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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통일과 더불어 삶KOLOFO 칼럼 제479호

금년 2019년 10월 3일은 독일이 통일된 지 햇수로 30년이 되는 날이다. 동서독은 장벽이 붕괴된 지 채 1년이 되지 않아 통일했다. 그 형태는 동독이 서독의 체제로 쏙 들어가는 것이었다. 독일이 통일하면서 서독이 지켰던 통합의 대원칙이 있다. 그것은 “동독주민도 독일국민, 차별이 존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동독이 비록 못살고, 생각도 다르고, 체제도 달랐지만, 동독 주민도 모두 독일 사회의 주인이라는 것이다. 그들이 통일된 사회에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독일 통일이었다.

 

동독주민도 더불어 같이 살아야 할 존재

동서독의 통일로 동독은 서독의 “사회적 시장경제질서”로 편입된다. “사회적 시장경제질서”는 시장경제의 바탕인 자유경쟁을 따르지만, 자유경쟁에 따라 나타나는 폐단을 국가가 개입하여 바로잡는 경제체제다. 시장경제체제하에서는 사회적 불평등의 발생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인간은 인간으로서의 존엄이 필요하다. 자유경쟁에 따른 사회적 불평등을 인간으로서 유지해야 하는 존엄과 조화할 수 있도록 하는 바탕이 사회적 시장경제다. 그 조화를 이루어내는 주체는 다름 아닌 국가다. 국가가 왜 그런 일을 해야 할까. 그 이유는 인간이 자신의 의지로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의지로 태어나지 않았다는 것은 태어난 책임이 자신에게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 책임을 누군가 져야 한다. 자신의 의지로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모두 살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책임, 그 책임을 결국은 국가가 져야 한다는 것이다.

동독국민들도 독일국민. 그들도 더불어 같이 살아야 할 존재라는 것이 동서독 통합의 원칙이다. 동서독이 통일을 하면서 동독 노동자들은 1:1의 화폐교환으로 동독 당시 받았던 급여와 임금의 액수만큼을 서독의 마르크로 받을 수 있었다. 동독 사회주의 체제로부터 억압받았던 사람에게는 국가가 나서서 보상을 해주었다. 사회주의 체제하에서 몰수당했던 토지와 건물들은 원소유자가 되돌려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보다 서독 사람들이 받는 사회보장을 동독사람들도 똑같이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 독일 통일의 결과였다.

사회적 시장경제를 현실 속에 구현시켜 오늘의 독일이 있게 한 장본인이 있다. 바로 에하르트(Gehard Erhard)다. 그는 라인 강의 기적을 이끌어 내었으며, 독일 정치에서 최초로 연정을 성공시킨 주역이다. 콘라드 아데나워 내각 하에서 경제장관을 지냈으며, 아데나워 총리의 뒤를 이어 제2대 총리가 되었다. 전후 독일의 피폐한 현실 앞에서 에하르트는 “잿더미에서 불사조는 날아오른다”(Aus der Asche fliegt ein Phoenix auf)는 말로 독일 국민들에게 신념과 희망을 안겨주었다. 그가 내걸은 “모두를 위한 번영”(Wohlstand fuer Alle)은 경제성장과 함께하는 복지체제를 말한다.

 

독일, 정당 연합이 일상화된 국가

독일은 내각제하에서 정당간의 연합이 일상화된 국가다. 대통령제 국가에서 정당이 정책이나 의안별로 협력하는 것과는 크게 다르다. 의회 선거에서 하나의 정당이 과반을 차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선택의 결과가 연정이다. 독일 연방정부 수립 이후 현재까지 독일은 1개 정당이 권력을 독점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항상 2개 이상의 정당이 연합하여 국정을 담당해 왔다. 연정은 다수 정파가 참여하기 때문에 특정 정파의 독선적 정부운영을 방지할 수 있다. 하지만 정파간의 갈등으로 국정이 중단될 수도 있기 때문에 성공적인 연정을 위해서는 연정에 참여하는 정당들간의 신뢰와 소통, 양보와 합의 도출의 의지가 대단히 중요하다. 신뢰는 사회통합과 국가 경쟁력의 가장 중요한 원천이다. 불필요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억제할 수 있으며, 정책의 수립과 집행을 용이하게 한다. 정치인이나 관료에 대한 신뢰감은 정책의 실패를 줄이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우리 사회의 더불어 삶의 수준은 어디쯤 와 있을까? 경쟁 질서를 유지하면서도 형평성을 유지하는 것이 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의 핵심이다. 원하는 만큼 공부를 하지 못해도 당당하게 살 수 있어야 하며, 일자리를 잃고 생계를 걱정하는 사람이 있어서도 안 되지만, 열심히 일한 사람이 노후를 걱정하는 사회가 되어서도 안 될 것이다. 복지국가의 모델은 사회적 연대에서 출발한다. 성장의 과실을 함께 나누는 데 있다. 독일 통일은 더불어 사는 사회와의 연결이자 더 큰 공동체의 삶으로 확대된 것이라고 할 것이다.

김영윤/ 남북물류포럼 대표

김영윤  kimyy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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