종전선언을 했고 북미도 어쨌든 판문점 퍼포먼스로 사실상 종전선언을 했다. 거기다 하나의 절차를 더 넣는 게 좋을까?”라고 반문했다. 사실상 종전선언이 불필요하다는 것이다.

구 교수는 또 향후 평화협정 논의 과정에서 미중 갈등이 중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영변 핵 폐기가 비핵화 논의의 입구가 될 수 있다고 했고, 미국은 최근 북한의 핵동결로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해서 단계적, 동시적 접근이 이루어질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다만 가장 큰 변수는 미중 갈등이다. 그게 어떻게 전개되는가가 비핵화와 평화협정 논의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구 교수는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사이의 평화협정을 한반도 평화협정의 교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성금요일(Good Friday) 협정이라고도 불리는 이 협정은 1998년 부활절 이틀 전인 4월 10일 금요일 북아일랜드의 벨파스트에서 북아일랜드의 8개 정치 세력 및 영국과 아일랜드 정부가 맺은 것으로 가톨릭을 믿는 아일랜드계와 신교를 믿는 영국계 주민들 사이의 오랜 폭력의 악순환이 종식될 수 있었다.

구 교수는 “아일랜드는 성금요일협정으로 남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의 경계가 없어지고 평화를 이룰 수 있었는데 한반도 평화협정의 경우 군사분계선과 서해의 해상경계선을 어떻게 할 건지 등 정말 많은 쟁점들이 있다”며 “이걸 평화협정 안에 어떻게 우겨넣을 건지가 판도라 상자를 여는 것이다. 정말 디테일의 악마가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구 교수는 “과연 우리의 평화협정은 어떤 식으로 진행될 것이지, 그게(평화협정이) 될 것인지 아닌지도 잘 모르겠다”며 평화협정이 헤쳐가야 할 난관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비핵화나 평화체제라는 것 자체가 정해진 개념이 없는 우리가 만들어가야 하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평화협정을 위한 시민사회의 역할과 관련해서는 “톱다운 방식이라는 게 사실은 평화프로세스의 길을 막을 수 있다. 정교한 로드맵을 못하게 할 우려도 있고 굉장히 즉흥적으로 만들 수 있다”면서 “톱다운 방식이 유지되는 한 시민사회가 할 수 있는 일이 굉장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미 정상간 톱다운 방식으로 진행되는 지금의 논의 구조에서 시민사회의 역할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하지만 구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래로부터의 지지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평화 프로세스가 지속될 수 없고 과거의 실패로 돌아갈 우려가 많다. 아직도 시민사회 공간은 열리지 않고 있고, 거기엔 시민사회 자체의 반성도 필요하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구갑우 교수의 강연 후 윤은주 뉴코리아 대표가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경제 위기는 물론 체제 위기 앞에서 북이 핵개발 하는 건 역지사지로 보면 당연한 것 아닌가’ 라는 방청석 질문에는 “시민사회가 견지해야 할 원칙이 있다. 그것은 바로 평화적 방법을 통한 평화운동”이라며 “문재인 정부도 군사적 방법을 강화한 평화를 완전히 포기한 건 아니다. 이러한 발상은 국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가질 수밖에 없는 사고방식일 수 있으나 이것을 시민사회의 평화운동이라고 얘기하는 건 우리 사회의 평화문화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 교수는 “북한 핵(보유)의 정당성을 주는 행위는 근본적으로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정부 당국자는 그렇게 말할지 모르겠으니 시민사회 평화운동을 하는 이라면 굉장히 위험할 수 있다”고 핵이나 군사력의 현실을 인정하는 태도에 대해 거듭 우려를 표했다.

‘질의 응답’을 진행한 윤은주 뉴코리아 대표는 끝으로 “한반도 평화협정 체제를 구축해 가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님을 오늘 강의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며 “교회에서도 이런 현실을 공부하면서 기도해 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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