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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갈등 속 미래제시 vs 과거회귀22일자 <조간신문> 칼럼 톺아보기

21일 일본의 참의원 선거가 아베의 ‘절반의 승리’로 끝난 가운데 평행선으로 달리던 한일간 갈등도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을까.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은 가운데 국내에서는 차분하게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기조가 힘을 싣고 있다. 이런 흐름은 22일자 주요 일간지 칼럼에서도 읽혔다.

먼저 <국민일보> 산업부 김준엽 차장은 ‘일본이 준 국산화 기회’ 제목의 칼럼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일본 기업은 신뢰 상실의 위기를 국내 기업들은 국산화의 기회를 맞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국산화 과정에서 우리끼리 다투는 모습은 보이지 말자고 주문했다. 최근 제주포럼에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불화수소의 국산화와 관련해 대기업의 자세와 품질 문제를 거론하며 설전을 벌인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차장은 “두 사람 다 맞는 말”이라며 “아직 국산 소재 품질이 못 미치는 것도 맞고, 과거부터 대·중소기업이 함께했으면 지금 달랐을 것이라는 말도 맞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건 앞으로 잘하는 것”이라며 모든 걸 국산화하겠다는 과도한 의욕도 경계해야 하고, 소재 수급처를 다변화하면서 핵심 역량은 내재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주요 소재의 국산화라는 방향으로 가되 자칫 이 과정에서 정부와 재개가 서로 ‘네 탓’ 공방을 벌일 수 있는 대목을 ‘둘 다 맞다’며 통합의 방향으로 이끌고 있는 것이다.

<세계일보> 김청중 도쿄 특파원의 칼럼(우리안의 정일과 혐일)도 언론의 통합 기능을 잘 보여주고 있다. 우선, ‘정일’(精日)을 언급하고 있다. 정일은 ‘정신적 일본인(精神的日本人)’이라는 뜻으로 중국의 온·오프라인에서 일본 군국주의를 찬양하는 발언·행위를 하는 중국인을 의미한다. 난징(南京)학살 81주년이던 지난해 12월, 이것이 문제가 돼 결국 난징시가 정일을 금지하는 조례를 제정하게 됐다는 것이다.

김 특파원은 그러면서 최근 한일 관계를 언급하고 있다. “한국식 정일은 그럴듯한 논리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반한(反韓) 입장을 교묘히 옹호하고 재생산하면서 우리 정부를 압박하는 진화한 형태”라는 것이다.

최근 국내 보수 인사들이나 정치권, 일부 언론들의 ‘문재인 정권 때리기’가 ‘한국식 정일’의 사례가 될 것 같다. 김 특파원은 “주체적 시각이 결여된 채 일본을 추수(追隨)하는 주장은 결국 아베 정권의 입맛대로 해주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혐일(嫌日)문제도 지적하고 있다. 아베 정권의 무도한 반한 정책을 냉정하게 비판하기보다는 일본, 일본인에 대한 차별적인 언사를 배설물처럼 쏟아내는 '혐일'도 극복 대상이라는 것이다. 칼럼은 “도도한 양국의 교류사를 보면 근현대의 불행한 역사는 일시적인 상황일 수 있다”며 “한·일은 지구가 끝나는 날까지 이웃일 수밖에 없다”고 한일의 밝은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거듭 “우리는 정일의 뿌리인 일본 우익의 방식으로 이 나라를 일으켜 세워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반면, 일본과 한국 사회를 향한 날선 비판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경향신문>의 강성민 글항아리 대표 칼럼(일본의 잘못된 계산)은 “무기력한 시민사회는 하나의 당이 장기집권하며 병들어가도 선거라는 수단으로 그 권력의 공고함을 허물어내지 못한다”며 보수정권의 장기집권을 막지 못하는 무기력한 일본 시민사회를 비판하고 있다. 칼럼은 또 “(일본은) 늙은 나라이고 형식이 내용을 지배하는 나라다. 이번 기회에 무역전쟁을 제대로 치러낸다면 국제사회에 이런 일본의 면모가 널리 알려지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은 미국이라는 나라의 산업 생산성을 예측하지 못했지만, 작금에는 동아시아 각국이 과거의 일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 기억은 약해질 수 있지만 폭력과 불의 앞에선 다시 살아나 연대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2차 대전 당시 자신의 위치를 망각한 채 그야말로 욱일승천의 기세로 전세계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일본이 결국 미국이라는 현실의 장벽 앞에서 처참하게 무너졌던 것처럼 일본이 또 다시 자신의 처지를 망각한 채 무역전쟁을 통해 군국주의 부활을 노리고 있고, 그것은 또 다시 일본에게 자신의 면모를 제대로 일깨우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따끔한 지적이다.

<중앙일보> 전영기 칼럼니스트(한·일 간 국가 충돌 피할 수 있다)는 지난 18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회동에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제안했던 △반일 감정에 호소하거나 민족주의로 대응하지 말고, △전문성과 권위있는 특사를 일본에 파견해 정상회담을 추진하라 △강제징용 배상은 일단 정부가 피해자들에게 지급하고 일본 정부에 구상권을 청구하라 등의 내용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1961년 김종필·스기 특사교환을 계기로 이듬해 김종필·오히라 청구권 협상 타결과 1965년 6월 국교 정상화로 이어졌다는 역사적인 사례도 비교적 길게 소개했다.

하지만 손 대표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대일 특사 파견’ 제안에 대해 문 대통령은 그날 “일본 정부와 실무차원에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특사 파견은 어느 정도 서로 얘기된 뒤 검토할 사안이지 아직은 검토할 단계가 아니다”며 “정상회담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니지만 현재는 그런 단계가 아니다”고 밝힌 바 있다.

<조선일보>는 김대기 단국대 초빙교수의 ‘조선시대 프레임을 버려야 할 때’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김 초빙교수는 “요즘 우리 사회 모습을 보면 조선시대와 닮은 점이 참 많다”며 도덕 사회 지향, 반(反)기업적인 사농공상 풍조, 나만 옳다는 편협함, 중국에 대한 사대주의 등을 조선시대를 닮은 우리 사회의 모습으로 꼽았다.

칼럼은 특히 대(對) 중국 사대주의 대목에서 “우리는 중국 앞에만 서면 작아진다”며 사드 보복, 자동차 배터리 차별과 같은 공격 앞에서 무기력한 우리의 모습을 질타하고 있다. 그러면서 칼럼은 이렇게 덧붙였다. “반면 일본에 대하여는 과잉 대응한다. 지금이 애국, 매국 운운하면서 항일 투쟁할 때인가. 우리가 미·일 동맹에서 벗어나는 순간 조선시대처럼 중국의 ‘밥’이 될 수 있음을 하시라도 잊어서는 안 된다.” 

중국에 대한 사대주의 비판이 결국 최근 ‘반일’에 대한 비판 내지 우려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칼럼은 그러면서 “더 이상 봉변을 당하지 않으려면 우리 스스로 힘을 모아 부국강병 해야 하는데 조선시대 프레임에 머물러 있는 한 요원하다”며 “하루빨리 프레임을 바꾸고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해야 조선의 실패가 반복되지 않는다”는 지적으로 끝을 맺고 있다.

과거를 제대로 청산해야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는 문재인 정부의 적폐 청산, 일본의 경제보복조치에 대한 정당한 일본 비판과 대응 등을 ‘과거 회귀’로 보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지적은 일면 그럴듯해 보이지만 결국 스스로를 평가절하하고 마침내는 자기 부인 내지 식민을 당연시하는 것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일제 강점기 언론이나 어용학자들의 ‘친일 논리’와 다를 바 없는 셈이다.

이걸 뭐라고 해야 할까. ‘그럴듯한 논리로 아베 정권의 반한(反韓) 입장을 교묘히 옹호하고 재생산하면서 우리 정부를 압박하는 진화한 형태의 한국식 정일(精日)’이라고 하면 지나친 것일까.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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