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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느끼지 못하고 외우려 했을까?KOLOFO 칼럼 제478호

지난 2016년 ‘무한도전’ 역사특집 편에서 한국사와 힙합을 접목시켜 청년들이 즐겁게 역사를 배우게 하려는 취지로 앨범을 만들어 화제가 됐다. 그 중 윤동주를 노래한 잔잔한 멜로디의 곡은 마음에 박혀 흥얼거릴 수밖에 없었다. ‘때론 사는 게 허무하고 무기력할 때, 당신의 육첩방을 밝혔던 등불을 기억할게, 난 왜 느끼지 못하고 외우려 했을까?’

가사 중 이 한마디 ‘난 왜 느끼지 못하고 외우려 했을까?’는 학창시절 암기과목으로 시험 점수를 위해 억지로 기억하려 애쓰고 곧 잊어버렸던 한국사 수업시간을 떠올리게 했다. 그나마 필자는 필수과목이기라도 했건만, 2005년 수능(7차 교육과정)이후부터는 한국사 과목이 선택과목이 된 데다가, 오직 서울대만 수능필수과목이 되면서 서울대 입시생들과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 대폭 기피하는 현상까지 일어났었다. 그래서 8월 15일을 공휴일로 알고 한국전쟁이 남침인지 북침인지도 구분하지 못한 채, 인터넷의 무분별한 정보를 사실로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역·알·못(역사를 알지 못하는 사람) 청(소)년들이 넘쳐난다고 했다.

사실 필자를 포함한 수능 세대들은 한국사가 선택과목일 때조차 근현대사 부분은 수능범위에 속하지 않아서 배울 기회가 없었던 것은 마찬가지였었다. 다만, 필자가 현재 기독교단체에서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신사참배 이슈부터 시작해 그 외의 구한말과 일제 강점기, 해방 이후의 혼란과 분단, 한국전쟁 이후 오늘날의 남북한 상황 및 한반도 통일문제까지 관심을 갖게 되었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스스로 질문해보면서 공부하게 되었다.

특히 잘 와닿지 않았던, ‘빨갱이’로 대표되는 남북, 남남간 이념갈등과 진영논리의 기원 및 현재를 역사적 흐름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나니 앞으로 어떻게 이를 극복하고 평화롭게 서로를 포용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다른 청년들도 근현대사를 오늘날의 상황과 연결해서 볼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필요성을 느꼈고, 고심 끝에 나 스스로가 먼저 ‘역사의 현장’을 방문하여 역사를 보고 느끼고 우리가 배울 점이 무엇인지, 기억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올바르게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곧바로 지인들과 역사탐방 프로젝트 ‘역사를 걷다’를 시작해서 SNS를 통해 꾸준히 후기를 올리고 있다.

매달 한 번씩 서울, 경기, 강원, 제주 총 마흔다섯 번을 걸으며 만난 역사의 흔적과 선조들의 정신은 구체적으로 역사 인식이 왜 필요한지 근원적인 깨달음을 주었다. 특히 제주도민조차도 잘 알지 못한다는 ‘제주평화박물관’과 ‘땅굴 진지’의 경우는 과거 일본이 제주를 군사기지로 만들기 위해 수많은 오름에 땅굴을 파고 대대적인 진지 구축작업을 했었는데, 당시 강제노역에 동원되었던 분의 아들이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뼈아픈 역사를 잊지 말고 기억하기 위해 사비로 세운 장소였다. 최근까지 일본이 이 땅굴 진지를 숨기고 싶어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또한 제주도는 그저 아름다운 섬으로 비추어지기를 바랄 뿐 제주도민이 겪었던 고통과 역사의 상흔은 드러내려 하지 않으려는 게 보편적 입장이라 비공개됨으로써 알려질 기회가 없어진 것은 두고두고 아쉬운 부분이었다.

이처럼 역사 현장들을 걸으며 숨은 사실까지도 알게 되면서 우리 선조들이 왜 그토록 우리가 꿈꾸고 만들어나가야 할 나라의 해방과 통일을 외쳤었는지를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이해하기 시작했고, 통일이 우리 손으로 이루지 못했던 진정한 독립의 시작이자 연장선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올바른 역사인식은 사실과 진실, 옳고 그름만을 판별하기 위한 잣대이기 전에 과거를 통해 현재를 보고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지혜의 창구이자 시대적 사명인 한반도 통일을 준비하기 위한 필수조건일 것이다. 그렇기에 더 마음을 다잡아 청년들이 역사의식을 깨워나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꾸준히 역사 현장을 밟고 전하기를 다짐해 본다.

김태연/ 한국기독교재단 행정지원실 주임간사

김태연  korealof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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